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폴리스 밸리(Anapolis Valley)에 있는 캐닝(Canning)이란 조그만 마을에 블로미돈(Blomidon) 와이너리가 있어 일부러 찾아가보았다. 이 와이너리는 마이너스 베이슨(Minas Basin)이란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 바다와 어우러진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10헥타에 이르는 포도원을 대충 둘러본 후, 시음장에서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시음할 기회를 가졌다. 포도 품종은 샤도네이(Chadonnay)와 라카디 블랑(L’Acadie Blanc), 바코 누아르(Baco Noir)가 주종을 이뤘다. 시음한 와인 가운데 어느 것도 마음에 들진 않았으나 무료 시음을 한 이상 한두 병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핼리팩스(Halifax)로 가는 101번 하이웨이를 달리다 보면 윈저(Windsor)라는 도시가 나온다. 사실 온타리오(Ontario) 주에도 윈저란 도시가 있는데, 디트로이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자동차 산업으로 꽤 발전을 이뤘다. 노바 스코샤에 있는 윈저는 그렇게 크거나 유명한 도시는 아니다. 인구 3,600명을 가진 소도시로 애본(Avon) 강을 따라 빅토리아 풍의 옛 가옥들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다. 윈저를 그나마 유명하게 만든 것은 핼리버튼 하우스(Haliburton House)가 아닐까 싶다. 19세기 중반 세간의 인기를 끌었던 작가 핼리버튼이 이 집에 살았었다. 그가 만든 샘 슬릭(Sam Slick)이란 캐릭터는 한때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얻는다(The early bird gets the worm)’라던가,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It’s raining cats and dogs)’와 같은 표현도 그의 작품에서 나왔다.

 

노바 스코샤 한 가운데 위치한 트루로(Truro)는 교통 요충지다. 핼리팩스로 가는 102번 하이웨이와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에서 케이프 브레튼(Cape Breton)으로 가는 104번 하이웨이가 이 도시를 지난다. 콜체스터 카운티(Colchester County)에 속하고 인구는 23,000명을 가진 대도시(?)에 해당한다. 매번 하이웨이를 타고 지나치면서 눈으로만 보다가 모처럼 도심까지 들어가 보았다. 19세기에 지어진 빅토리아 풍의 건물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건축물 몇 채가 눈에 띄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아간 곳이 프랭크 기노스(Frank Gino’s)란 파스타 식당이었다.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양은 많은 곳이라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았다. 파스타를 주문하면 따뜻한 빵이 먼저 나오는데 이건 의외로 맛이 있었다. 하지만 파스타 자체는 양만 많을 뿐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캐닝에 있는 블로미돈 와이너리에 들러 시음과 와인 몇 병을 구입하였다.

 

 

 

 

 

노바 스코샤의 윈저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지만 핼리버튼 하우스가 유명해 찾아가 보았다.

 

 

 

 

 

교통 요충지에 해당하는 트루로는 노바 스코샤에선 인구로 치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마릴린 먼로의 사진으로 도배한 트루로의 파스타 식당에서 파스타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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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봉이아빠요리 2020.09.07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이런곳 한번 가보고 싶네요 멋있어요 ^^%

  2. MingSugar 2020.09.07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저 빵이 왜이리 맛나보이죠 ㅎㅎㅎ



오대호 가운데 하나인 이리 호수(Lake Erie)를 보러 갔다. 이 호수에서 물이 흘러내려와 나이아가라 강을 이루고 그것이 수직으로 떨어져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든다. 토론토에 면한 온타리오 호수는 사람들이 쉽게 접하지만 이리 호수를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캐나다 가장 남쪽 한 귀퉁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우린 포인트 필리 국립공원(Point Pelee National Park)을 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리 호수를 만났다. 호수 면적이 무려 26,000 평방 킬로미터에 이른다. 호수 하나가 우리 남한 면적의 1/4에 해당하지만 오대호에선 크지 않은 호수일 뿐이다.

 

오대호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이리 호수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국경을 나누고 있다. 우리가 가는 곳이 캐나다 최남단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리 호수에 면한 포인트 필리가 북위 42도에 있다는 사실은 여기 와서 알게 되었다. 우린 통상적으로 캐나다가 미국 북쪽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다. 몇 년 전에 방문했던 윈저(Windsor)란 도시가 미국 디트로이트 남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알곤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솔직히 그 때 처음으로 캐나다가 미국 북쪽에 있다는 통념이 깨졌다. 우리가 사는 밴쿠버가 북위 49도에 있으니 포인트 필리완 무려 7도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위도 1도면 대략 115km에 해당하니 800km나 차이가 난다.

 

포인트 필리 국립공원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작은 국립공원으로 날카롭게 이리 호수를 파고 든 반도 형태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주로 늪지와 숲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보전 가치가 높아 191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87년에는 람사르(RAMSAR) 늪지로 등록되었고, 국제적으로 호랑나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도 있다. 여긴 또 조류 관찰지로도 유명하다. 한여름 밤엔 늪지를 거닐거나 카누를 타고 노를 저으며 별을 관찰하는 다크 스카이 나이트(Dark Sky Night)란 특별한 행사도 열린다.

 

마시 보드워크(Marsh Boardwalk)라 불리는 1km 판잣길을 먼저 걸었다. 늪지 가운데를 걷는 재미도 괜찮았고, 조망탑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훌륭했다. 방문자 센터에 차를 세우고 팁(Tip)이라 불리는 땅끝까지 가보았다. 2km 거리는 셔틀버스로 이동했고 셔틀에서 내려 팁까지는 좀 걸어야 했다. 파도가 넘실대는 모래사장이 전부였지만 캐나다 최남단에 있다는 사실에 마음은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올 때는 셔틀 대신 두 발로 걸었다. 새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호랑나비와 그레이트 헤론은 가끔 눈에 띄었다. 우드랜드 네이처 트레일(Woodland Nature Trail)1km 정도 맛보기로 걸었다. 별다른 특이점은 찾지 못 했지만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숲길이 펼쳐졌다.






마시 보드워크를 걸었다. 람사르에 등록될 정도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늪지 위를 걸은 것이다.

그레이트 헤론 한 마리가 미동도 않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듄스(Dunes)라 불리는 비치로 나가 보았다. 시원하게 탁 트인 이리 호수가 나타났다.




방문자 센터에 차를 세우곤 셔틀을 이용해 팁으로 이동해야 했다.



셔틀에서 내리면 안내판이 나타나는데, 이 지역이 캐나다 최남단이며 북위 42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팁은 호수로 돌출된 모래 사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거센 파도가 밀려와 마치 바닷가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평온한 느낌을 주는 우드랜드 네이처 트레일을 걸었다.




포인트 필리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리밍턴(Leamington)이란 도시에서 하루 캠핑을 했다.

텐트를 치는데 장작을 포함해 80불이 넘는 사용료를 받아 우릴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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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2.07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의 땅끝마을 같은 곳이네요? 저는 예전에 북미대륙 로드트립했을때 디트로이트를 거쳐서 윈저로 토론토를 가서 알고 있었습니다!

    • 보리올 2017.12.08 1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캐나다도 동서남북으로 네 개의 땅끝이 존재하는데, 여기는 캐나다의 남쪽 끝단에 해당하지. 참고로 캐나다 동단은 뉴펀들랜드 세인트 존스의 케이프 스피어, 서단은 유콘의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바운더리 피크, 북단은 누나부트 엘즈미어 섬의 케이프 컬럼비아라고 한다.

 

2011 4 4일부터 4 6일까지 2 3일 일정으로 미시간(Michigan) 주에 있는 디트로이트(Detroit)를 다녀왔다. 업무 출장으로 바삐 다녀왔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시내 구경을 할 시간은 없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면서 잠시 도심을 일견해 보고 블랙베리를 이용해 사진 몇 장 찍을 기회가 있었다. 이런 식의 도시 방문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도심 구경을 통해 디트로이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이 도시가 자랑하는 식당도 가보았으니 여행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디트로이트는 낮과 밤이 완연히 다른 도시다. 낮에는 도심에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흑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는 특징은 있지만 백인들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도심을 빠져나가 마치 유령도시같이 변한다. 간혹 사람이 눈에 띄면 대개 흑인들이었고 어떤 사람은 말을 걸어 오면서 푼돈을 요구했다. , 이래서 디트로이트가 위험한 도시란 이름을 얻었는 모양이다.  

 

과거 2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디트로이트에 살았다 하는데, 지금은 얼마나 살고 있는지 아는 분이 있을까?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도 전에는 알지 못했으니까. 현재 인구는 70만명이란다. 인구가 1/3로 줄어들었다. 도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생활 터전이 모두 외곽으로 빠져 나가 도심은 한 마디로 공동화가 되었다. 그 결과 흑인이 디트로이트 인구의 80%를 넘겼고 대도시 범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이게 디트로이트의 진면모는 아니다. 이 도시는 미국 내에서 엄청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미국, 아니 나아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 불리는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산업의 빅3가 모두 여기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GM 본사 건물 앞에 섰을 때 유난히 감개가 무량했다. 예전에 고국에서 근무할 때 오로지 대우차 밖에는 살 수 없었던 나에겐 이 건물이 나름 의미가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야구단의 홈구장도 잠시 겉으로나마 볼 수 있었고, 도심 13개 역만 도는 두 량짜리 모노레일, 피플 무버(People Mover) 50센트를 내고 타보았다. 그래도 나에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캐나다 윈저(Windsor)란 도시가 디트로이트 남쪽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일반적으로 캐나다가 미국의 북쪽에 있는데, 이 상식을 완전히 깨는 특이한 경우라 좀 놀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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