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5.25 [캄보디아] 시엠립 - 앙코르 와트 (2)
  2. 2014.12.12 [남도여행 ④] 화순 운주사 (4)

 

지난 번에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서 일출을 보겠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 툭툭이를 타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한낮에 자전거를 타고 앙코르 와트를 찾았다. 앙코르 톰에서 앙코르 와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볶음밥으로 점심을 때웠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나무 그늘에서 앙코르 와트를 싸고 있는 해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쉬었다. 앙코르 와트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앙코르 와트는 12세기 초에 수리야바르만 2(Suryavarman II)에 의해 창건된 사원이다. 처음엔 힌두교 사원으로 지었다가 나중에 불교사원으로 쓰였다고 한다. 옛 크메르 왕국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1992년 일찌감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엄청난 일출 인파로 붐볐던 호수는 한산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 안으로 들어섰다. 대낮에 보는 앙코르 와트는 새벽보다 신비함이 좀 덜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중앙 성소부터 가기로 했다. 경사가 무척 급한 계단을 올라야 했다. 중앙탑과 그것을 둘러싼 네 개의 탑, 그리고 회랑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신성한 공간이라 게단을 오르기 전에 모자를 벗으라 하고 짧은 바지를 입은 사람은 천으로 다리를 감싸도록 한다. 회랑을 따라 걸으며 탁 트인 앙코르 와트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겼다. 그 아래 2층엔 목이 잘린 불상들이 많았다. 한켠에는 불상을 모아 간단하게 불전을 만들어 놓았다. 오렌지색 가사를 입은 스님 한 분이 스마트폰에 정신을 팔다가 손님이 시줏돈을 내놓으면 얼른 축문을 읽는다. 너무 세속적인 모습이라 웃음이 나왔다.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 공명이 생긴다는 방을 거쳐 맨 아래에 있는 1층 회랑으로 내려섰다. 아래 회랑엔 엄청난 양의 부조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부조의 섬세함, 정교함이 돋보였다. 힌두 신화나 크메르 왕국의 군인들이 전쟁에 나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등 그 내용을 이해하면서 본다면 하루도 부족할 것 같았다. 오래 전에 무슨 기술이 있어서 이렇게 섬세하게 조각을 했을까 내심 놀랍기까지 했다. 한 번 보고 지나간 곳이기에 시간을 줄여 구경을 마쳤다. 어쩌면 날씨가 너무 더워 대충 건너뛰었는 지도 모른다. 3층에 걸쳐 있는 회랑만 모두 둘러보아도 엄청난 운동량이 될 것 같았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앙코로 와트 입구로 나왔다. 정자나무 아래서 30여 분을 쉬면서 새로 구입한 1.5리터 생수를 전부 마셔 버렸다.

 

 

앙코르 와트로 들어가는 문은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해가 지는 서쪽은 사후세계 또는 죽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면에서 바라다 보는 앙코르 와트. 수미산을 의미하는 중앙의 높은 탑을 네 개의 탑이 둘러싸고 있다.

 

 

 

앙코르 와트 상층부를 장식하고 있는 건축물에서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상층부 성소로 오르는 계단은 경사가 상당히 심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서 바라본 앙코르 와트의 건축물과 바깥 풍경. 열기구가 한가롭게 하늘을 떠다니고 있다.

 

 

상층부 성소에서 만난 와불. 곳곳에 불상이 비치되어 있었고, 압살라 조각도 많이 눈에 띄었다.

 

 

2층엔 회랑 외에도 불상을 모아 만든 불전이 있어 참배객들을 받았다.

 

 

 

 

1층 회랑엔 섬세한 부조가 끝없이 새겨져 있었다. 힌두 신화의 내용이나 전투 장면, 전쟁에 나가는 모습 등이 많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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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19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로만 듣던 앙코르와트를 직접 보시다니 부럽습니다. 그런데 왜 예전부터 이나라 저나라 머리가 잘린 불상이 많은걸까요?

    • 보리올 2016.06.19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는 청춘이고 나는 노년에 들었는데 젊은 네가 왜 부러워하는지 모르겠다. 영원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간은 네 것인데 말이다. 불상의 목이 잘린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타 종교의 배타적 신념이나 다산 등을 노린 미신이 아닐까 싶구나.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운주사가 우리 남도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순천 송광사의 말사라 하지만 운주사는 석불과 석탑이 많은 사찰로 유명하다. 절 이름 또한 구름이 머무는 곳이라니 꽤나 낭만적이었다. 개인적으론 선암사에 비해 사람들이 많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 입장료를 내고 일주문을 지나 절로 들어섰다. 일주문에 걸린 현판의 글씨가 독특해 내 눈길을 끌었다. 담장도 치지 않은 운주사의 소박함에 벌써부터 운주사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 않아 석탑과 석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지인에 대한 낯가림도 없이 바로 진면목을 보여주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다.

 

마치 한 가족이 해바라기를 하듯 돌부처들이 바위에 기대고 서서 우리를 맞았다. 석불의 얼굴이 제대로인 것이 거의 없었다. 좀 못생겼다고 하면 예의에 어긋난 것일까? 표정이 모두 제각각이었고 윤곽도 뚜렷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희미한 얼굴에서 부처님의 온화한 기품을 느낄 수가 있었다. 친숙함, 정겨움까지 느꼈다면 내가 오버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석불은 수십 cm의 작은 것부터 높이가 12m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했다. 운주사에는 현재 석탑 12기와 석불 70기가 남아있다고 한다. 내 딴에는 석탑, 석불이 많다 생각했는데 옛날에는 산등성이를 돌아가며 1,000개의 석탑과 1,000개의 석불이 세워져 있었다니 나머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인가.

 

대웅전을 둘러 보았다. 우선 크거나 휘황찬란하지 않아 좋았다. 분위기도 그리 엄숙하거나 위압적이지 않았다. 느낌이 아주 좋았다. 대웅전 뒤로 올라가 보았다. 여기저기 세워진 불탑과 석불을 지나 공사바위까지 올랐다. 공사바위는 운주사 뒷산 정상부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오르면 운주사가 자리잡은 작은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을색으로 갈아입은 산자락과 고즈넉한 산사가 자아내는 분위기에 절로 눈이 즐거워졌다. 날씨도 맑게 개어 기분을 돋우었다. 단풍이 든 나뭇잎에 살포시 내려앉는 한 줌의 빛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마지막으로 운주사를 유명하게 만든 와불을 보러 갔다. 천불천탑의 마지막 불상이라고 부르는 돌부처가 땅 위에 누워 있었다. 길이 12m에 폭이 10m라니 규모도 꽤 컸다. 그런데 머리 쪽이 더 낮아 제대로 균형이 잡히진 않았다. 사람들은 이 와불을 부부 와불이라 부른다. 두 기의 불상이 나란히 누워있기 때문이다. 실제는 이 불상들은 와불이 아니라 미처 일으켜 세우지 못한 부처들이라고 한다. 이 불상이 세워졌더라면 운주사의 중심불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세간에는 이 와불이 일어서면 세상이 바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한다. 내 생전에 이 불상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 세상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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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5.01.10 0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개의 석탑과 천개의 석불이 있었을적 절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저는 타임머신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래가 아닌 아주 오랜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을 간혹 합니다.

    • 보리올 2015.01.10 0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운주사, 정말 정감이 가더구나. 꼭 다녀 오렴. 난 천불천탑이 존재했을 것이란 이야기는 믿지 않지만 우리에게 과거는 중요하지. 그래도 과거는 미래를 바라볼 때 더욱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냐?

  2. 설록차 2015.04.12 0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많은 석공의 땀과 정성,불심이 담겨 있으니 체온이 느껴지는듯 하겠어요..
    깊은 산 속에 자리해 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 푸근해 보여요..

    기억에 남아 있는 가을 풍경은 이런 모습인데...그립습니다...

    • 보리올 2015.04.12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운주사는 느낌이 퍽이나 좋았습니다. 불사에만 몰두하는 다른 절과는 확연히 다르더군요. 우리 나라에도 이런 절이 있나 싶었습니다. 언제 한번 다녀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