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5.26 [하와이] 카우아이 ① (2)
  2. 2013.06.11 와이오밍 ⑦ ;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 1

 

하와이하면 오로지 호놀룰루(Honolulu)와 와이키키 해변만 알고 있던 사람이 불쑥 하와이를 다녀오게 되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이었다. 하와이안 항공을 타고 호놀룰루에서 내려 바로 국내선을 갈아타고 카우아이(Kauai) 섬으로 향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100여 개 섬이 있는 하와이 제도에서 네 번째로 큰 카우아이는 가장 북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름깨나 있는 섬이었지만 난 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 이름을 처음 들었다. 리후에(Lihue) 공항에 내리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우릴 반긴다. 습기가 높아 끈적끈적하단 느낌이 들었다. 렌터카를 받아 아스톤 알로하 비치(Aston Aloha Beach) 호텔로 향했다. 겉으로 보기엔 규모가 큰 리조트 호텔이었지만 실내는 좀 낡아 보였다. 그래도 해변과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여 기분은 좋았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유칼립투스 나무 터널이 있다는 올드 콜로아(Old Koloa) 마을로 갔다. 나무 터널은 그리 장관이라 하긴 좀 그랬다. 줄기 색상이 환상적인 무지개 유칼립투스가 심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나무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나무 터널을 지나 콜로아 마을로 들어섰다. 하와이에선 1835년 처음으로 문을 연 사탕수수 농장이 있던 곳이라 일본과 중국, 심지어 우리 한국인도 여기로 이민을 왔다고 한다. 오래된 건물 몇 채가 전부인 작은 마을이지만 올드란 단어를 써서 그런지 은근히 정이 갔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입에 물고 마을을 둘러보았다. 마을 구경은 금방 끝났다.

 

난 사실 마을보다 길가에 서있는 나무에 관심이 더 많았다. 마치 우산을 펼쳐놓은 듯 하늘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무척 기품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이름이 궁금했는데 나중에서야 몽키포드(Monkeypod)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콩과에 속하는 나무로 주로 남미에서 많이 자란다고 한다. 우리 시골마을의 정자 나무로 제격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올드 콜로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스파우팅 혼(Spouting Horn)은 밀려오는 파도가 바위 틈새를 타고 분수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 물기둥을 보고 있자니 옐로스톤에 있는 가이저(Geyser)를 보는 것 같았다. 물이 솟구치는 이유야 서로 다르지만 말이다.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카우아이 커피 컴패니(Kauai Coffee Company)는 이미 문을 닫을 시각이라 아쉽지만 포기하고 좀 일찍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은 카우아이에선 꽤나 유명하다는 듀크스 카우아이(Duke’s Kauai)란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듀크란 이름은 수영으로 올림픽에서 여섯 차례나 메달을 따고 현대 서핑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듀크 카하나모쿠(Duke Kahanamoku)의 이름에서 땄다고 한다. 유명세 때문인지 빈좌석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 메뉴론 망고 바비큐 립스(Mango BBQ Ribs)에 샐러드 바를 시켰는데 맛보다는 양이 풍성한 편이었다.

 

 

(사진) 카우아이에서 묵은 아스톤 알로하 비치 호텔.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 해변으로 나가기가 좋았다.

 

 

(사진) 유칼립투스 나무 터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좀 실망스러웠다.  

 

 

 

 

 

(사진) 옛건물이 몇 채 남아 있는 올드 콜로아 마을. 몽키포드 나무가 이채로웠다.

 

 

 

(사진) 파도가 밀려오면 바위 틈새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스파우팅 혼도 스쳐지났다.

 

 

 

(사진)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잠시 들른 칼라파키(Kalapaki) 비치.

 

 

 

 

 (사진) 카우아이에선 꽤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06.23 1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몽키포드 나무가 신기합니다. 몽키라고해서 우스꽝스러울 줄 알았는데 이쁘네요 ~!

    • 보리올 2016.06.24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골마을의 동구 밖 정자나무로 쓰면 딱일 것 같지 않냐? 저 밑에다 마루 하나 갔다 놓고 실컷 낮잠이나 즐기면 좋을 것 같구나.

 

그랜드 티톤(Grand Teton) 국립공원은 옐로스톤과 거의 붙어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입장료를 합쳐 받는 모양이었다. 빼곡한 소나무 숲이 하늘을 모두 가렸다 생각했는데 도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하늘이 조금 뚫려 있었다. 차량도 없어 도로는 한산했다. 도로 끝으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봉우리들이 조금씩 보이더니 갑자기 우리 눈 앞에 티톤 레인지(Teton Range)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로 치솟은 봉우리와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스네이크(Snake) , 그리고 드넓은 잭슨(Jackson) 호수가 어울려 완연한 초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미국 로키 산맥에선 아마 가장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대표적 부호였던 록펠러(John Rockefeller)가 이곳 경치에 반해 땅을 구입했다가 연방 정부에 기증해 국립공원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평원이 펼쳐지는 지점에 4,000m 높이의 험준한 산악지형이 우뚝 서있으니 처음 이를 보는 사람은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원래 티톤이란 말은 불어로 여성의 가슴을 의미한다고 한다. 산세가 봉긋하다는 의미로 1800년대 프랑스 모피상들에 의해 쓰였다던데 저렇게 톱날처럼 뾰족한 산봉우리에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산세를 너무나 많이 보아온 나로선 여기보다는 캐나다 로키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랜드 티톤은 캐나다 로키의 아주 작은 부분을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는 만큼 나에겐 그런 큰 감흥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네이크 강을 사이에 두고 그랜드 티톤의 아름다운 자태를 즐거운 마음으로 올려다 보았고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짧은 트레일이라도 하나 정도는 직접 걷고 싶었지만 집사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티톤 레인지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산은 단연 그랜드 티톤이었다. 해발 4,199m에 이르는 험봉으로 이 산맥에서는 가장 높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런 산(Mt. Moran, 해발 3,842m)도 확연히 구분되는 봉우리 중 하나였다. 스네이크 강과 계곡, 그리고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들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해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혹시 1953년에 제작된 조지 스티븐스(George Stevens) 감독의 서부영화 <셰인(Shane)>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앨런 래드(Alan Ladd)가 주연을 맡은 정통 서부극이었다. 영화 배경으로 빼어난 목가적 풍경을 묘사했는데 그 영화 로케이션이 바로 여기였다.

 

 

 

 

이 지역을 흔히 잭슨 홀(Jackson Hole)이라 부른다. 19세기 비버 사냥꾼였던 데이비드 에드워드 잭슨(David Edward Jackson)의 이름에서 따왔다. 여기에 있는 티톤 빌리지 리조트(Teton Village Resort)는 연간 강설량이 11.7m에 이르는 스키, 스노보드의 천국이라 하지만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정치인들의 정상회담도 자주 열린다 한다. 시그널 마운틴(Signal Mountain)은 높지 않은 봉우리 정상인데 잭슨 홀을 한 눈에 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전망대라 쉽게 오르긴 했지만 마음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