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가지고 베르겐(Bergen)을 출발해 스타방게르(Stavanger)를 거쳐 몇 군데 트레킹을 마치고 베르겐으로 돌아왔다. 며칠 동안 차로 달린 거리야 5~600km 남짓하지만 도로 환경이 무척 열악했고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구간도 있어 시간이 꽤 걸렸다. 우회로가 없는 환경에서 페리는 도로의 일부다 보니 그 운행 시각에 정확히 맞추는 일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었다. 노르웨이 도로 상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많이 뒤진다. 하지만 노르웨이 지형을 살펴보면 도로를 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금방 이해가 간다. 위도가 높은 지역이라 황량한 산악 지형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데다가 내륙으로 깊게 파고든 피오르드 또한 많다.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에 터널과 교량도 많고 어느 곳을 가든 바다를 건너는 페리를 한두 번은 이용해야 한다.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 시간적인 여유를 넉넉하게 갖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렌터카 비용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비쌌고 그리 좋지 않은 도로를 달리는데도 돈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 우선 피오르드를 건너기 위해 페리를 이용하는 비용이 비쌌다. 거리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40분 걸리는 어느 구간에선 운전자 포함한 차량은 미화 32, 탑승자 한 명당 9불씩을 추가로 내야 했다.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시골 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뭔가 앞에서 번쩍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과속으로 카메라에 찍힌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노르웨이어로 된 표지판을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무인으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시스템이었다. 도로도 엉망인데 돈을 뺏기는 것 같아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 통행료는 나중에 렌터카로 합산 청구되어 내 신용카드에서 일방적으로 빠져 나갔다. 석유로 부국이 된 노르웨이에서 꼭 이래야만 하나 싶었다.

 

베르겐을 출발해 E39 도로를 타고 스타방게르로 내려가다 처음으로 페리에 오른 할젬(Halhjem).

 

 

할젬에서 샌드비크복(Sandvikvåg)으로 가는 페리에서 호수와 같은 피오르드를 만났다.

 

2차선 도로 상에 있는 어느 다리에서 보수 공사가 한창이라 한 차선을 통제하고 있었다.

 

아르스보겐(Arsvågen)에서 모르타비카(Mortavika)로 가는 두 번째 페리에 올랐다.

 

 

스타방게르에서 뤼세보튼(Lysebotn)으로 가는 45번 도로 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붕에 풀이 자란 노르웨이 전통 가옥이 몇 채 있었으나 사람이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산악 지역으로 들어설수록 황량한 지형이 나타났고 차량 두 대가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는 점점 좁아졌다.

 

 

오다(Odda)로 가기 위해 히엘메란드(Hjelmeland)에서 네스빅(Nesvik)으로 가는 페리에 올랐다.

 

 

 

아름다운 풍경을 지녔다는 13번 도로를 달려서 오다 아래에 있는 뢸달(Røldal)에 도착했다.

13세기에 지은 뢸달 통널 교회(Røldal Stavkirke)가 유명한 곳이다.

 

 

오다로 접근하면서 로테포센(Låtefossen)의 쌍폭포를 만났다. 낙차 165m의 폭포는 수량이 많아 그 기세가 대단했다.

 

오다에서 베르겐으로 향하면서 존달(Jondal)에서 마지막으로 페리를 탔다.

 

 

우리가 건너온 하당게르 피오르드에 저녁 노을이 곱게 내려 앉았다.

이 하당게르 피오르드는 노르웨이 3대 피오르드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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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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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12.01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리 사진을 보니까 문득 메이플리지에서 포트랭리갈때 이용하던 페리가 생각나요. 그런 조그만 페리에 비해 노르웨이의 바다를 건너는 페리는 밴쿠버에서 밴쿠버아일랜드 들어가는 페리랑 비슷하겠죠?

 

앞서 다녀온 쉐락볼튼이나 프레이케스톨렌보다 이 트롤퉁가가 노르웨이 현지에선 훨씬 더 유명한 것 같았다. 노르웨이를 홍보하는 영상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여길 찾는 사람 또한 무척 많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트롤퉁가는 피오르드, 즉 바다에 면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링게달스(Ringedals) 호수 위에 있다. 길쭉한 호수의 형상은 피오르드와 비슷해 보였고 낭떠러지 위에 자리잡은 바위란 점도 이전의 두 곳과 유사해 내 임의로 피오르드 트레킹이라 불렀다. 트롤퉁가를 향해 오다(Odda)를 지나 튀세달(Tyssedal)로 들어섰다. 산행 기점이 있는 주차장까지 올라가려 했지만 이미 만차라고 차를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한 사람당 편도에 50크로네씩 받았으니 버스요금치곤 꽤 비쌌다. 입석까지 꽉 채운 버스는 차선이 하나뿐인 산악도로를 달렸다. 맞은 편에서 차가 내려오면 둘 중 하나는 후진을 해서 교행할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트롤퉁가 산행 기점에 섰다. 토롤퉁가란 말은 스칸디아비아의 가상 괴물인 트롤의 혀를 의미한다. 호수면에서 약 700m 위에 있는 절벽에 수평으로 바위 하나가 길게 튀어나와 있어 혓바닥이란 단어를 썼다. 트롤퉁가까지 가는 코스는 여름이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코스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왕복 22km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해발 420m에서 산행을 시작해 1,200m 가까운 높이까지 올랐다. 1km 구간에서 고도를 439m나 올리는 것을 빼곤 급경사는 없지만 오르내림이 의외로 심했다. 나무도 첫 1km 구간에만 있었고 나머진 온통 바위투성이에 조그만 호수 몇 개가 보일 뿐이었다. 삭막한 풍경이 계속되어 좀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황량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산길엔 빨간 페인트로 T자 표식을 해놓기도 했고, km마다 이정표도 세워 놓았다. 위에 적힌 숫자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아래 숫자는 우리가 걸어온, 즉 돌아갈 거리가 이정표에 적혀 있었다.

 

일행보다 앞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혼자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 새 트롤퉁가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외에도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사람도 많았다. 혼자서 아니면 커플로 바위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사실 트롤퉁가에 오르는 것이 아슬아슬해 보이긴 했지만 바위는 생각보다 넓고 평평했다. 사람들도 그리 무서워하는 것 같지 않았다. 바위 끝에서 좀 떨어진 지점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대세였지만, 소위 인생컷 한 장 남기겠다고 바위 끝에 걸터앉거나 그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사람도 있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작년 여름엔 호주의 한 여학생이 바위 끝에서 균형을 잃어 추락사한 일도 있었다. 일행이 도착하기도 전에 하산을 서둘렀다.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발목을 다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걸음에 속도를 붙여 걸었더니 왕복에 모두 7시간 20분이 걸렸다.

 

산악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주차장과 매점이 있었고, 거기서 조그만 다리 하나를 건너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급경사가 나타났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자,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1km가 조금 넘는 급경사 오르막 구간을 치고 올라오면 황량한 풍경이 펼쳐지며 경사는 완만해졌다.

 

 

풍경엔 황량한 느낌도 많았지만 그 속에는 노르웨이 특유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다.

 

 

1km 간격으로 나타나는 이정표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되돌아갈 거리가 적혀 있었다.

한여름을 빼곤 오후 1시까지 이 4km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여기서 돌아서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링게달스바트넷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에서 시원한 풍경을 마주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산행 내내 지루한 산길이 계속되었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풍경도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트롤퉁가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트롤통가 위에 있는 날망에 올라 바라본 링게달스바트넷 호수는 그 모습이 피오르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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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11.24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노르웨이의 산악지형은 그 자체만으로 개성이 있네요~ 특히나 트롤퉁가같이 인생샷 찍을 수 있는 특이한 spot 들이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