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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24 [하와이] 호놀룰루 ⑥ (2)
  2. 2016.07.27 [하와이] 호놀룰루 ① (2)
  3. 2015.05.27 [하와이] 카우아이 ② (2)

 

호놀룰루 다운타운은 걸어다닐만 했다. 발길이 이끄는대로 유유자적하며 걷는 것도 나름 낭만이 있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홈리스조차도 여유가 넘쳐 흘렀다. 고층 건물이 많은 비숍 거리(Bishop Street)를 지나 남쪽으로 향하다가 카카아코(Kakaako)에 닿았다. 여긴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라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원래 이 지역은 하와이 원주민들이 살던 어촌마을였는데,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창고가 지어졌다가 최근 들어 퇴락을 거듭하고 있던 곳이었다. 고층건물을 짓기 위한 재개발 계획에 반대해 2011년 세계 각지의 예술가들을 불러 창고 벽면에 벽화를 그려넣은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계획이란 말인가. 천편일률적인 회색 도시를 만드는 대신 옛것을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이런 노력이 난 너무 좋다. 벽면을 따라 걸으며 시종 즐거운 마음으로 벽화를 감상했다. 상당한 예술성을 느낄 수 있어 모처럼 눈이 호강한 느낌이었다.

 

북으로 방향을 틀어 차이나타운(Chinatown)으로 들어섰다. 호놀룰루의 차이나타운은 북미에선 그 역사가 꽤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의 차이나타운에 비해선 중국 냄새가 좀 옅어 보였다. 사탕수수밭에서 일할 중국인 농부를 본격적으로 수입한 것이 1852년의 일이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온 이주민보다 수 십년이 빨랐다. 그때부터 이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들면서 자연스레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것이다. 1900년에는 대화재가 발생해 차이나타운을 모두 삼켜버리기도 했다. 1899년에 발생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몇 채의 집에 불을 놓았다가 강풍이 불어 불길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화재는 어떤 의도에 의해 방조된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노스 킹 스트리트(North King Street)와 노스 호텔 스트리트(North Hotel Street)를 따라 걸으며 중국계들이 운영하는 가게와 시장, 식당을 두루 살펴 보았다. 좀 지저분해 보이긴 했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풍겨 나왔다.

 

 

 

호놀룰루 다운타운에도 마천루가 있긴 하지만 와이키키의 삭막한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호놀룰루 도심에서 야자수를 만나는 일도 흔하다.

 

 

 

 

 

카카아코 지역은 창고 외벽에 멋진 벽화를 그려놓아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놀룰루 시장을 뽑는 선거가 있는 듯 했다. 피켓으로 후보를 알리는 선거 운동이 요란하지 않아 보였다.

 

 

 

 

호놀룰루의 차이나타운은 LA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선 그다지 중국적인 분위기가 짙은 것은 아니었다.

 

 

 

차이나타운의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오아후 마켓에도 들렀다.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아홉 가지 종류의 국수를 만들어 판다는 이 국수 공장은 차이나타운에선 꽤 알려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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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12.30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도 오래된 동네에 벽화를 그리는 동네가 조금 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지 않은 곳도 있더라구요. 소문이 나면 많은 사람이 몰려오고 그러면 장사하는 사람이 생기고 불법주차를 하고 시끌벅적대니까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는 곳도 보았습니다.

    • 보리올 2016.12.30 2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벽화마을로 유명해지면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한국의 벽화는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돈을 쓰지 않고 학생들 재능 기부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 아닌가 싶다.

 

하와이 관문은 역시 호놀룰루다. 태평양을 건너는 국제선이 많이 취항하는 도시답게 여기를 통해서 하와이 제도의 다른 섬으로 주내선을 타고 이동한다. 거리도 얼마 되지 않는데 주내선 항공료는 무척 비싼 편이다. 경쟁이 많지 않은 제도 탓이리라. 한낮의 날씨는 후덥지근하지만 그래도 아침엔 상큼한 날씨를 보였다. 숙소에서 가까운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부터 들렀다. 대학 캠퍼스라기 보다는 무슨 박물관 같아 보였고 건물 사이엔 야자수 나무도 많았다.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종종걸음이 눈에 띄어 캠퍼스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펀치볼 국립묘지로 향했다. 걸어가기엔 좀 먼 거리였지만 시간이 남아 다리품을 팔았다. 내 예상과는 달리 입구가 반대편에 있어 시간이 꽤 걸렸다. 펀치볼 국립묘지의 공식 이름은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 알링턴 국립묘지와 더불어 미국의 양대 국립묘지에 속한다. 오래 전에 화산활동을 멈춘 펀치볼 분화구에 자리를 잡은 것이 특이했다. 여기엔 53,000명의 전몰장병이 묻혀 있다고 한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 당시의 전사자와 1, 2차 세계대전,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이다. 한국전 참전용사도 1,240명이나 안장되어 있다. 내가 여기 온 목적은 여기 묻힌 어느 한국계 미군장교를 만나기 위해서다. 책을 통해 알게된 그 분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고 천천히 국립묘지를 둘러 보았다.

 

하와이의 관문 역할을 하는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아침에 찾아간 하와이 대학 마노아 캠퍼스엔 학생들이 많지 않아 한산했다.

 

 

펀치볼 국립묘지로 가면서 눈에 들어온 호놀룰루 시가지 뒤로 바다가 보였다.

 

 

 

 

 

사화산 분화구에 자리잡은 펀치볼 국립묘지엔 수많은 전몰장병들이 영면을 취하고 있었다.

 

펀치볼 분화구의 가장자리에 오르니 호놀룰루의 외곽 지역이 한 눈에 들어왔다.

 

 

호놀룰루 다운타운엔 하늘로 높이 솟은 마천루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호놀룰루 남쪽 해안에 자리잡은 와이키키로 이동을 했다. 번잡한 도로, 넘쳐나는 관광객 외에도 고급 쇼핑몰이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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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05 0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딜가나 고층 빌딩은 항상 있네요 ~ 한국계 미군 장교분은 누구세요?

    • 보리올 2016.08.05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집에 그 분의 전기를 기술한 책이 있는데... <영웅 김영옥>이라고. 나중에 한번 읽어 보거라. 나도 그 책을 읽고 그 분이 영면한 곳에 가보고 싶었단다.

 

장닭이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젓히고 밖부터 살펴 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붉으스름한 동녘 하늘에 조만간 해가 떠오를 것 같았다. 혼자서 해변으로 나섰다. 와일루아(Wailua) 강 주립공원이란 표지판도 있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솟으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을 먹고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주차된 차 위에 올라 우리를 맞는 수탉이 눈에 띄었다. 전날부터 느낀 것인데 카우아이엔 야생닭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섬 전체가 닭으로 넘쳐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막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까지 대동한 암탉도 있었다. 우리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을 보아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주인도 없는 닭들이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게 야생닭이 많으면 행여 사람 손은 타지 않나 하는 걱정이었다.

 

카우아이는 섬 전체가 가파른 산세와 숲으로 이루어져 정원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그래서 카우아이의 별명이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 즉 정원의 섬이라 했는 모양이었다. 예상보다 자연 경관이 뛰어났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바람에 풍화되고 빗물에 침식되면서 무척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카우아이의 면적은 제주도의 80% 정도 되지만 인구는 10%도 되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며 개발이 좀 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닦아놓지 않았다. 물론 산을 깎거나 터널을 내야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똥배짱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해안길을 달리다가 우회전해서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와이메아 캐니언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카우아이에 오는 사람치고 여기를 건너뛰는 사람은 없으리라. 헬리콥터나 배를 타고 이곳을 둘러보라는 선전 문구가 떠올랐다. 차로 이동하면서 경치를 둘러 보면 20%밖에 볼 수 없다는 글귀였다. 그런 문구에 낚이면 안된다 생각하면서도 다음엔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빌었다. 전망대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주변 경관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래론 넓은 계곡이 펼쳐졌고 길가엔 붉디붉은 흙이 깎여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었다. 앞으로 나타날 풍경에 점점 기대가 커졌다.

 

 

 

 

(사진) 와일루아 강 주립공원에서 맞은 일출. 야자수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노을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카우아이에서 만난 야생닭들.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진) 와이메아 캐니언으로 가는 길에 커피 한잔 하기 위해 잠시 멈추었다.

 

 

 

 

 

 

(사진) 본격적으로 와이메아 캐니언이 시작되기 전부터 산아래 계곡의 경관이 심상치 않았다.

 

 

 

(사진) 붉은 속살을 가진 맨땅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줄기 하나가 그 위에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 캐내디언 구스의 한 종류가 하와이에 눌러앉아 하와이 주조(州鳥)인 네네(Nene)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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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25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야생닭이 많은가보네요? 치킨 사랑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살았으면 금방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발도 팍팍 진행됬겠죠?

    • 보리올 2016.06.26 0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생닭은 활동량이 많아 살이 무척 질길 것이므로 프라이드나 양념치킨에는 안 어울릴 것 같구나. 언젠가 일본 유명 식당에서 먹었던 투계가 생각나는구나. 닭고기로 사시미도 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