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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백

랑탕 트레킹 - 8 잠에서 깨어나 창문 커튼을 젖히고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세상은 여전히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 혹시 몰라 카고백에서 아이젠과 우산을 꺼내 배낭에 넣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않았다. 밤새 비를 뿌린 흔적도 없었다. 시야도 어느 정도는 트여 50m 이내는 식별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구름 속을 걷는 재미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개축 중에 있는 사찰에 들러 100루피 시주도 했다. 사랑파티까지는 줄곧 오르막. 가끔 시골 오솔길같은 정겨운 구간도 나타났다. 사랑파티에 이르자, 어느 덧 구름 위로 불쑥 올라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발 아래 구름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높이 솟은 산자락만 구름 위로 치솟아 그 높이를 뽐낸다. 가이드 지반이 손끝으로 가네쉬 히말과 랑탕 리룽, 그리고 멀리 마나슬루..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2> 새벽을 알리는 수탉이 너무 일찍 울었다. 그 뒤를 이어 강아지 짖는 소리, 나무에서 짹짹거리는 새소리에 더 이상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반. 옆 텐트에서도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모두 첫 야영에 가슴이 설레 일찍 일어난 모양이다. 나와 텐트를 같이 쓰는 한 대장도 일어나 헤드랜턴을 켜더니 책을 꺼내 든다.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대장은 다른 산사람에 비해 상당히 가정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더위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도대체 섭씨 30도가 넘는 히말라야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어제 입었던 긴팔 옷을 벗고 반팔 티셔츠를 걸쳤음에도 흘러 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햇볕에.. 더보기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11> 새벽 6시까지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전해진 슬픈 소식은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못하며 언제 올지도 전혀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네팔 국내선은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가 운행하다 보니 툭하면 기상조건을 들어 결항을 한다. 공항 앞에 짐을 쌓아 놓고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하루 종일 죽치고 있을 수밖에. 한 마디로 좀솜에서 발이 묶인 것이다. 그 흔한 안내 방송도 없고 어느 누가 나와서 미안하단 말 한 마디 없다. 이런 것을 보면 영락없는 후진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모든 신경은 공항 출입문에 쏠려 있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었고, 출입문 가까운 곳에 마냥 머물러 있어야 했다. 참으로 무료한 시간이었고 좀이 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