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20 논산에서 자장면과 절밥을 먹다 (8)
  2. 2013.12.10 계룡산 (2)

 

 

히말라야로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을 다녀온 분들과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실상은 논산에 계시는 지현 스님께서 우리를 모두 논산으로 초대한 것이다. 저녁은 사찰 음식으로 준비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겠다 했다. 하루를 함께 보낼 프로그램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청주에서 조치원으로 가서는 논산행 기차를 탔다. 명색이 무궁화호였지만 예전의 완행 열차처럼 정차하는 역이 많았다. 비둘기호를 타고 전국을 일주했던 옛날이 그리워졌다. 세상은 점점 살기 편해지는데 반해 낭만과 감동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시골 풍경은 여전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누런 벌판만 쓸쓸히 남아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여긴 내가 그리던 고국의 산하가 아닌가.

 

 

트레킹을 함께 했던 분들이 속속 도착했다. 차를 타고 상월면에 있는 자장면 집으로 향했다. 이라곤 서너 채가 전부인 조그만 동네에 있는 동금성이란 중국 음식점이었다. 이렇게 허름한 식당이 맛집으로 소문나서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누군가가 이 식당을 추천했던 기억이 난다. 해물 볶음 자장을 시켰다.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해 고마운 마음으로 먹었다. 소화를 시킬 겸해서 인근에 있는 명재 고택에 먼저 들렀다가 노성산에 오르기로 했다. 명재는 조선 숙종 때 학자였던 윤증 선생의 호다. 안채와 사랑채, 사당 등은 충청도 양반 가옥의 멋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에겐 장독대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해발 348m의 노성산을 오르기 위해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길 위에 황금색 솔잎이 떨어져 있어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일행들은 무슨 화제가 그리 많은지 재잘재잘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노성산 정상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어 땀 식히기엔 제격이었다. 동쪽으로 계룡산 봉우리들이 보였다.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이 통제되는 천황봉도 희미하게 보였다. 저녁은 절밥으로 공양을 들었다. 야채와 나물 반찬으로 가득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우리 손님상에는 싱싱한 굴 한 접시가 따로 올라왔다. 깔끔한 절밥으로 모처럼 입맛을 돋우었다. 특별한 대접을 받은 소중한 하루였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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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2013.12.20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날짜장은 순수한 볶음짜장인데 저건 물짜장이네요

  2. 보리올 2013.12.20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물자장이라니요? 솔직히 물자장이란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그런 메뉴도 있나요? 전 저것이 볶음자장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3. 아우라마스터 2013.12.21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는 짜장면이!!ㅋㅋㅋㅋ

  4. 보리올 2013.12.22 0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청 짦은 댓글이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 자장면 잘 하는 집이야 많지 않습니까. 얼른 한 그릇 드시고 오시지요.

  5. 설록차 2013.12.22 0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나푸르나에 비하면 동네 마실 수준이지만 힘든 일을 함께 한 동료를 만나는 기쁨은 더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글과 사진을 읽는 저도 몸에 힘들어 갔는데요...ㅎㅎ 이야기 거리가 얼마나 많았겠어요...^^

  6. 보리올 2013.12.22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운 일을 함께 하고 나면 그 뒷담화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많으면 이야기가 훤씬 많아지지요. 기분좋은 수다였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대전 친구들과 계룡산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며 의사를 물어왔다. 나야 얼싸 좋다 하고 따라 나섰다. 대전까지는 KTX로 내려갔다. 대전 친구들이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왔다. 대전에서 산행에 참가한 친구는 세 명. 우리 둘을 합해 모두 다섯이 계룡산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서두른 탓에 아침을 거른 사람도 있어 유성을 지나 길거리에 있는 해장국 집부터 찾아 들었다.  2월의 겨울 날씨가 쌀쌀했지만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에 추위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동학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계룡산은 제법 여러 번 왔지만 겨울 산행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몸의 균형을 잡으며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큰배재를 지나 남매탑으로 올랐다. 배낭을 내리고 물 한 모금 마시며 남매탑에 서려있는 전설을 떠올렸다. 이곳 암자에서 수행하던 스님이 호랑이 목에 걸린 가시를 빼주었더니 이 호랑이가 보은을 한답시고 처녀를 물어왔다고 한다. 스님 신분으로 부부가 될 수는 없어 남매의 연을 맺었는데 신기하게도 한날 한시에 열반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계룡산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흡사 닭벼슬 모양을 한 용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 천황봉의 높이라야 해발 847m밖에 되지 않지만 산세가 웅장하고 암봉과 절벽이 많아 해발 고도에 비해선 상당히 장쾌한 경관을 자랑한다. 우리는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탔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자연성릉의 설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야 하는 구간에선 발걸음에 더욱 조심을 해야 했다. 하산하는 길에 잠시 등운암에 들렀다. 친구 한 명이 여기 주지 스님과 잘 아는 사이라 해서 인사를 드리고 차 한 잔을 대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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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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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1.06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 비해 충청도는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많이 들렸는데, 게다가 대전은 아버지때문에 몇번 들른 적이 있었는데 계룡산을 올라갈 기회가 한번도 없었네요. 백두대간에 속해있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사진을 통해서 보니 이리 산세가 수려한 곳을 못 갔다왔다하니 아쉽습니다. 사실 제 마음에는 한국에서 제가 가보지 못한 명산 리스트가 있습니다. 그 중에 계룡산도 들어가지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저와 그리고 가능하면 제 아들과 함께 다녀오고 싶습니다.

  2. 보리올 2014.01.07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룡산을 아직 가지 못한 모양이구나. 앞으로 기회야 얼마던지 있지 않겠냐? 그런데 언제 네 아들 낳아주려고 이렇게 뻥뻥 큰소리만 치냐. 빨리 실천에 옮겨야 내가 좀 믿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