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쉬웠다. 오늘 걷는 구간이 루트번 트랙에서 가장 풍광이 뛰어난 곳이라는데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광대한 풍경을 즐길 것이란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것이다. 이끼가 많은 숲길을 걸어 고도를 올렸다. 맥켄지 호수가 눈 아래 보였다. 고개 하나를 넘어 리지를 걷는 구간은 날씨가 좋다면 대단한 풍경을 보여줬을 것이지만 끊임없이 내리는 빗줄기에 대부분 가려 버렸다. 구름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풍경에 그나마 만족해야 했다. 루트번 트랙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해발 1,255m의 해리스 새들(Harris Saddle)에 도착했다. 조그만 쉘터가 마련되어 있어 거기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해리스 새들에서 코니컬 힐(Conical Hill)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은 비 때문에 가지 않기로 했다. 쉘터를 나서 해리스 호수를 내려다 보며 리지를 걸었다. 장쾌한 계곡이 우리 눈 앞에 희미하게 펼쳐졌다. 루트번 폴스 산장을 지나 루트번 플랫 산장에 짐을 풀었다. 오늘 하루도 13.6km를 걸었다. 난로를 피워 비에 젖은 옷과 등산화를 말렸다.

 

 

레이크 맥켄지 산장을 출발해 숲길과 산사면을 걸어 고도를 올렸다.

 

 

 

산 속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맥켄지 호수를 감상하며 비 내리는 산길을 걸었다.

 

 

 

대단한 풍경을 지니고 있는 구간이었지만 굵은 빗방울에 발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해리스 새들에 있는 쉘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었다.

 

 

높은 산 속에 자리잡은 해리스 호수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해리스 새들에서 절벽과 초원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섰다. 가벼운 등짐을 지고 올라오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루트번 폴스 산장을 지나며 폭포와 계곡을 두루 둘러 보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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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5.01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가보지 못한 코스라 궁금했습니다. 안타깝게 비가 많이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 시야가 좋지 않네요.
    다시 한번 가야겠네요 ~

    • 보리올 2016.05.01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더 가고는 싶은데 거기서 되돌아서려니 얼마나 마음이 쓰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캠핑을 하면서 다시 걷기를 바란다.

 

이 트레일은 원래 노스 클론다이크 강의 상류에 있는 디바이드(Divide) 호수 야영장까지 가는 16km 길이의 트레일이다. 두터운 덤불을 헤쳐 나가야 하는 구간도 있고 진흙탕이나 개울을 건너야 하는 어려움도 있어 쉽지 않은 도전이 기다린다. 사실 우리는 이 구간 전부를 걷지는 않았다. 산행 기점에서 왕복 3.4km만 걸었으니 앞부분만 조금 맛을 본 셈이었다. 공원 당국에서도 전체 구간보다는 이 짧은 구간을 주로 홍보하고 있었다. 트레일헤드는 뎀스터 하이웨이 기점에서 71.5km 지점에 있는 툼스톤 주립공원 캠핑장 안에 있다. 18번과 19번 캠프 사이트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면 트레일이 시작된다.

 

아침녘이나 석양 무렵에 이 길을 걷는 것이 좋다고 해서 우리는 해질녘을 택해 나섰다. 산행을 시작하면 노스 클론다이크 강을 따라 꾸준히 걷는다. 오르내림도 별로 없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산길 상태도 아주 좋았다. 보드워크로 식생을 보호하는 구간도 있었다. 여기는 유독 노란색이 많았다. 노랗게 물든 윌로우(Willow)가 지천에 깔려 있었다. 어느 것은 사람 키보다 훨씬 컸다. 목화처럼 하얀 솜털을 날릴 준비를 마친 관목도 있었고, 하얀 솜털로 치장한 파이어위드(Fireweed)도 보였다. 땅바닥엔 진홍색 베어베리(Bearberry)와 하얀 이끼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모두가 툰드라의 자연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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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멋대로~ 2014.03.05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숲길을 걸어본게 언제인가 싶네요.

    • 보리올 2014.03.05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숲길을 걷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척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디에 계시든 자주 숲을 찾아가셔서 재충전을 하시기 바랍니다.

  2. 설록차 2014.03.09 0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행하시는 분도 *selfie*를 하시네요...바로 앞에 고수가 계시는데~ 재미있습니다...
    보드워크 위를 걸을 땐 만든 사람의 노고가 저절로 떠오르겠어요...
    정말 붉은 색 천지빼까리이에요...ㅎㅎ

    • 보리올 2014.03.09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소화 못하는 어려운 말들을 쓰셔서 잠시 머쓱했습니다. 셀피가 셀프카메라를 말하는 것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작년에 옥스포드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하더군요. 천지빼까리도 억수로 많다는 경상도 사투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