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에 세워진 아카미나-키시니나 주립공원(Akamina-Kishinena Provincial Park)은 캐나다 로키 산악 지역에 속하지만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름있는 국립공원에 밀려 유명세에서 많이 뒤지기 때문이다. 공원 이름은 카투나하(Ktunaxa) 원주민 부족의 말로 아카미나는 안부나 계곡을, 키시니나는 발삼나무를 의미한다고 한다. 산행은 알버타 주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의 아카미나 파크웨이에서 시작하지만, 이 주립공원은 알버타에서 주경계선을 넘어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 있다. 그 이야긴 대륙의 물줄기를 나누는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인 아카미나 패스를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산행기점과 아카미나 패스의 고도 차이는 110m로 큰 차이가 없다. 워터튼 마을에서 아카미나 파크웨이를 15km 달리면 오른쪽에 산행기점이 나온다. 카메론 호수 1km 전이라 보면 된다.

 

먼저 월 호수(Wall Lake)를 경유해 베네트 패스(Bennett Pass)를 오른 다음에 하산길에 포럼 호수(Forum Lake)를 다녀오기로 했다. 등반고도는 550m로 무난한 편이지만 산행 거리가 왕복 26.4km로 꽤 길다. 산행기점을 출발해 1.5km를 걸어 아카미나 패스를 넘으면 곧 포럼 호수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아카미나 크릭 캠핑장 쪽으로 직진했다. 월 호수에 이르는 3km 구간엔 키가 큰 가문비나무(Spruce)가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 크지 않은 월 호수엔 한여름인데도 얼음이 남아 있었다. 아카미나 리지가 만든 거대한 암벽 아래 있다고 월 호수란 이름이 붙은 듯했다. 월 호수에서 베네트 패스로 오르는 3.6km 구간에서 대부분의 고도를 올린다. 아직도 산기슭엔 꽤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이 지역은 베어 그라스(Bear Grass)가 많이 자라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시기가 이른 탓인지 눈에 띄지는 않았다.

 

해발 2,220m에 자리잡은 베네트 패스는 남서쪽과 북쪽 풍경을 보기에 좋은 곳이었다. 능선에 주저앉아 샌드위치 한 조각 입에 물고 주변 풍경을 돌아보았다. 남서쪽에서 시선을 끄는 봉우리는 미국 글레이셔 국립공원에 있는 킨틀라 피크(Kintla Peak, 3080m)와 마운트 키너리(Mount Kinnerly, 3032m)였고, 북으론 대륙분수령에 포진한 봉우리들이 조그맣게 보였다. 하산에 나섰다. 다시 월 호수를 지나 포럼 호수로 갈리는 갈림길에서 우회전을 했다. 여기서 포럼 호수까지는 왕복 4.4km. 가는 길에 포럼 폭포(Forum Falls)에도 잠시 들렀다. 겨울에 눈이 많은 지역이라 야생화도 늦게 피는 모양이었다. 초원 지역엔 물기가 많아 식생 보호를 위해 판잣길을 설치해 놓았다. 포럼 호수는 아카미나 리지 아래 자리잡은 호수로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호수의 크기도 월 호수에 비해 훨씬 적었다.

 

아카미나-키시니나 주립공원을 알리는 안내판과 베네트 패스로 오르는 산행기점

 

백패킹으로 들어와 야영을 할 수 있는 아카미나 크릭 캠프사이트

 

초여름임에도 월 호수에는 얼음이 둥둥 떠있어 평소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월 호수를 떠나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리는 와중에 베네트 패스가 눈에 들어왔다.

 

베네트 패스로 오르며 눈에 들어온 시원한 풍경에 힘든 것도 잊을 수 있었다.

 

베네트 패스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았다. 우람한 산세를 지닌 마운트 키너리가 단연 눈에 띄었다.

 

포럼 호수로 가는 길에 잠시 트레일에서 벗어나 포럼 폭포를 다녀왔다.

 

물기가 많은 초원 지역이라 식생 보호를 위해 보드워크를 설치해 놓았다.

 

아카미나 리지 아래에 자리잡은 포럼 호수가 정적 속에 파문혀 있었다.

 

울창한 전나무 숲 속에서 의외로 말라 죽은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narim 2021.05.15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진짜 너무 멋있어요 :)
    스케일이 정말 ㅠㅠㅠ 너무 웅장하게 멋있네요 ㅠㅠㅠ
    저도 산을 너무 좋아하는데
    살면서 이런 곳은 꼭 한번 가보고싶어요!

    • 보리올 2021.05.17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을 좋아하시는 분을 만났군요. 반갑습니다. 캐나다도 산악 풍경이 멋진 곳이라 언제 시간 내서 꼭 들르시기 바랍니다.

  2. 이씨 2021.05.15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들게 산에 올랐다가, 풍경에 감동해서 힘든것도 잊어버리는 순간... 공감됩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공황에 빠진 팬데믹 기간에 홀로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을 찾았다. 카메론 호수(Cameron Lake)로 오르는 아카미나 파크웨이(Akamina Parkway)가 공사로 폐쇄되어 원래 계획했던 카튜-앨더슨 트레일(Carthew-Alderson Trail)은 포기를 해야만 했다. 그 대안으로 찾은 곳이 버사 호수(Bertha Lake)로 오르는 트레일이었다. 버사 호수까지는 왕복 10.4km이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도 3.4km 추가에 불과해 조금 짧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달리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산행기점은 워터튼 마을의 카메론 폭포에서 남쪽으로 500m 떨어져있다. 등반고도도 470m에 불과하지만 경사는 제법 가파른 편이다.

 

트레일로 접어들자 나무들이 불에 탄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2017년에 일어난 산불로 엄청난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더니 이곳도 그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소나무 재선충으로 로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 50% 이상이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 겨우 잊혀진 시점에 또 다시 일어난 재난에 마음이 좀 심난했다. 산불이 났던 지역을 유난히 좋아하는 파이어위드(Fireweed)가 땅 위를 덮고 있었다. 자연이 가진 치유력을 보여주는 사례 같았다. 산길 왼쪽으로 워터튼 호수와 워터튼 마을이 나무 사이로 보였다. 30여 분을 오르니 국경 넘어 미국에 속한 어퍼 워터튼 호수와 마운트 클리블랜드(Mount Cleveland) 등 산자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이제 트레일은 버사 크릭(Bertha Creek)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물줄기 여러 갈래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로워 버사 폭포(Lower Bertha Falls)에 닿았다.

 

거기서 지그재그로 2km를 더 오르면 나무 사이로 어퍼 버사 폭포(Upper Bertha Falls)가 보인다. 폭포 앞으로 접근할 수가 없어 그 진면목을 볼 수는 없었다. 마지막 오르막 끝에 버사 호수에 도착했다. 앨더슨 산(Mount Alderson)과 리처드스 산(Mount Richards), 버사 피크(Bertha Peak)가 둘러싼 분지에 청정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산기슭 아래론 제법 무성한 숲이 보였다. 푸르름이 가득한 나무를 보며 용케 화마를 피한 행운에 감사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나 혼자만의 호젓한 시간을 가졌다. 힘들 것도, 바쁠 것도 없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마침 맞은편 산길을 따라오던 호리 마모트(Hoary Marmot)와 마주치는 행운도 있었다. 사람을 보고도 피할 생각을 않다가 내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서자 나무 속으로 급히 자리를 피했다. 산기슭에서 붉은 돌이 떨어져 호수 한 켠을 붉게 물들였고, 야생화가 무리를 지어 다채로운 꽃망울을 터뜨린 곳도 있었다.

 

워터튼 마을의 에버그린 애비뉴(Evergreen Avenue)에 버사 호수로 오르는 산행기점이 있다.

 

나무 사이로 워터튼 마을과 워터튼 호수가 내려다 보였다. 2017년 산불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트레일에서 바라본 워터튼 마을과 워터튼 호수

 

어퍼 워터튼 호수와 미국에 있는 마운트 클리블랜드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불에 탄 흔적이 있는 나무 사이를 걸어 로워 버사 폭포에 올랐다. 

 

버사 호수 트레일 중간 지점에 있는 로워 버사 폭포

 

산불이 났던 지역은 햇빛이 잘 들어 풀이나 관목 같은 식물에겐 서식지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버사 호수에 도착해 맑고 청정한 호수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버사 호수를 한 바퀴 도는 3.4km의 루프 트레일을 걸었다. 

 

호수를 둘러싼 우람한 산세의 봉우리와 호수 언저리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AMBONBOO 2021.05.10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멋있는 광경이네요 너무 구경 잘했습니다 :)
    꼭 가보고 싶습니다

    • 보리올 2021.05.10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캐나다 로키의 멋진 풍광은 꽤 알려져 있지요. 꼭 시간내서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알버타 주 남서쪽 끝단에 자리잡은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Waterton Lakes National Park)은 그 남쪽에 위치한 미국 몬태나 주의 글레이셔(Glacier)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다. 해발 1,280m에 있는 워터튼 호수는 어퍼와 미들이란 이름의 호수 두 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영어 표현엔 복수형 s를 붙인다. 지도 상에서 북위 49도를 따라 일직선으로 캐나다와 미국 국경선을 긋다 보니 어퍼 워터튼 호수(Upper Waterton Lake) 가운데로 국경선이 지난다. 워터튼 마을에서 유람선을 타면 여권 없이도 국경을 넘어 미국 영토를 다녀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경험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립공원 안에 자리잡은 워터튼 마을은 주민이라야 100명 남짓해 규모는 무척 작지만, 그래도 연간 40만 명의 방문객을 받고 있다. 워터튼 호수 옆에서 자연을 벗삼아 야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247개 캠프사이트를 보유한 캠핑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산행지 가운데 하나가 크립트 호수(Crypt Lake, 1945m). 산 속 깊이 숨은 이 호수 역시 국경선이 호수 가운데를 통과한다. 크립트 호수에 올라 호수를 한 바퀴 돌면 입국심사도 받지 않고 미국땅을 밟고 돌아오는 재미가 있다. 크립트 호수를 가려면 워터튼 마을에 있는 마리나에서 셔틀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야 한다. 산행기점인 크립트 랜딩(Crypt Landing)까진 15분 걸린다. 오전에 두 편만 있고 오후엔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들을 두 번 픽업하는 게 전부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이유다. 보트에서 내린 사람들이 앞다퉈 산길로 접어들었다. 두 번에 걸쳐 보트로 실어나르는 100여 명의 인원이 함께 산행을 하는지라 호젓함을 즐기긴 좀 어려운 곳이 아닌가 싶다.

 

산행을 시작하면 바로 헬 로링 폭포(Hell Roaring Falls)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하산 때 보기로 하고 그냥 직진을 했다. 헬 로링 크릭을 따라 계속 고도를 높였다. 낙차 175m의 크립트 폭포가 시야에 들어왔다. 오래지 않아 터널로 오르는 사다리가 나타났고 약 25m 길이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터널 마지막에선 무릎을 굽히고 기다시피 하는 구간도 있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벼랑을 오르는 구간이 나오는데 손으로 잡는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크립트 호수에 닿았다. 크립트란 말이 그리스어로 히든(hidden)이란 의미답게 호수가 봉우리와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고즈넉한 호숫가에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몇몇은 물 속에 들어가 차가움을 만끽하기도 했다. 난 호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여긴 사람이 없어 호젓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었다. 크립트 랜딩에서 크립트 호수까진 왕복 17.2km지만 크립트 호수를 한 바퀴 돌면 1.8km를 추가해야 한다.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에 있는 마리나에서 하이커들이 셔틀보트를 기다리고 있다.

 

보트에서 내리는 크립트 랜딩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헬 로링 크릭을 따라 꽤 오랜 시간 고도를 올려야 했다.

 

산길에서 만난 인디언 페인트브러시(Indian Paintbrush)와 베어 그라스(Bear Grass). 캐나다에서 베어 그라스는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경사가 가파른 코스를 지그재그로 오르면 번트 락 폭포(Burnt Rock Falls)가 나타난다.

 

한여름까지 녹지 않은 눈더미가 동굴 형상을 하고 있다.

 

크립트 호수 아래론 헤드월이라 부르는 암벽이 있어 제법 낙차가 큰 크립트 폭포를 만들었다.

 

사다리를 타고 터널로 오르기 전에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석회암이 물에 침식되어 만든 틈새가 터널로 변해 하이커들의 안전 산행을 돕는다.

 

크립트 호수를 오른 사람들이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고 있다. 호숫물에 들어간 청춘들도 있었다.

 

주변을 둘러싼 봉우리와 벼랑 아래를 걸어 크립트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하산길에 시야가 트이며 어퍼 워터튼 호수와 그 너머에 있는 멋진 산세가 드러났다.

 

크립트 랜딩에 도착해 보트를 타는 것으로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앨리05 2021.05.05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의 자연도 너무 아름답네요~!!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 하나에요!! 구독하고 갑니다!

  2. 파이채굴러 2021.05.06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파이채굴러입니다.
    요기조기 구경다니다가 들어왔는데,
    포스팅 진짜 잘하시는거 같아요😉😉
    저도 배워갑니다.
    시간되실때 제 블로그도 한번
    들려주세요🤗🤗🤗🤗

    • 보리올 2021.05.06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행 기록을 꾸준히 올리곤 있지만 사람이 많이 찾는 블로그는 아닙니다. 파이코인 채굴로 블로그를 하시네요. 건투를 빕니다.

 

 

캐나다 로키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Waterton Lakes National Park)를 찾았다. 밴프(Banff)나 재스퍼(Jasper), 요호(Yoho) 국립공원은 많이 알려진 편이지만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은 그에 비하면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 이 국립공원은 1895년 캐나다 네 번째 국립공원으로 출발했으며, 다른 공원들과는 동떨어져 미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로키산악공원에도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은 빠져 있다. 하지만 미국 몬태나(Montana) 주에 있는 글레이셔(Glacier) 국립공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국경을 초월한 워터튼-글레이셔 국제평화공원(Waterton-Glacier International Peace Park)1932년 만들어졌고, 1995년에는 이 공원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따로 등재가 되었다.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에 있는 카튜 산(Mount Carthew, 2630m)을 오르기 위해선 먼저 워터튼 마을로 가서 카메론 호수(Cameron Lake)로 오르는 셔틀버스를 신청해야 한다. 카메론 호수로 되돌아오지 않고 워터튼 마을로 바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타마락(Tamarack)이란 회사에서 돈을 받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산행기점이 나온다. 여기서 카튜 산을 오른 다음 워터튼 마을까지 걸어 내려오는데는 21km 거리에 보통 8시간이 걸린다. 등반고도는 1,070m. 산행 초반에는 5백 년 수령의 전나무 숲을 가로질러 꾸준히 올라야 한다. 3km쯤 오르면 초원지대가 나타나고, 여기서 1km를 더 가면 써미트 호수(Summit Lake)가 나온다. 호수 건너편으로 미국 땅에 있는 채프먼 봉(Chapman Peak)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써미트 호수에서 길이 갈린다. 오른쪽 산길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고, 우리는 왼쪽을 택했다. 경사가 급한 사면을 지그재그로 걸었다. 4km 오르막 끝에 카튜 써미트(Carthew Summit)라 불리는 능선에 닿았다. 카튜와 앨더슨 산(Mount Alderson, 2692m) 사이에 있는 안부인데, 왜 카튜 써미트라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풍경도 대단했다. 붉은 산색을 띈 봉우리와 비취색 호수의 조합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카튜 산은 왼쪽 리지를 타고 320m 고도를 더 올려야 했다. 잘게 쪼개지는 점판암 조각이 널브러져 있는 구간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행여 미끄러지거나 강풍에 몸의 균형을 잃으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카튜 산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조망도 장관이었다. 힘들게 발품을 판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보답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남쪽으로 미국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채프먼 봉과 커스터 봉(Custer Peak)이 두드러졌고, 그 사이에 그림 같은 호수 몇 개가 자리잡고 있었다. 동쪽에 펼쳐진 풍경이 내겐 가장 인상적이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카튜 호수와 앨더슨 호수도 멋졌지만, 그 너머에 광할한 초원 지역인 대평원이 나타난 것이다. 하산은 카튜 써미트로 내려와 카튜, 앨더슨 호수를 지나쳤다. 워터튼 마을까지는 나무 사이를 따라 7km를 걸었다. 줄곧 내리막이라 걸음은 여유만만이었다. 카메론 폭포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워터튼 마을에 있는 타마락사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카메론 호수까지 올랐다.

 

호수 가운데서 국경이 갈리는 카메론 호수

 

산행을 시작해 한 시간가량 오르면 써미트 호수에 닿는다. 

 

카튜 써미트로 오르는 도중에 미국 땅에 있는 채프먼 봉과 월드맨(Wurdemann)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가파른 사면을 타고 지그재그로 카튜 써미트로 오르고 있다. 

 

해발 2,311m의 카튜 써미트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을 감상하고 있다.

 

카튜 써미트에서 바라본 앨더슨 산 

 

카튜 써미트 아래 자리잡은 카튜 호수와 앨더슨 호수

 

카튜 써미트에서 왼쪽 리지를 타고 카튜 산 정상에 올랐다.

 

카튜 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카튜 써미트로 내려서 카튜, 앨더슨 호숫가를 지나쳤다. 

 

워터튼 호수 건너편으로 비미(Vimy) 봉을 보면서 워터튼 마을에 도착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유달성 2021.04.29 14: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멋지네요.ㅎ Jasper랑 Banff, 요호는 가봤는데.. 저기는 처음 들었네요.ㅎ
    트레일 코스가 너무 이쁘고 꼭 걸어보고 싶네요.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은 사람이 없어서 하이킹 하는 맛이 더 클 것 같아요.ㅎ

    잘 보고 갑니다.

    • 보리올 2021.04.30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밴프와 재스퍼는 많은 분들이 가시지만 워터튼 레이크스 국립공원까지 둘러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긴 붉은 산색이 많은 특이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2. Goalookr 2021.04.29 1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뷰 진짜 예쁘네요

  3. 이씨 2021.05.12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리올님 블로그 소개글에 공감되서 구독하고 갑니다^^ 사진 구경하러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 보리올 2021.05.13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위스에 계시는군요. 저도 독일에 살았던 적이 있어 스위스엔 자주 갔었지요. 새로 시작한 블로그 축하드리고 앞으로 아름다운 스위스 이야기 자주 들려주십시요.

  4. 이씨 2021.05.13 1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