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정선까지 왔는데 정선 5일장을 볼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를 했건만 아쉽게도 2일과 7일에 열리는 5일장은 보지를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설시장으로 변한 정선장터는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었다. 난 솔직히 정선장터가 다른 곳에 비해 특별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외지인들은 왜 정선장터에는 매료되어 그렇게 몰려드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강원도 산골에서만 나는 특산물이 여기에만 모이는 것도 아니고 가격이 싸거나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사람들은 정선장에 대해 무슨 신비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양쪽으로는 상설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가운데 통로에는 산나물을 직접 채취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전문상인으로 보이는 할머니들이 곤드레나물이나 취나물, 더덕을 팔고 있었다. 오미자나 황기, 옥수수도 보였다. 딱히 내가 살만한 것은 없었다. 발길 닿는대로 시장을 돌며 정선장터만의 특징을 찾아 보았지만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시장 뒤편 공간에서 북을 치며 공연에 열중인 할아버지를 지켜보다가 배가 출출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참새구이, 감자떡을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시장 안에 있는 식당에서 올챙이국수를 시켰다.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다. 값이 싼 음식이라 그런지 음식에 성의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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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동굴은 원래 일제 강점기인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캐던 천포 광산이었다. 금을 캐면서 발견한 종유동굴과 금광갱도를 연결해 하나의 테마형 동굴로 다시 살린 것이 정선군이었다. 동굴은 의외로 길었다. 1.8km에 이르는 폐쇄된 공간을 걸어야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 동굴 입구까진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나 걷기 싫어하는 사람들 주머니를 노리는 것 같아 난 걸어 오르기로 했다. 이 짧은 운동으로 3,00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동굴 입구는 마치 집으로 드는 현관문 같이 만들어 놓았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란 문구도 보여 과연 어떤 대자연이 나를 맞을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초입은 옛날 금을 채취하던 모습을 인형으로 재현해 놓은 공간이었다. 바위 속에 박혀있는 금맥을 직접 볼 수 있는 확대경이 설치된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진짜 금이라 하는데 조그만 모래 알갱이 같아 우리 눈으론 식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부갱도 구경을 마치면 가파른 계단을 타고 하부갱도로 내려가야 한다. 계단 경사가 꽤나 급해 발걸음에 신경을 써야 했다.

 

하부 갱도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동화나라가 펼쳐져 있었다. 조형물이 좀 유치하단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디즈니랜드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전시물이 그리 고상해 보이진 않았다. 서서히 실망감이 들며 공연히 입장료 5,000원을 내고 들어왔나 하는 후회가 들 무렵에 커다란 동굴 광장에 닿았다. 여기가 압권이었다. 클라이막스는 늘 뒤에 오는 모양이었다. 황종유벽, 마리아상, 부처상, 장군석 등 제각각 형상에 따라 이름을 붙인 종유석이 있었다. 세계에서 유명한 동굴에 비해선 그리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진 않았으나, 이나마 없었더라면 엄청 본전 생각 났을 것 같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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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 있는 민둥산은 억새로 유명한 산이라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꼭 한 번 다녀오리라 마음 먹었던 곳이다. 영월을 지나 태백으로 가는 국도를 열심히 달렸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산행 기점인 증산초교 근처엔 마침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로 민둥산이 들어간다니 테마 찾기에 혈안인 지자체에서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매년 9~10월에 억새꽃 축제를 열어 여러 가지 행사를 선보이는 모양인데, 난 어느 축제나 별다른 특징이 없이 고만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를 하지 않는 한 이런 축제는 혈세만 낭비하는 이벤트 같았다. 행사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바로 자리를 떴다. 예상대로 지역 특산물을 파는 장터와 향토음식을 빙자한 어줍잖은 식당이 전부였다.

 

421번 지방도를 타고 정선으로 향했다. 시간이 꽤 걸렸다. 중간에 몰운대가 나와 잠시 차를 멈췄다. 대단한 풍경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도로 양쪽으로 나무 우거진 계곡이 나왔고 그 사이로 여기저기 바위덩어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산사태로 굴러 떨어진 바위더미 위에는 누군가의 염원을 담았을 조그만 돌탑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었다. 화암면에 있는 정선 향토박물관부터 들렀다. 기분 좋게도 무료 입장이었다. 이 박물관은 정선 지역의 농사나 의식주에 필요한 기구들을 모아 놓았다. 맷돌, 풍구, 떡살, 호롱불 등 우리 농촌에서 사용하던 집기들이 꽤 많이 보였다. 어릴 적 생각을 하며 품목 하나하나를 유심히, 그리고 정겹게 보았다. 똥장군도 눈에 띄었다. 그래도 나무로 만든 스키와 나무를 둥글게 구부려 줄로 엮은 설피가 가장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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