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7.30 [베트남] 하노이 ① (6)
  2. 2016.11.10 [노르웨이 피오르드 트레킹 ③] 트롤퉁가(Trolltunga) (2)
  3. 2016.09.05 [애리조나] 후버 댐 & 루트 66 (6)




엉겁결에 베트남 하노이(Ha Noi)에 오게 되었다. 인구 620만의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7세기부터 베트남의 중심도시였다. 역사가 깊은 만큼 유적이 많을테지만 어디를 구경하겠단 구체적인 사전 계획은 없었다. 현지에 도착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거나 아니면 현지인의 조언을 들어 문제를 풀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저 하노이에 있는 호텔만 23일 예약해 놓았을 뿐이다.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후덥지근한 열기가 가장 먼저 날 반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씨를 만난 것이다. 입국신고서도 쓰지 않고 인터뷰 한 마디 없이 입국심사를 마쳤다. 선진국보다 더 간단했다. 공항에서 200불을 환전했더니 450만동을 준다. 단위가 너무 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길을 헤쳐 호텔에 닿았다. 도심에 위치한 호텔은 별 세 개 짜리임에도 방이 깨끗해 마음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여전히 부슬비가 내렸다.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라 우산도 없이 호텔을 나섰다. 호치민 묘소로 향해 걸었다. 도중에 레닌 공원을 만났다. 레닌 동상이 한 가운데 번듯하게 세워져 있었다. 러시아에서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레닌이 여기선 대우를 받는 듯했다. 비가 오는데도 공원에서 세 쌍의 남녀가 춤을 추고 있었다. 칙칙한 분위기를 깨는 듯했다. 1945년 호치민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바딘(Ba Dinh) 공원에는 높이 21.6m3층 대리석 건물인 호치민 묘소가 우뚝 서있었다. 1975년에 건축된 이 묘소엔 호치민 시신이 밀랍으로 보존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문을 열지 않았다. 그 옆에 있는 주석궁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한 줄이 엄청 길었다. 네댓 명씩 열을 지어 앞으로 이동하는데 그 길이가 200m도 넘었다. 보안 검색을 받고 안으로 들어섰다.

 

화려한 프랑스식 건물인 주석궁 또한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우리가 돌아본 곳은 과거 호치민이 사용했던 호치민 관저였다. 1954년부터 1969년까지 호치민이 여기에 묵으며 주석으로서 업무를 보았다고 한다.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진 주석궁은 너무 호사스럽단 이유로 호치민 주석은 사용을 멀리했다고 한다. 베트남 국부이자 민족 영웅으로 숭상을 받는 이유를 알 만했다. 호치민 관저에는 호 주석이 사용했던 차량 세 대, 나산(Nha San)에 있는 관저와 침실, 인공호수와 호숫가에 자라는 부다 나무 뿌리, 그 안에 있는 일주사와 호치민 박물관까지 차례로 둘러보았다. 호 주석에 대한 자료가 무척 많았지만 특별히 내 눈길을 끄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한 가운데 레닌 동상이 세워져 있는 레닌 공원


호치민 묘소는 하노이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였다

호 주석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고 해서 갔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따라 호치민 관저로 들어섰다.


과거 프랑스 총독 관저였던 주석궁은 프랑스식 건물로 주로 외국사절 접대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했다고 한다.



주석궁 옆에 있는 호치민 관저를 둘러보았다.


외국에서 선물을 받아 호치민 주석이 탔다는 자동차 세 대가 전시되어 있었다.



호치민 관저 옆에는 조그만 인공 호수가 있어 분위기를 돋운다.


호 주석이 거처로 사용했다는 관저 안을 들여다보았다.



기둥이 하나라고 해서 일주사로 불리는 못꼿 사원







호치민 박물관에는 호 주석의 생애와 활동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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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하v 2018.07.30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노이하니까 쌀국수가 생각나네요ㅎ 현지맛은 어떨지...

  2. 기역산 2018.07.30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노이 한번 가보싶은 곳인데
    아직 못가 봤네요
    덕 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 보리올 2018.07.3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베트남도 중국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제 상황이 좀 뒤지는 것 외에는요. 그래도 무척 활기차 보였습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니 언제 한번 다녀오시지요.

  3. justin 2018.07.31 1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트남은 나라가 위아래로 길어서 하노이와 호치민의 문화권도 상당히 틀릴 거 같아요~ 쌀국수 맛도 다를 것 같아요~! 제가 가고 싶은 동남아 나라 1위입니다!

    • 보리올 2018.07.31 1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엔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가 통일이 되었으니 뭔가 차이가 있겠지. 시간이 부족해서 호치민 시티가 있는 남쪽 지역은 갈 수가 없었다.

 

앞서 다녀온 쉐락볼튼이나 프레이케스톨렌보다 이 트롤퉁가가 노르웨이 현지에선 훨씬 더 유명한 것 같았다. 노르웨이를 홍보하는 영상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여길 찾는 사람 또한 무척 많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트롤퉁가는 피오르드, 즉 바다에 면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링게달스(Ringedals) 호수 위에 있다. 길쭉한 호수의 형상은 피오르드와 비슷해 보였고 낭떠러지 위에 자리잡은 바위란 점도 이전의 두 곳과 유사해 내 임의로 피오르드 트레킹이라 불렀다. 트롤퉁가를 향해 오다(Odda)를 지나 튀세달(Tyssedal)로 들어섰다. 산행 기점이 있는 주차장까지 올라가려 했지만 이미 만차라고 차를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한 사람당 편도에 50크로네씩 받았으니 버스요금치곤 꽤 비쌌다. 입석까지 꽉 채운 버스는 차선이 하나뿐인 산악도로를 달렸다. 맞은 편에서 차가 내려오면 둘 중 하나는 후진을 해서 교행할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트롤퉁가 산행 기점에 섰다. 토롤퉁가란 말은 스칸디아비아의 가상 괴물인 트롤의 혀를 의미한다. 호수면에서 약 700m 위에 있는 절벽에 수평으로 바위 하나가 길게 튀어나와 있어 혓바닥이란 단어를 썼다. 트롤퉁가까지 가는 코스는 여름이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코스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왕복 22km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해발 420m에서 산행을 시작해 1,200m 가까운 높이까지 올랐다. 1km 구간에서 고도를 439m나 올리는 것을 빼곤 급경사는 없지만 오르내림이 의외로 심했다. 나무도 첫 1km 구간에만 있었고 나머진 온통 바위투성이에 조그만 호수 몇 개가 보일 뿐이었다. 삭막한 풍경이 계속되어 좀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황량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산길엔 빨간 페인트로 T자 표식을 해놓기도 했고, km마다 이정표도 세워 놓았다. 위에 적힌 숫자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아래 숫자는 우리가 걸어온, 즉 돌아갈 거리가 이정표에 적혀 있었다.

 

일행보다 앞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혼자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 새 트롤퉁가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 외에도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사람도 많았다. 혼자서 아니면 커플로 바위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사실 트롤퉁가에 오르는 것이 아슬아슬해 보이긴 했지만 바위는 생각보다 넓고 평평했다. 사람들도 그리 무서워하는 것 같지 않았다. 바위 끝에서 좀 떨어진 지점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대세였지만, 소위 인생컷 한 장 남기겠다고 바위 끝에 걸터앉거나 그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사람도 있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작년 여름엔 호주의 한 여학생이 바위 끝에서 균형을 잃어 추락사한 일도 있었다. 일행이 도착하기도 전에 하산을 서둘렀다.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발목을 다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걸음에 속도를 붙여 걸었더니 왕복에 모두 7시간 20분이 걸렸다.

 

산악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주차장과 매점이 있었고, 거기서 조그만 다리 하나를 건너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급경사가 나타났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자,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1km가 조금 넘는 급경사 오르막 구간을 치고 올라오면 황량한 풍경이 펼쳐지며 경사는 완만해졌다.

 

 

풍경엔 황량한 느낌도 많았지만 그 속에는 노르웨이 특유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다.

 

 

1km 간격으로 나타나는 이정표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되돌아갈 거리가 적혀 있었다.

한여름을 빼곤 오후 1시까지 이 4km 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여기서 돌아서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링게달스바트넷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에서 시원한 풍경을 마주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산행 내내 지루한 산길이 계속되었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풍경도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트롤퉁가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트롤통가 위에 있는 날망에 올라 바라본 링게달스바트넷 호수는 그 모습이 피오르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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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11.24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노르웨이의 산악지형은 그 자체만으로 개성이 있네요~ 특히나 트롤퉁가같이 인생샷 찍을 수 있는 특이한 spot 들이 마음에 들어요!

 

그랜드 캐니언을 보러 가는 길에 잠시 후버 댐(Hoover Dam)에 들렀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후버 댐은 무척 유명한 건축물이다. 역사적 의미도 있지만 건축학적으로도 미국의 7대 현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후버 댐은 검은 목요일로 촉발된 1929년의 미국 대공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시행된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1931년에 착공해 1935년에 준공하였고 1936년부터 발전을 시작하였다. 높이는 221m, 길이는 379m에 이른다. 이 댐의 건설로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Lake Mead)가 생겨났다. 그 길이가 자그마치 185km. 이 호수 덕분에 라스 베이거스 같은 대도시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후버 댐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가 있다고 들었지만 우린 시간이 없어 댐 위를 걸어 왕복하는 것으로 댐 구경을 마쳤다.

 

루트 66(Route 66)은 현존하지 않는 과거의 길이다. 시카고를 출발해 LA를 지나 산타 모니카까지 장장 3,945km를 달리던 길이었다. 1926년에 생겨 1985년에 공식적으로 지도 상에서 사라졌다. 미국의 하이웨이 시스템에서 퇴역한 것이다. 하지만 그 명성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어떤 주에선 옛길을 복원해 히스토릭 루트 66으로 명명해 보전하기도 한다. 오래 전에 동경에서 만난 한 일본인 선배는 LA에서 할리를 빌려 시카고까지 루트 66을 완주했다고 자랑을 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셀리그먼(Seligman)에서 루트 66을 만났을 때 무척 감격스러웠다. 그랜드 캐니언으로 드는 관문인 윌리엄스(Williams)는 루트 66으로 먹고 사는 듯 했다. 온 도시를 루트 66 표지판으로 도배를 한 것이다. 여기를 지나던 루트 66 1984 I-40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는데도 말이다.

 

 

후버 댐 건설로 생긴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에 아침 햇살이 들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후버 댐은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통한다. 댐 중간으로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 경계선이 지난다.

 

 

 

셀리그먼에서 처음으로 히스토릭 루트 66을 만나는 감격을 누렸다.

 

 

 

 

그랜드 캐니언의 관문인 윌리엄스는 무슨 까닭인지 온통 루트 66 표지판으로 도배를 해놓았다.

 

 

 

윌리엄스에 있는 파인 컨트리(Pine Country)란 식당에서 피시앤칩스로 저녁을 먹었다.

내륙에 있는 도시에서 피시앤칩스를 시키는 것이 얼마나 바보짓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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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뱅미 2016.09.07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상에 앉아 여행을 꿈꾸는 있는 뱅미여요~ 언젠간 저도~ 선배님처럼 여행 길 위에 있을 꺼라 꿈꾸며ㅋㅋㅋ
    여행기와 사진 너무 너무 잘 보고 있어요 ^^

    • 보리올 2016.09.08 0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이 세상은 뱅미처럼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버티고 있는 거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2. justin 2016.09.18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먼가 루트 66에 관한 글들이 마치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은 듯한 느낌이 묻어났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후버댐을 보니 미국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하네요!

    • 보리올 2016.09.19 0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땅덩이가 큰 나라다 보니 저런 대역사가 가능하지 않았겠냐. 루트 66은 아직도 할리를 모는 바이커들에겐 끔의 길이란다.

  3. 박인우 2016.09.24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글 항상 즐겁게 보고있습니다! 덕분에 항상 즐겁네요 ㅋㅋ

    • 보리올 2016.09.25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고마운 말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겐 다녀온 여행을 정리하는 차원인데 글과 사진을 통해 누군가 즐거웠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