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4일부터 4월 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미시간(Michigan) 주에 있는 디트로이트(Detroit)를 다녀왔다. 업무 출장으로 바삐 다녀왔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시내 구경을 할 시간은 없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면서 잠시 도심을 일견해 보고 블랙베리를 이용해 사진 몇 장 찍을 기회가 있었다. 이런 식의 도시 방문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도심 구경을 통해 디트로이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이 도시가 자랑하는 식당도 가보았으니 여행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디트로이트는 낮과 밤이 완연히 다른 도시다. 낮에는 도심에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흑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는 특징은 있지만 백인들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도심을 빠져나가 마치 유령도시같이 변한다. 간혹 사람이 눈에 띄면 대개 흑인들이었고 어떤 사람은 말을 걸어 오면서 푼돈을 요구했다. 아, 이래서 디트로이트가 위험한 도시란 이름을 얻었는 모양이다.
과거 2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디트로이트에 살았다 하는데, 지금은 얼마나 살고 있는지 아는 분이 있을까?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도 전에는 알지 못했으니까. 현재 인구는 70만명이란다. 인구가 1/3로 줄어들었다. 도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생활 터전이 모두 외곽으로 빠져 나가 도심은 한 마디로 공동화가 되었다. 그 결과 흑인이 디트로이트 인구의 80%를 넘겼고 대도시 범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이게 디트로이트의 진면모는 아니다. 이 도시는 미국 내에서 엄청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미국, 아니 나아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 불리는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산업의 빅3가 모두 여기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GM 본사 건물 앞에 섰을 때 유난히 감개가 무량했다. 예전에 고국에서 근무할 때 오로지 대우차 밖에는 살 수 없었던 나에겐 이 건물이 나름 의미가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야구단의 홈구장도 잠시 겉으로나마 볼 수 있었고, 도심 13개 역만 도는 두 량짜리 모노레일, 피플 무버(People Mover)도 50센트를 내고 타보았다. 그래도 나에게 가장 신기했던 것은 캐나다 윈저(Windsor)란 도시가 디트로이트 남쪽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일반적으로 캐나다가 미국의 북쪽에 있는데, 이 상식을 완전히 깨는 특이한 경우라 좀 놀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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