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건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12.20 [슬로베니아] 피란 (10)
  2. 2019.03.18 [프랑스] 안시 ① (6)

 

슬로베니아는 국토도 그리 크지 않고 바다에 면한 해안선 또한 엄청 짧다. 국토 남서쪽 귀퉁이에 펼쳐진 해안선이 겨우 43km에 불과하다. 차로 달리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그만큼 바다가 귀하다고나 할까. 그 귀한 해안선에 한 점을 차지하고 있는 피란(Piran)을 찾았다. 피란은 아드리아해에 면한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인구도 고작 3,900명 정도다. 그럼에도 한쪽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넓게 자리잡고, 그 반대편으론 중세 건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마을이 포진하고 있어 내 눈엔 낭만이 넘치는 곳이었다. 조그만 마을이라 걸어다니기도 무척 편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늘어서 있는 가옥들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런 골목길조차 즐거움을 선사하니 피란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란은 소문처럼 무척 예쁜 마을이었다. 피란에 도착한 시각이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마을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때였다. 타르티니 광장(Tartinijev trg)부터 둘러보았다. 1894년에 내항을 매립해 광장으로 만든 곳이다. 광장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동상은 쥬세페 타르티니(Giuseppe Tartini)로 피란이 배출한 걸출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다. 그의 이름에서 광장 이름을 얻었다. 19세기에 지어진 시청사도 우아한 자태를 뽐냈고, 언덕배기에 서있는 세인트 조지 성당(St. George Cathedral)도 위엄이 넘쳤다. 그래도 피란 최고의 풍경은 피란 성벽(Piransko obzidje)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일몰을 바라보는 곳으로 꽤 유명하다. 오전에 올랐음에도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경계도 없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그 아래론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마을이 흰 벽과 붉은 지붕을 드러냈다. 참으로 고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타르티니 광장으로 돌아왔다. 그 새 속이 출출해져서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레스토랑 몇 개를 지나쳐 우리가 찾아간 곳은 피란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있는 간이 식당이었다. 간판도 분명치 않은, 우리 나라로 치면 분식집 같은 곳이었다. 햄버거처럼 간단하게 점심을 먹자는 생각에 그곳을 선택했다. 나이가 든 할아버지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라 솔직히 맛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떡갈비를 둥근 오뎅처럼 만든 체바치치(Chevapcici)를 시켰다. 그런데 막 오븐에서 구워낸 빵 안에 체바치치 다섯 개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그 동안 슬로베니아에서 먹은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다는 평이었다. 물론 가격도 엄청 쌌다.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을만했다. 피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각에 잠에서 깨어나는 바닷가를 거닐며 부두와 요트 등을 둘러보았다.

 

 

조그만 마을의 중세 건물에도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내려 앉기 시작했다.

 

 

 

 

쥬세페 타르티니의 동상이 세워진 피란의 관광중심지, 타르티니 광장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피란 성벽에 올라 바다와 마을을 조망하는 시간은 실로 가슴이 벅찼다.

 

 

 

피란에선 골목길 탐방도 피란을 즐기는 좋은 방법으로 통했다.

 

길거리 허름한 간이식당에서 먹은 체바치치는 잠시나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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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찐 여행자☆ 2019.12.20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력적인 도시네요!! 작은 골목골목과 광장도 너무 느낌이 좋아서 꼭 가보고 싶네요! 슬러베니아도 나중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에 한 곳 입니다 ^^

    • 보리올 2019.12.20 1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에겐 느낌이 좋았던 피란입니다. 이름난 대도시보다도 작고 아름다운 소도시 여행이 요즘 새로운 트렌드로 보입니다.

  2. 세싹세싹 2019.12.20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서 내려다 본 빨간 지붕들이 참 예쁘네요~^^ 알록달록하면서 아기자기하고 참 예쁜 도시인 거 같아요^^

    • 보리올 2019.12.20 1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류블랴나는 도시 풍경을 어느 정도 알고 갔지만 피란은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습니다. 소도시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3. 재미박스 2019.12.2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사진과 정보 잘 보고 갑니다. 구독했어요!

  4. Choa0 2019.12.21 0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은 너무 예뻐서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멋진 사진 잘 구경하고 갑니다.^^
    다음에 또 간다면 체바치치도 먹어봐야겠어요.^^

    • 보리올 2019.12.21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란을 두 번씩이나 다녀오셨더군요. 피란에 대한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느낌이 서로 비슷해 보이더군요. 다음에 체바치치 꼭 드셔보세요.

  5. 해인 2020.01.07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란! 저희가 이동하는 동선에서 약간 떨어져있어서 갈까말까 고심중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빨간지붕들과 아드리아해의 조합이라뇨~ 좀 더 걸려도 가야겠어요. 아빠의 이번 여행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시네욤 >_<

    • 보리올 2020.01.07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꾸 동선을 바꾸면 못가는 곳이 생길텐데 어쩌냐. 어느 곳이나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피란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것 같더구나. 인스타용으로 사진 찍기도 좋고.

 

샤모니에서 일정을 마치고 제네바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틀 밤을 묵은 곳이 안시(Annecy)였다. 안시 호수를 끼고 있는 호반 도시로 호수 뒤로는 장쾌한 알프스 산맥이 펼쳐져 있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최고로 치는 나에게 안시는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안시는 1950년 이래 인구 5만 명을 가진 소도시였지만, 2017년 외곽 지역을 흡수하면서 현재는 인구 12만 명의 도시가 되었다. 그래도 대도시와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볼거리는 올드타운에 밀집되어 있어 천천히 걸어다녀도 몇 시간이면 다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안시는 자연 경관 외에도 도심을 아름답게 꾸며놓아 매력이 넘친다. 도심 어느 곳이나 고풍스러운 중세 건물들 사이로 좁은 골목길이 뻗어 있고, 운하를 따라 꽃으로 장식한 공간이 많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몇 시간 겉모습만 보고 떠나기에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안시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레 궁전(Palais de l’Ile)과 안시 성(Chateau d’Annecy), 그리고 안시 호수만 들르기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올드다운을 지나 일레 궁전으로 바로 갔다. 12세기에 지어져 중세의 건축 양식과 주거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일레 궁전은 강폭이 좁은 띠우(Thiou) 강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예쁘장하고 아담한 석조 건물은 한때 궁전으로 쓰였다가 그 뒤 감옥으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변신해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물도 많지 않고 그다지 볼만한 것도 없었다. 밖으로 나왔더니 길거리에 재래시장이 들어섰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 오전엔 재래시장이 들어서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살 수가 있다. 이곳은 또한 치즈 생산지로도 유명해 치즈를 파는 가게도 많았다. 오히려 재래시장이 사람도 많았고 활력이 넘쳤다.

 

띠우 강에 세워진 일레 궁전은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배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일레 궁전은 전시물이 많진 않았지만 과거 건축 양식과 주거 형태를 볼 수가 있었다.

 

 

 

 

 

 

 

 

사람으로 붐볐던 재래시장 또한 안시의 명물로 통한다.

 

 

길거리에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영업을 하는 식당들이 많았다.

 

 

 

 

일레 궁전에서 가까운 라 바스티유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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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ONI쌤 2019.03.18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 프> 영 의 코스를 지나면서, 프랑스는 너무 안좋은 소문만 들어서, 그냥 휙 지나간 감이없잖아 있는데, 아쉽네요

    • 보리올 2019.03.18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라마다 다 특색이 있지요. 프랑스에도 좋은 곳이 꽤 많습니다. 저야 산을 좋아해서 몽블랑 쪽을 자주 갑니다만, 남불 지역에 있는 조그만 도시들 참 아름답습니다.

  2. 글쓰는 엔지니어 2019.03.18 1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너무 가고싶어요 ㅎㅎㅎ 진짜 아름다운 곳이네요!! ㅎㅎㅎ

    • 보리올 2019.03.18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담한 도시를 예쁘게 가꿔놓아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안시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알려지기 시작해 요즘엔 한국인도 꽤 보입니다.

  3. H_A_N_S 2019.03.18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 시장이라 제게는 그림같은 풍경이네요. 안시에서 좋은 추억 쌓으셨겠어요. 풍경이 정말 이국적이고 아름답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