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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28 북한산 둘레길 11~15구간
  2. 2013.12.12 북한산 (2)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세 번째 날이다. 이틀을 걷고 났더니 벌써 출발지점의 반대편에 서있었다. 오늘도 다섯 개 구간을 걸었다. 모두 19km 거리였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솔직히 지루함을 떨치기가 좀 어려웠다. 11구간인 효자길은 박태성이란 분의 효행을 기리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단다. 그의 정려비와 묘소가 둘레길 근처에 있다는데 일부러 찾아가진 않았다. 그가 어떤 효행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관심이 적었던 탓일 것이다. 처음엔 차로를 따라 걷다가 중간에 산으로 들어섰다. 예전부터 굿을 했다는 굿당이 몇 개 나타났지만 들어가보진 않았다. 코스도 짧고 길도 평탄했다. 특히 이전 구간에 비해 사람이 현저히 줄었다. 한산해진 산길에서 머릿속 생각을 한 군데로 모을 수 있어 좋았다.

 

사기막골 입구에서 충의길로 들어섰다. 그런 이름을 가진 이유가 궁금했지만 원래 충효는 한 몸처럼 붙어 다니지 않았던가. 길로 들어서 바로 만난 다리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이 보였다. 평소에 보던 방향과는 정반대라 그 모습이 좀 낯설게 보였다. 솔고개까진 산길이라 좋았는데 거기서 우이령길 입구까진 다시 차로를 걸었다. 우이령길 입구는 사전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로 붐볐다. 둘레길은 거기서 직진해 13구간인 송추마을길로 접어 들었다. 차로를 따라 걷는데 오봉이 뚜렷이 보였다. 도봉산으로 들어섰음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구간 시작점에 있던 대문 표식도 이상하게 중간에 세워져 있었다. 오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송추마을로 들어서면서 다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산길 옆에 둘레길 각 구간을 설명하는 게시판과 국립공원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애를 쓴 흔적은 분명하지만 내 눈엔 이것도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다.

 

환경 파괴라고 말이 많았던 사패산 터널 위에서 14구간 산너미길로 들어섰다. 마을에서 벗어나 산 속으로 들어서 다행이었다. 사패산 6부능선까지 올라 의정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섰다. 제법 경사가 있어 난이도를 높이 잡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눈앞에 펼쳐진 푸르른 녹음이 땀을 식혀줘 산에 오른 기분이 났다. 안골 계곡에서 오늘의 마지막 구간인 안골길로 들어섰다.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만났고, 의정부에서 올라오는 청소년들과 산길에서 마주쳤다. 산길에서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군사용 진지 몇 개를 지나 의정부 직동공원으로 내려섰다. 사람들로 붐벼 얼른 지나쳤다. 의정부 소풍길이라 적힌 표식도 붙어 있었다. 고속도로 지하 통로를 지나 회룡탐방지원센터에서 15구간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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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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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에 들다 - 한국 2013. 12. 12. 12:29

 

무더운 8월에 본사에서 며칠간 마라톤 회의를 하고 국내 자회사 몇 군데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혔다. 본사와 자회사, 그리고 해외지사까지 모두 모여 새로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 마지막에 본사 임원과 회의 참석자 전원이 참가하는 산행이 마련되어 있었다. 최근에 산을 다녀본 적이 없어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긴 했다. 하지만 나야 원래부터 산을 좋아했던 사람 아닌가. 문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무더위였다. 하필이면 그런 날 산행을 하게 되다니……. 육모정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영봉을 거쳐 위문으로 올라가서는 반대편 대서문 쪽으로 하산을 한다고 했다.

 

내딴에는 북한산 등산 코스는 대부분 섭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봉 코스는 처음이라 좀 당황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덕사라는 절을 지났고, 거기서부터 육모정 고개까지는 제법 오르막이 심했다. 평소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겐 땀이 비오듯 하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숨을 헉헉대며 힘들어하는 동료를 거들며 그 뒤를 따랐다. 배낭도 내가 건네받았다. 평소에 운동 좀 하지 그랬냐며 나름 핀잔도 주었다.  

 

능선으로 올라서면서 시원한 경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왼쪽으로 우이동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론 수락산과 불암산이 멀리 보였다. 오른쪽으론 도봉산 주능선과 오봉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접하는 고국의 산자락이었다. 그래도 압권은 영봉에 올라 바라본 인수봉이라 생각한다. 하얀 나신을 자랑하며 삼각형으로 우뚝 솟은 인수봉이 바로 우리 코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언제 보아도 인수봉은 아름다웠다. 그 왼쪽으로 만경대는 확연히 알 수 있겠는데, 그 사이에 있을 백운대는 식별이 쉽지 않았다.

 

백운대피소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 산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그 행복감이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문에 도착했다. 백운대 정상에는 올라가지 않는단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하산만 남은 것이다. 오르막이 끝났단 말에 얼굴색이 밝아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산성매표소 아래에 있는 어느 식당 2층을 통째로 빌렸다. 이 많은 식구가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건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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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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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2.1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산은 저한테 큰 의미가 있는 산입니다. 어린 아이가 부모 곁을 떠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첫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곳이라하면 북한산은 저에게 등산 세계를 알려주는 첫 산이었죠. 그리고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많이 간 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그립고 보고 싶고 등산하고 싶은 산입니다.

  2. 보리올 2013.12.15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이야긴 북한산이 네 모산(母山)이란 의미 아니겠느냐. 이 세상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그런 모산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지. 언제 고국에 들어가면 혼자서 올라가 보려무나.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