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70km 떨어진 통킹 만(Gulf of Tonkin)에 위치하고 있다. 하롱(下龍)이란 말은 용이 내려왔다는 의미다. 중국이 바다로 베트남을 침공했을 때,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구슬과 보석을 내뿜었고 그것이 바다 위에 점점이 섬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하롱베이가 유명세를 떨치는 이유는 이 지역에 카르스트 지형의 섬들이 자그마치 1,969개나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석회암이 풍화작용을 거쳐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의 섬들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자연 경관이 무척 뛰어나다. 바다에서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 때문에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배는 파도조차 없는 잔잔한 수면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상갑판에 마련된 안락의자에 앉아 눈 앞으로 다가오는 풍경에 시선을 주며 세상사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바다에 떠있는 섬들이 마치 산 속의 기암괴석처럼 다가왔지만, 날씨가 맑지 않은 것이 좀 흠이었다. 그럴 것이면 차라리 안개가 끼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도 좋았을텐데 말이다.

 

우리 앞뒤로 속도를 달리해 달리는 배들이 많았다. 세 시간을 그렇게 달리니 차츰 지루함이 몰려왔다. 목적지가 가까워오는 것인지 여기저리 닻을 내린 배들이 눈에 들어오고, 바다에서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다. 보혼 섬(Bo Hon Island)에 있는 승솟 동굴(Hang Sung Sot)을 가기 위해 배에서 내렸다. 계단을 타고 동굴 입구까지 좀 올라야 했다. 공간이 넓은 동굴엔 천장에서 바닥까지 연결된 종유석이 꽤 많았다. 베트남에서 이보다 큰 동굴 몇 개를 본 적이 있어 그리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출구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오히려 더 좋았다. 투어에 포함된 카약을 타러 갔다. 한 시간의 여유를 준다. 사람들이 움직인 방향을 쫓아 섬 하나를 돌았더니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유람선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상갑판에 올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었다. 밤바다엔 불을 밝힌 유람선들이 주변에 떠있을 뿐이다. 모처럼 맞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바다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유람선 위에서 기묘한 모습을 한 섬들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카약을 타고 섬을 둘러보는 것도 하롱베이에서 즐길 수 있는 주요 액티비티 가운데 하나다.


승솟 동굴의 입구는 배에서 내려 계단을 타고 조금 올라야 했다.





승솟 동굴의 내부는 섬에 있는 동굴치고는 꽤 공간이 넓었다.


동굴을 나와 전망대에 서자, 탁 트인 하롱베이의 풍광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하롱베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나룻배에 물건을 싣고 유람선을 찾아다니며 행상을 하고 있다.


 


유람선에서 야경을 보면 낭만이 뚝뚝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온통 어둠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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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 엔지니어 2018.11.01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를 돌면서 구경하는 건가요? ㅋㅋㅋㅋ 너무 재밋고 즐길거리도 많네요 ㅎㅎ

    • 보리올 2018.11.02 00: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하롱베이야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이죠. 헌데 몇 시간 계속 해서 보니까 좀 식상해지더군요. 그래도 한 번은 꼭 다녀오시길 권합니다.

  2. justin 2018.11.29 1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아쉽습니다. 주로 배에서 시간을 보내야해서 아버지께 좀 갑갑해 하셨을 것 같습니다. 하롱베이 섬들은 바위를 타거나 암벽 등반하기에는 힘든 지형이겠죠?

    • 보리올 2018.11.30 0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갑판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변화가 없어서 약간 지루하긴 했지. 암벽 등반할 만한 곳도 있지 않겠냐. 그런 정보를 갖지 않아 큰 관심을 갖진 않았다.




퀸스타운에서 하루의 여유가 더 생겼다. 퀸스타운은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를 따라 형성된 도심을 돌아보면 볼거리는 대충 끝난다. 시간이 남는 사람은 퀸스타운이 자랑하는 각종 액티비티를 즐기면 좋다. 번지점프를 비롯해 제트보트, 카약, 크루즈 등 다양한 워터스포츠가 준비되어 있다. 난 돈 들어가는 액티비티보다는 도심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난이도 중급의 산행을 하나 하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발길 닿는 대로 도심을 헤집고 다녔다. 종착역은 늘 와카티푸 호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호수를 바라보며 멍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다시 워터프론트로 나왔다. 숙소를 힐튼 호텔로 옮기기 위해서다. 5성급 호텔인 퀸스타운 힐튼은 공항에서 가까웠다. 카와라우 강(Kawarau River)이 와카티푸 호수를 만나는 지점에 있어 육로로 이동하는 것보다 워터프론트에서 호텔까지 가는 워터택시가 더 편했다. 1인당 10불씩 받는 요금도 시내버스나 택시보다 훨씬 쌌다.


퀸스타운 배후에 자리잡은 산악 지역에 뭉게구름이 걸려있다.



퀸스타운 다운타운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으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와카티푸 호숫가 풍경



워터택시를 타고 주변 풍경을 즐기며 힐튼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 주변으로 산책에 나섰다. 소소한 풍경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힐튼 호텔의 내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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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8.02.25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으시는 분이시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풍경들이 많이 있네요.^^

    • 보리올 2018.02.26 0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다큐멘터리 사진찍기를 좋아합니다. 여행 사진은 기록을 위해 열심히 찍고 있고요.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2. justin 2018.03.19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도 워터택시타고 호숫가 풍경을 즐기면서 힐튼가서 쉬고 싶습니다!

 

빅토리아에 가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란 곳이다. 이너 하버에서 큰 바다로 나가는 왼쪽 길목에 있다. 옛날에는 고깃배들이 들고났던 곳이지만 지금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소가 되었다. 고요한 바다 위에 고즈넉이 떠있는 수상가옥들이 여길 빼곡히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파도를 타고 오르내리며 사는 재미가 어떤지, 저녁이면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는 삶이 어떨까 늘 궁금증이 인다. 집집마다 자전거는 기본이고 카누나 카약까지 비치해 놓았다. 물방개 같은 하버 페리(Harbour Ferry)도 가끔 찾아오고, 지나는 사람에게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물개 몇 마리를 만나는 행운도 얻는다. 나에겐 이 모두가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 소개되어 일약 유명해진 밥스(Barbs)란 길거리 식당도 여기에 있다. 이 식당은 피시앤칩스(Fish & Chips)로 유명한데 맛보다는 호기심으로 주문을 했다.

 

빅토리아 외항으로 나가는 길목에 피셔맨스 워프를 알리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만 운행하는 하버 페리가 피셔맨스 워프로 들어서고 있다.

 

 

 

 

 

 

 

 

 

 

 

피셔맨스 워프의 볼거리로 수상가옥을 첫 손에 꼽는다.

바다 위로 난 보드워크를 걸으며 바다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학습의 효과인지 사람들이 다가오면 물개들이 나타나 먹이를 달라 조른다.

 

 

해가 태평양으로 내려앉으면서 낮게 깔린 햇살이 수상가옥을 비추고 있다.

 

 

피셔맨스 워프의 명물로 통하는 밥스란 길거리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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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09.24 0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상가옥 구경도 하고, 물개 먹이도 주고, 피쉬앤칩스도 먹으러 꼭 가볼만한 곳이네요.^^
    사람사는 모습들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입니다.

    • 보리올 2016.09.24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빅토리아 참으로 괜찮은 도시입니다. 빅토리아 방문 전이라면 다음에 꼭 한번 들르세요. 토론토나 동부완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2. justin 2016.10.06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유가 넘치기도 하지만 즐길 줄 알고 색깔도 다양하고 무언가 틀에 박힌 것 없이 자유롭고 평화롭습니다 ~

    • 보리올 2016.10.14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러다가 나중에 빅토리아 피셔맨스 워프에 수상가옥 하나 마련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구나. 우리에게 무상 렌트를 해주렴.

 

밀포드 트랙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가이드 트램핑이나 자유 트램핑 모두 숙소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가 없다. 밀포드 트랙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샌드플라이 포인트(Sandfly Point)에서 보트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를 건너야 하는 시각도 정해져 있어 아침부터 출발을 서둘렀다. 길이 평탄하긴 하지만 하루 걷는 거리론 다른 날보다 긴 18km6시간 안에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서 강(Arther River)을 따라 내려가며 보트쉐드(Boatshed) 쉘터를 지났다. 멕케이 폭포(MacKay Falls)도 큰 감흥 없이 둘러보았다. 아다 호수(Lake Ada)와 자이언츠 게이트 폭포(Giants Gate Falls)를 지나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닿았다. 예상보단 좀 빨리 도착한 것이다. 이렇게 3 4일의 밀포드 트랙을 모두 마쳤다. 밀포드 사운드를 건너는 조그만 보트에 몸을 실었다.

 

테아나우로 이동하는 버스 속에서 밀포드 트랙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뭔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엔 이 정도 트레킹 코스는 이 세상에 널려 있다고 본다. 물론 밀포드 트랙을 폄하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세계 10대 트레일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세를 탈 이유는 없어 보였다. 실제보다 부풀려 알려진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마케팅 효과였을까? 아니면 1908년에 <런던 스펙테이터>란 잡지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랙으로 소개된 글의 영향이었을까? 아마 그 글을 쓴 사람은 이 세상에서 오직 이곳만 걸은 모양이다 싶었다. 그저 걷기 편하고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라 그래도 방문할 가치는 있다는 정도가 내 평가였다. 그럼에도 예약이 밀릴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하루 입장 인원을 가이드 트램핑 50, 자유 트램핑 40명으로 제한하는 정책이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간 내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컸던 모양이다.

 

 

아서 강을 따라 놓인 산길을 걸어 밀포드 트랙의 종점으로 향했다.

 

별다른 특징이 없어 감흥도 없었던 멕케이 폭포

 

 

 

강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산길엔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낙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수량은 제법 많았던 자이언츠 게이트 폭포

 

자이언츠 게이트 폭포 아래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강물 속을 유영하는 뱀장어가 보였다.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바람을 타고 흘러 드는 구름이 서서히 하늘을 덮고 있다.

 

 

밀포드 트랙의 종점인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도착했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와 마치 호수 같았던 밀포드 사운드가 눈앞에 나타났다.

하늘로 치솟은 산자락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보트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를 건널 때 시야에 들어온 이름 모를 폭포

 

 

밀포드 사운드를 건너 마리나에 도착함으로써 모든 일정을 마쳤다.

 

밀포드 사운드에서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

 

테아나우로 가는 도중에 호머 터널을 통과했다. 1.2km가 넘는 터널은 상당한 경사를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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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4.29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포드 트랙은 저에게 한국에서 잔뜩 기대하고 맛 본, 하지만 아주 깨끗하고 특유의 베트남 쌀국수의 진한 향과 맛이 없는 비싸기만한
    pho 였습니다.

    • 보리올 2016.04.29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근에 댓글을 많이 달더니 네 댓글의 표현력이 일취월장이로구나. 좋은 현상이다. 밀포드 트랙은 나에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은 곳이었지.

 

펀디 해안 드라이브를 달리고 있는 우리는 이제 뉴 브런스윅에 있는 두 개 국립공원 중 하나인 펀디 국립공원(Fundy National Park)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펀디 국립공원은 펀디 만(Bay of Fundy)이 자랑하는 엄청난 조수간만의 차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194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았을 것이다. 난 이미 몇 차례 다녀간 곳이라 호기심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단지 단풍 시즌엔 처음이라 약간의 기대가 없진 않았으나, 이곳 단풍은 희미한 흔적만 남겨놓고 있을 뿐이었다.   

 

단풍보다는 차라리 펀디 만의 둘쑥날쑥한 해안선을 따라 여행한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기로 했다. 캐나다에서 펀디 만은 꽤나 유명한 곳이다. 우리 나라의 인천 앞바다도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고 배웠지만, 여기 펀디 만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라 본다. 펀디 만은 이 세상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곳이기 때문이다. 간조와 만조의 해수면 차이가 무려 16m를 넘는다고 하고, 하루에 두 번씩 1,000억 톤의 바닷물이 들락거린다니 나로선 도저히 그 규모를 짐작하지 못하겠다. 하여간 그런 조수의 움직임이 만든 걸작을 여기 사람들은 자연의 경이라 부른다. 그래서 몇년 전 새로운 7대 자연경관을 선정한다고 야단법석을 떨 때, 이 펀디 만도 최종 경합했던 곳 중의 하나였다.    

 

펀디 국립공원을 빠져 나오면 알마(Alma)란 작은 마을이 나온다. 썰물 때면 바닷물이 빠져나간 모래사장을 거의 1km나 걸어나갈 수 있다. 갯벌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모래나 갯벌에 사는 해양생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케이프 인레이지(Cape Enrage)로 향했다. 등대가 아름답다기 보다는 등대가 서있는 50m 벼랑이 바다와 절묘하게 배합을 이룬다. 그 위에 하얀 바탕에 빨간 지붕을 인 등대가 세워져 있는 것이다. 내 눈에는 빨간 지붕을 한 식당 건물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자일을 이용해 절벽을 내려가는 라펠링(Rappelling)을 체험할 수 있으며, 얼마 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짚라인(Zip Line)을 설치하기도 했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이용해 잠시 바닷가를 거닐었다.   

 

114번 도로에서 멀지 않은 소밀 크릭 커버 브리지(Sawmill Creek Covered Bridge)를 찾았다. 다리에 지붕을 씌운 평범한 다리가 관광 상품이 됐다는 것이 내겐 좀 신기했다. 다리에 지붕을 씌운 이유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지붕을 씌우면 나무로 된 다리 구조물이 훨씬 오래 간다고 한다. 비와 태양에 노출되면 10~15년밖에 가지 못한다고 하니 지붕을 씌우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었을 것이다. 1905년에 지어진 이 다리가 100년 넘게 버틴 것을 보면 수긍이 간다. 정부에선 콘크리트 다리로 대체하려 했으나 주민들이 반대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금도 주민들이 보호단체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 보전에 정부보다 주민들이 앞장서는 재미있는 나라다.

 

조수가 바위를 깍아 만든 자연의 경이를 보려면 호프웰 락스(Hopewell Rocks)만한 곳이 없다. 집채만한 바위들이 하루에 두 번씩 들락거리는 조수의 엄청난 힘에 침식되어 아래가 짤록한 모양새를 가진 화병 모양으로 변했다. 무겁고 덩치 큰 부분이 머리에 있으니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바닷물이 들어와 마음대로 바닷가를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미리 조수표를 확인하거나 공원 안내판에 표시된 간조 시간에 잘 맞추면 바닷물이 빠져나간 모래사장을 걸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보다 절묘하게 생긴 바위들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좀 아쉽게 되었다. 나야 여길 자주 왔지만 집사람은 처음인데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만조에는 카약을 타고 바위 주변을 돌아다니는 프로그램도 있다.     

 

몽튼(Moncton)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몽튼은 광역으로 치면 인구 14만 명을 가진 꽤 큰 도시다. 철도와 육로가 연결된 교통의 요지에 최근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서 펀디 해안 드라이브의 마지막 구간을 달렸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구경은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단지 이 드라이브 코스의 종착점을 찍기 위해 달리는 것이다. 오락(Aulac)에 있는 종점 표지판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이 드라이브 코스는 구경을 하면서 돌면 하루로는 좀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1 2일로 오면 여유가 있어 좋을 듯 하다.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크다는 펀디 만에는 펀디 국립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바닷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지켜보기 좋은 곳이다.

 

알버트 카운티(Albert County)에 속한 알마는 인구 230명을 가진 작은 어촌마을이다.

랍스터와 가리비를 잡는 어촌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이프 인레이지는 앙증맞은 등대가 50m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빨간 지붕을 한 식당 건물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바다 건너 보이는 육지가 노바 스코샤 땅이다.

 

 

 

몽튼 가는 길에 지붕 달린 다리를 발견했다. 호프웰 힐(Hopewell Hill)의 소밀 크릭을 건너는 다리인데,

뉴 브런스윅에는 아직도 이런 커버 브리지가 60여 개 남아 있다고 한다.

 

쉐포디(Shepody)를 지날 즈음, 푸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아름다워 차를 세우고 사진 한 장 찍었다.

 

 

 

 

 

 

바닷물에 깍인 기묘한 바위가 지천에 깔린 호프웰 락스에 닿았다.

물이 들어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는 없었지만 바닷가로 내려가 일부분은 감상할 수 있었다.

 

펀디 해안 드리이브의 동쪽 종착점에 도착했다. 어두워진 밤이라 헤드라이트 불빛을 밝히고 사진을 찍었다.

이 지점이 아카디언 해안 드라이브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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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ima bella 2013.12.22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펀디만은 캐나다에서 아직 못가본 곳 중 하나인데...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죠.
    역시 바위가 장관이네요~~

    • 보리올 2013.12.22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몇 년간 노바 스코샤에 산 적이 있어 펀디 만은 자주 갔던 곳 중 하나입니다. 조수의 엄청난 힘이 만든 자연의 경이를 많이 접했었지요. 호프웰 락스(Hopewell Rocks)의 기기묘묘한 바위 모양을 찍은 사진은 앞으로 더 올릴 예정입니다. 굉장히 멋진 곳이지요. 언제 한 번 다녀오시길 강추합니다.

  2. Justin 2013.12.22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보니까 방가운 곳들이 있는데 왜 저는 Hopewell Rocks 를 못 보고 왔을까요? 그 근처는 가족과 함께 대부분 보고 왔었는데 말이지요.

    • 보리올 2013.12.22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때는 당일로 뉴 브런스윅을 다녀오느라 거기까지 갈 시간이 없었지. 노바 스코샤 있을 때 몇 번 다녀왔다만 갈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언제 꼭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