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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산티아고 순례길 23일차(페레이로스~팔라스 데 레이) 배낭에 고히 모셔둔 마지막 신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모처럼 먹은 매운맛에 코에 땀이 났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일출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여명이 제법 아름다웠다. 비만 그쳐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말이다. 길을 가다가 땅에 떨어진 사과 몇 알을 주웠다. 이따가 간식으로 먹자고 배낭에 넣었다. 뉴욕 주에서 왔다는 60대 중반의 케빈과 함께 걸었다. 얼굴은 본 적이 있지만 오늘에서야 통성명을 했다. 뉴욕 주에서 낙농업 NGO로 활동하다가 얼마 전 은퇴를 했단다. 그는 돌로 지은 이 지역 주택이나 돌담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케빈과 함께 카사 수사나(Casa Susana)에서 커피를 한잔 했다. 수사나는 호주에서 온 수잔나의 스페인 이름이었는데, 이 집을 빌려 도네이션제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실..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9일차(빌로리아 데 리오하~산 후안 데 오르테가) 하룻밤이 지나도 발목엔 차도가 없었다. 일단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아침 7시 이후에 기상하라는 알베르게 규정 때문에 일찍 깨어났음에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빵과 잼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8시가 넘어 알베르게를 나섰다. 오리에타가 문을 열어주며 배웅을 해준다. 마을을 벗어날 즈음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눈앞의 풍경은 어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두 시간을 걸어 벨로라도(Belorado)로 들어섰다. 마을 초입의 알베르게엔 일열로 각국 국기를 게양해 놓았는데 우리 태극기는 가운데가 찢어져 있었다. 10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산타 마리아 성당으로 향했다. 소박한 장식이 마음에 들었다. 종탑 위에 새들이 집을 몇 채 지어 놓았다. 종소리가 시끄럽지도 않은 모양이다. 성당 뒤로 다 허물어진 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