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택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6.14 [밴쿠버 아일랜드] 케이프 스캇 주립공원
  2. 2017.02.03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CT) ⑧ (4)



포트 하디에서 케이프 스캇(Ccape Scott) 주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벌목용으로 놓은 비포장 도로라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진흙탕 구간도 나왔다. 벌목한 나무를 실은 트럭이 앞에서 나타나면 우리 차를 옆으로 세우고 기다려야 했다. 이 도로에선 이런 트럭이 상전 대우를 받는다. 길을 가로 지르는 흑곰 한 마리를 멀리서 발견하곤 급히 카메라를 꺼냈으나, 그 사이 곰은 엉덩이만 보여주고 숲으로 사라졌다. 케이프 스캇 주립공원은 밴쿠버 아일랜드의 북서쪽 끝단에 자리잡고 있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한다. 포트 하디에서 두 시간 가까이 달려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마침 쉘터에서 쉬고 있던 백패커 몇 명이 보여 어디를 다녀오는 길이냐 물었더니 노스 코스트 트레일(North Coast Trail; NCT)을 걷고 나왔다는 것이 아닌가. 포트 하디에서 워터 택시로 트레일로 진입해 4일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노스 코스트 트레일은 슈샤티 베이(Shushartie Bay)에서 니센 바이트(Nissen Bight)까지 북부 해안을 따라 걷는 43.1km 길이의 장거리 트레일을 말한다. 니센 바이트에서 케이프 스캇 트레일 기점까지의 거리를 더하면 전체 길이는 59.5km로 늘어난다.

 

빗방울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공원 남쪽에 있는 산 조셉 베이(San Josef Bay)까지 걷기로 했다. 왕복 5km로 코스 자체도 길지 않았지만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 무척 쉬운 코스였다. 마치 산책에 나선 사람들처럼 우산을 들고 설렁설렁 걸었다. 부슬비 내리는 싱그러운 숲길을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더구나 나무 사이로 구비구비 낸 트레일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삼나무 몇 그루가 서로 뒤엉켜 기묘한 풍경을 연출했다. 숲을 벗어나 하얀 모래가 깔린 해변으로 나왔다. 왼쪽엔 텐트 몇 동이 들어서 있었다. 넓은 모래사장을 이리저리 걷다가 어느 새 한기를 느껴 그 자리에서 뒤돌아섰다. 주차장을 빠져 나오다가 오른쪽으로 헤리티지 파크와 사설 캠핑장이 있다는 표식을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꼭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인데도 캠핑장 이용료로 1인당 10불씩 40불을 달라고 해서 그냥 나와버렸다. 200m만 더 가면 다른 캠핑장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캠핑장은 무료였다. 화장실도 지저분하고 시설도 엉망이었지만 어차피 캠퍼밴에서 자는데 무슨 상관일까 싶었다. 빗방울이 차체를 때리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연 속에서 잠을 청했다.


케이프 스캇으로 가는 벌목도로에서 곰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으나 엉덩이만 겨우 찍을 수 있었다.


 


 


 






케이프 스캇 주립공원의 남쪽에 있는 산 조셉 베이로 가는 트레일을 걸었다.

숲길이 무척 아름다웠고 하늘로 솟은 삼나무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널찍한 해변을 가지고 있어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던 산 조셉 베이




케이프 스캇 주립공원의 무료 캠핑장. 시설도 형편없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듯 했다.


스위스 베른 번호판을 단 캠퍼밴을 캠핑장에서 만났다.

6개월간 북미를 여행할 스위스 젊은 커플이 콘테이너에 실어 가져왔다고 했다.




케이프 스캇 주립공원을 빠져 나오며 잠시 들른 포트 앨리스(Port Alice)는 조그만 어촌마을이었다.

커피 한 잔 하려고 마을을 헤맸으나 카페를 찾을 수가 없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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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렌프류로 가는 버스는 하루 한 편이라 그 다음 날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식량이 여유가 있었더라면 트레일에서 하루 더 머무르고 아침 일찍 나오는 것인데 하는 후회도 들었다. 기왕 트레일을 빠져 나왔으니 뱀필드(Bamfield)에서 하루 묵을 수밖에 없었다. 인구 150명이 살고 있는 뱀필드는 내륙으로 들어온 바다, 뱀필드 인렛(Bamfield Inlet)에 의해 마을이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두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바다를 건너려면 워터 택시를 불러야 한다. 뱀필드는 원래 후아이아트(Huu-Ay-Aht) 부족이 살던 곳이다. 이들의 역사까지 포함하면 10,0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한때는 트랜스 퍼시픽 텔레그래픽 케이블의 서쪽 끝단이었는데, 현재는 그 자리에 뱀필드 해양 과학 센터((Bamfield Marine Sciences Centre)가 들어서 있다.

 

인포 센터에서 뱀필드까지 5km 가까운 거리를 걸어가기로 했다. 한 주민이 콜택시 영업을 한다고 들었지만 부르지 않았다. 우리에겐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을 걸은 튼튼한 두 다리가 있지 않은가. 아스팔트를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트럭 한 대가 우리 옆에 서더니 원주민 얼굴을 가진 젊은이가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는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을 걸었냐고 묻는다. 그렇다 했더니 갑자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축하 인사를 건넨다. 이 지역 원주민에게서 전혀 예상치 못한 축하 인사를 받은 것이다. 화물칸에 타라고 손짓을 해서 기꺼운 마음으로 그 친구의 화물이 되어 주었다. 뱀필드 마켓 앞에서 내렸다. 워낙 작은 마을이다 보니 우리 외에는 사람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가끔 눈에 띄는 사람은 주민보다는 하이커나 뱀필드 해양 과학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었다.

 

뱀필드 센테니얼 파크에 먼저 텐트를 치곤 뱀필드 구경에 나섰다. 바다 외에는 사실 볼거리가 없었다. 포트 알버니(Port Alberni) 행 페리가 들어오는 선착장엔 소형 어선 몇 척이 정박하고 있을 뿐, 선착장 전체가 정적에 쌓여 있었다. 어떤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 발길을 돌려 캠핑장을 지나 포장도로 끝까지 갔더니 역시 바다가 나온다. 여기도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호수같이 잔잔한 수면에 비치는 풍경을 감상하는 게 전부였다. 뱀필드 해양 과학 센터에도 잠시 들렀다. 여기도 볼거리는 많지 않았다. 해양 과학 센터는 캐나다 서부에 있는 다섯 개 대학과 연계한 일종의 해양 캠퍼스였다. 센터 안에서 학생들이 몇 명 눈에 띄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커피나 한잔 하려고 구내 식당으로 들어갔더니 우리에게도 공짜로 커피와 스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이 작은 친절에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

 

 

원주민 청년의 호의로 트럭 화물칸에 올라 뱀필드 마을로 갈 수 있었다. 성격이 무척 밝고 유쾌한 친구였다.

 

 

하룻밤 야영을 한 센테니얼 파크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갖춘 유료 캠핑장이다.

 

포트 알버니 가는 페리가 들어오는 뱀필드 선착장은 한 마디로 적막강산이었다.

 

 

센테니얼 파크를 지나 포장도로 끝에 있는 바닷가. 고요한 수면 위에 비친 주택과 숲의 반영이 예뻤다.

 

 

 

뱀필드의 유일한 식당인 타이즈 앤 트레일스 카페(Tides & Trails Cafe)에서 햄버거로 저녁을 먹었다.

 

 

 

 

아침 여유 시간을 이용해 뱀필드 해양 과학 센터를 방문했다. 1972년 문을 연 이 센터는 해양 생물에 대한 연구 조사를 하는

 비영리기관이며, 캐나다 서부 다섯 개 대학의 해양 캠퍼스이기도 하다.

 

과학 센터에서 바다 건너 뱀필드 서쪽 지역을 바라다 보았다. 빨간 칠을 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킹피셔 마리나(Kingfisher Marina)에는 수상 비행기 한 대가 계류 중이었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는 셔틀버스가 4시간을 달려 출발점인 고든 리버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한 사람에 운임으로 90불을 받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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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3.07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렇게 몸소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해양 과학 센터가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정을 다 마쳐서인지 몸이 노곤했지만 저때는 마음 편하게 아버지와 여기저기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색다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 지애 2017.04.14 0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최신글에 올려야겠기에 다시 올립니다.
    6일 일정 잡고 있는데요~
    일정 계획을 어찌 잡으면 될까요?
    베낭을 최소화한다면 무게가 얼마나 될련지...물론 짐을 꾸리기 나름이겠지만.

    • 보리올 2017.04.18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박 6일 일정이면 무난한 겁니다. 배낭 무게는 전적으로 어떤 장비를 가져가고 음식을 어찌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15kg 이내로 짐을 쌀 방안을 강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낭이 무거우면 하이킹 자체가 고역일 수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