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루프스(Kamloops) 현지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엠블튼 마운틴(Embleton Mountain)을 오르기 위해 5번 하이웨이에서 선 피크스(Sun Peaks)로 가는 토드 마운틴 로드(Tod Mountain Road)를 탔다. 캠루프스는 준사막 지형을 보이는 곳이라 산에 나무가 많지 않지만 엠블튼 마운틴은 침엽수가 빼곡히 자라 숲이 제법 무성해 보였다. 도로 상에 표지판이 없어 산행기점을 찾는 것도 그리 쉽진 않았다. 산행기점은 1.2km 간격을 두고 두 개가 있었다. 동쪽에 있는 기점을 이용하면 길이 여러 갈래라 선택의 폭이 넓지만 거리는 8km로 조금 길다. 우리가 택한 서쪽 기점은 경사는 좀 있지만 직선에 가깝게 오를 수 있었다. 거리도 왕복 6km 남짓으로 두 시간이면 충분해 보였지만, 우리는 여유롭게 걸어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등반고도도 500m가 되지 않았다.

 

차량 두 대를 세울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주차하곤 임도를 따라 400여 미터를 오르니 차량 몇 대 댈 수 있는 또 다른 주차장이 나왔다. 게시판이 하나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 지도도 있었다.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은 아닌지 트레일이 복잡한데도 표지판이 좀 엉성하단 느낌이 들었다. 나무 계단으로 철조망을 넘기도 했다. 경사가 급한 구간을 치고 오르면 조망이 탁 트이는 곳이 나타났다.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지점엔 헤프리 호수(Heffley Lake)가 자리잡고 있고, 그 너머론 산자락들이 넘실대고 있었다. 거기서 정상까지는 각종 야생화가 만발해 눈이 행복했던 구간이었다. 루핀(Lupine)이 유독 많이 보였고, 가끔은 인디언 페인트브러시(Indian Paintbrush)와 레드 컬럼바인(Red Columbine), 컬럼비아 릴리(Columbia Lily)도 모습을 드러냈다. 엠블튼 정상에는 정자(Gazebo)가 세워져 있었는데, 나무에 가려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먼저 나타난 서쪽 산행기점을 출발해 처음엔 임도를 따라 걸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데이지(Daisy)가 가득한 초원에서 두 번째 주차장을 만났다.

 

산길을 따라 꽃을 피운 인디언 페인트브러시, 레드 컬럼바인, 컬럼비아 릴리 등 야생화가 눈을 즐겁게 했다.

 

2km  지점에서 트레일 안내 지도를 발견했다. 샛길이 많은데도 표식이 적어 길을 잃기가 쉬웠다.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니 조망이 멋진 쉼터에 도착한다. 헤프리 호수와 그 뒤로 산자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숲길에는 루핀이 군락을 이뤄 보라색 꽃을 피웠다.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올라 정자에서 한참을 쉬었다. 탁 트인 조망을 기대했지만 그렇진 않았다.

 

하산하는 도중에 시원한 계류를 만나 잠시 발을 담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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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지피아 2021.07.06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가서 발 담그고 싶어지네요. 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 공감 꾹꾹. 즐거운 시간되세요~

  2. 꽃다운에밀리 2021.07.06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들이 너무 멋지네요~ ㅎㅎㅎㅎ



애초 집사람과 단둘이 떠나기로 한 여행에 한 커플이 따라 나섰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같은 나라에 있다곤 하지만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온타리오와 퀘벡이었다. 캐나다가 단풍국으로 소문났지만 우리가 사는 밴쿠버에선 붉디붉은 단풍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는 침엽수가 산악지역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라치(Larch)라 불리는 낙엽송이 곳곳에 자라지만 그것을 단풍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진짜 단풍으로 유명한 온타리오와 퀘벡을 다녀오자 마음을 먹은 것이다. 난 전에 캐나다 동부의 단풍을 본 적은 있지만 이번 기회에 복습한다는 마음으로 대륙횡단에 나선 것이다. 마침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Ottawa)에서 공부하고 있는 막내딸 얼굴도 보자는 명분도 좀 섞였다. 적어도 10,000km는 운전을 해야 하고 시간도 최소 15일은 소요되는 길이라 기름값이나 숙박비 또한 만만치 않았다.

 

밴쿠버를 출발해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 Canada Highway)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캠루푸스(Kamloops)를 지나 새먼암(Salmon Arm)에서 잠시 쉬었다. 슈스왑 호수(Shuswap Lake)에 면해 있는 도시라 워터프론트를 찾아가 호수 속으로 깊이 들어간 나무 다리를 걸었다. 사실 새먼암은 캐나다 로키를 가면서 과일을 사기 위해 자주 멈추는 곳이다. 오카나간(Okanagan)에서 생산된 사과나 복숭아, 자두, 체리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와 복숭아가 싱싱하고 달콤해서 좋았다. 시카무스(Sicamous)는 하우스보트로 유명한 곳이다. 200여 척이 넘는 하우스보트를 지니고 있어 낚시나 선상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유인한다. 슈스왑 호수와 마라 호수(Mara Lake) 사이에 위치해 있어 호수로 접근하기가 좋은 위치다.

 

로저스 패스(Rogers Pass)와 골든(Golden)을 지나 요호(Yoho) 국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이제 본격적으로 캐나다 로키로 들어가는 것이다. 우람한 산세가 눈 앞에 나타나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에머랄드 호수(Emerald Lake). 오하라 호수와 더불어 요호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호수라 늘 관광객으로 붐빈다. 솔직히 여길 다녀간 것이 수십 번도 넘지만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요호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마을인 필드(Field)에 들러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를 먼저 둘러보곤 마을 구경에 나섰다. 인구라야 고작 170명인 작은 마을이지만 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주택이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레스토랑이나 숙박업 등 관광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듯 했다.




슈스왑 호수에 면해 있는 새먼암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겨 마음에 들었다.




캐나다 로키로 가는 길에 이 가게에서 늘 과일을 장만한다. 오카나간에서 생산된 싱싱한 과일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스스로를 캐나다의 하우스보트 캐피털이라 부르는 시카무스





에머랄드 물빛을 자랑하는 에머랄드 호수는 요호 국립공원의 백미 같은 곳이다.



요호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에서 날씨나 위험경보, 트레일 상태 등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필드는 산 아래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몇 개 마을 가운데 하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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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07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전에 로드트립을 떠났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언제 저희 새로운 식구들까지 함께 로드트립을 떠날 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보리올 2017.11.07 16: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식구 모두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장거리야 갈 수 있을까 싶다. 어디 가서 하룻밤이라도 묵고 올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