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를 데리고 퀘벡시티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몽 트랑블랑(Mont Tremblant). 한번 다녀간 곳이라고 산세와 마을이 눈에 익었다. 여긴 캐나다 단풍을 대표하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단풍으론 온타리오의 알공퀸 주립공원과 쌍벽을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몽 트랑블랑은 스키 리조트로 개발된 곳이다. 산자락에 리조트 시설이 꽤 넓게 자리잡고 있음에도 자연과 잘 어우러져 그리 요란스럽진 않았다. 혹자는 이 스키 리조트가 캐나다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밴쿠버 인근에 있는 휘슬러와 비교하기도 한다. 두 군데를 모두 다녀온 사람에겐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휘슬러는 해발 2,160m의 산세에 슬로프 200개를 가지고 있는 반면 몽 트랑블랑은 해발 875m, 슬로프 95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 로키에 145개의 슬로프를 가진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도 있다.

 

트랑블랑 호숫가에 있는 부두에서 보트 뒤로 펼쳐진 몽 트랑블랑 산자락의 단풍을 먼저 만났다. 붉으죽죽하고 노르스름한 단풍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 안에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파스텔 풍의 마을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부터 둘러본 뒤에 무료 곤돌라를 타고 어퍼 빌리지로 올랐다. 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인공암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단풍이 만개한 숲길을 걸어 산중턱까지 걸어 올랐다. 알록달록한 단풍과 파스텔 풍의 마을이 어우러져 한층 기품을 뽐냈고, 눈 아래 트랑블랑 호수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단풍이 펼쳐졌다. 하늘의 시샘인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차로 돌아와 몬트리올로 향했다.





보트가 계류된 부두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펼쳐진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다.





울긋불긋한 산자락을 지척에 두고 호숫가를 걷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우리 모두 관광객 모드로 전환해 가게를 기웃거리며 느긋하게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어퍼 빌리지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의외로 많았다.





돈을 내고 타는 곤돌라 대신에 산중턱까지 두 발로 걸어올랐다. 트랑블랑 호수를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가지고 카지노로 올랐다. 마을에서 본 단풍보단 훨씬 가까이서 단풍을 볼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7.11.15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이 지은 건물들도 다 단풍이 든 것 같아요~!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것이 좋습니다!

    • 보리올 2017.11.16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이 지은 인공물이 많으면 대체적으로 자연과 부조화를 보이는데, 몽 트랑블랑은 그 두 가지가 꽤 잘 어울리는 곳이지.

 

하루가 저물었다. 라스 베이거스에 밤이 찾아온 것이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오면서 도시의 활력 또한 다시 살아났다. 엄밀히 말하면 라스 베이거스는 밤이 되어야 더 활기에 넘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전날 구경하지 못한 스트립의 남쪽 구역을 보러 나섰다. 어느 곳이나 네온사인은 번쩍였고 그 아래 사람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아무 때나 환호를 했다. 이런 자극적인 풍경이 사람들을 흥분시키다니 나로선 놀랍기만 했다. 이런 곳을 빨리 벗어나 자연으로 가고픈 내가 좀 이상한 사람이었다. 지나는 호텔마다 카지노는 사람들로 넘쳤다. 인위적으로 조작된 확률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잭팟의 주인공이 자신일 것이라 믿는 것 같았다. 우리도 슬롯머신 앞에서 지폐 한장으로 선을 긋고 운수를 테스트해 보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일정한 시각이 되면 음악에 맞춰 물줄기를 뿜어내는 벨라지오(Bellagio) 분수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우리도 저녁을 먹곤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기다렸다. 이 분수쇼는 공짜다. 내가 알기론 라스 베이거스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쇼 서너 가지 중의 하나다. 예외적인 케이스라 해야 하나? 라스 베이거스는 돈이 넘치는 도시답게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호텔을 온라인으로 예약하면서 결제한 금액 외에도 현지에서 뭔 명목으로 만만치 않은 금액을 별도로 내야 했고 주차비도 따로 받았다. 객실에는 냉장고나 마이크로 오븐, 커피포트 등이 일체 없다. 모두 밖에서 사서 먹으란 의미다. 비행기 탑승권 한 장을 호텔에서 프린트했더니 그것도 5불을 받는다. 렌터카는 책임보험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이 또한 별도로 받았다. 온통 돈으로 통하는 세상이라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가야 한다.

 

 

 

 

 

 

 

 

 

 

 

전날 구경하지 못 했던 스트립의 남쪽 지역을 탐사했다. 야경이 무척 현란해서 눈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스트립에서 벗어나 약간 외곽에 있는 대장금이란 한국식당을 찾았다.

김치순두부를 시켰는데 맛도 괜찮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일정한 시각이 되면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분수쇼가 펼쳐진다.

음악에 맞춰 높이 솟구치는 물줄기가 춤을 추는 이 공연은 무료다.

 

 

 

우리가 묵었던 플라밍고 호텔의 카지노에서 우리도 지폐 한 장씩 들고 행운을 시험할 겸해서 슬롯머신 앞에 앉았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6.08.17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습니다! 잭팟이 터졌어야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들려주셨던 렌트카 해프닝이 생각이 납니다! 라스베가스랑은 저희랑 궁합이 안 맞나봅니다.

 

집사람과 둘이서 다시 여행을 떠났다. 라스 베이거스(Las Vegas)에 거점을 마련하고 그 주변을 돌아볼 생각이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환락의 도시, 라스 베이거스가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도시라 집사람도 언젠가는 가봐야할 곳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바로 가는 직항을 타지 않고 미국 국경을 넘어 벨링햄(Bellingham)에서 비행기를 탔다. 저가항공사인 얼리전트(Allegiant)를 택했는데 서비스는 형편없었지만 싼 맛에 항공권을 구입했다. 라스 베이거스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카지노와 도박,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쇼 공연, 현란한 야경, 고급음식점, 사막 등이 머릿속을 스친다. 도박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게는 도박과 환락의 도시란 인상이 강했다. 노을이 곱게 내려앉는 시각에 라스 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셔틀버스로 스트립에 있는 플라밍고 호텔로 이동해 체크인을 마쳤다.

 

저녁을 먹고 밤거리를 걷자는 생각에 밖으로 나섰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가장 번화한 스트립을 좀 걸을 예정이었다. 1인당 5불씩을 받는 모노레일을 이용해 스트립 북쪽에 위치한 스트라토스피어(Stratosphere)로 갔다.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타이페퍼(Thai Pepper)란 태국 식당이 나타나 안으로 들어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는가. 팟타이(Pad Thai)를 시켰다. 스트라토스피어에서 호텔까지 야경을 즐기며 천천히 걸었다. 호텔이 대부분인 고층건물이 줄지어 나타났고 그 모두가 예외없이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외관을 장식하고 있었다. 무슨 조명 경연장에 온 것 같았다. 서커스서커스, 미라지, 트레져 아일랜드 등을 지나쳤다. 집사람은 이런 화려한 풍경이 마음에 드는지 평소완 달리 휴대폰을 꺼내는 횟수가 많아졌다. 늦은 밤인데도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성업 중인 카지노도 몇 군데 들러 잠시 눈요기만 했다.

 

벨링햄에서 얼리전트 항공사의 비행기에 올라 라스 베이거스로 향했다.

 

 

라스 베이거스 상공에 도착해 석양을 맞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라스 베이거스는 계획도시답게 도로가 각이 잡혀 있었다.

 

라스 베이거스의 관문인 매캐런(McCarren) 국제공항. 도박의 도시답게 공항에도 슬롯머신이 설치되어 있다.

 

7km의 짧은 구간이긴 하지만 라스 베이거스에도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었다.

 

 

 

스트라토스피어 인근의 타이 식당에서 팟타이로 저녁을 먹었다.

 

 

 

 

 

 

 

 

스트립 북쪽의 스트라토스피어에서 시작해 남쪽을 향해 걸었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유명 호텔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잠시 맛보기로 카지노에 들러 분위기만 살펴 보았다.

 

'여행을 떠나다 -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바다] 라스 베이거스 ③  (2) 2016.08.14
[네바다] 라스 베이거스 ②  (2) 2016.08.10
[네바다] 라스 베이거스 ①  (4) 2016.08.08
[하와이] 호놀룰루 ③  (2) 2016.08.06
[하와이] 호놀룰루 ②  (2) 2016.07.30
[하와이] 호놀룰루 ①  (2) 2016.07.27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unnyvale 2016.08.09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웬지 느낌에는 도시 보러 가신건 아니실거 같고 하이킹 가신거 같은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자이언이나 브라이스 캐년 가신거 아니신지.. 하하. 사실은 제가 내년 4월에 둘 중에 한곳을 가려고 하거든요. 베가스 인해서 쥬시 밴이라는걸 하나 빌려서 캠핑을 할려고해요. 그거 아니라도 베가스는 먹을거 볼거 많고 근처에 국립공원 많아서 좋아하는 곳입니다.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네요.

    • 보리올 2016.08.10 1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라스 베이거스가 목적지는 아니었고 다른 곳을 둘러보는 베이스 역할을 했지요. 전 라스 베이거스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단한 도시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2. justin 2016.08.13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도박과 환락과는 거리가 한참 먼 아버지, 어머니 같은 손님들한테는 최고의 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라스베가스보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 주위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라스 베이거스(Las Vegas)는 도박과 환락의 도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일 것이다. 자청해서는 거의 올 일이 없는 이 도시를 실로 우연히 오게 되었다. 밴쿠버 산꾼들과 데스밸리를 가기 위해 가장 가까운 도시를 찾다 보니 이 도시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래도 난 몸에 맞지 않는 양복을 입은 사람처럼 내내 불편했다. 빨리 이 도시를 벗어나고 싶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 이곳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 머물만한 곳은 결코 아니었다.

   

소문에 듣던 대로 라스 베이거스의 밤은 무척이나 화려했다. 여기저기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콘크리트 건물 속에는 카지노가 넘쳐났다. 기계 앞에서 꼬박 밤을 새며 돈을 헌납하는 사람들로 도박장은 늘 붐볐다. 사람에 의해 조작된 기계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텐데도 왜 이리 열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물 부페로 유명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유명세 때문인지 길게 줄을 서서는 꽤 오래 지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일인당 40불이 훨씬 넘는 입장료가 만만치 않았다. 대식가가 없는 우리 일행은 많이 손해를 본 느낌이 들었다. 본전을 뽑겠다고 비싼 랍스터와 게만 가져다 열심히 먹는 얌체족들도 많았다. 저녁 식사 후엔 각자 라스 베이거스의 밤 풍경을 보기 위해 자유시간을 가졌다.

 

 

 

  

 

라스 베이거스란 도시를 둘러보고 내린 결론은 이 도시를 도박과 연결시키지만 않는다면 그런대로 즐길거리가 많다는 것이었다. 의외로 가족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레스토랑에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도 있고, 세계적인 이름을 얻은 유명한 쇼를 밤마다 차례로 구경할 수도 있지 않는가. 그런 면에선 긍정적인 면도 좀 보였다.

 

 

 

 

우린 스트래토스피어 타워(Stratosphere) 호텔과 엑스칼리버(Excalibur) 호텔에서 각각 하루씩을 묵었다. 별 세 개 또는 세 개 반의 호텔이었지만 도박으로 우리 주머니를 우려낼 꿍꿍이였는지 호텔료는 그리 비싸지 않았다. 라스 베이거스에선 그런대로 이름이 있는 호텔이었는 데도 말이다.

 

 

 

'여행을 떠나다 -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 – A380 탑승기  (0) 2012.12.08
뉴욕 맛보기  (0) 2012.12.07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 베이거스  (6) 2012.10.27
네바다, 레드 락 캐니언  (1) 2012.10.26
데스밸리 국립공원 (3)  (2) 2012.10.25
데스밸리 국립공원 (2)  (2) 2012.10.24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지인 2012.10.29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 밤의도시 Las Vegas... 저도 가보고싶어요!!!!!! 미국여행 언제야 가볼까요~ ㅠㅠ

  2. 보리올 2012.10.29 20: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막내는 이런 도시의 화려함이 좋은 모양이지? 아빠는 별로던데. 아, 그 유명하고 비싼 쇼는 제외하고.

  3. 해인이 2012.10.31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스베가스.... 여기서 맘먹으면 400불 주고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인데 저는 아직 한번도 갔다와보질 못했네요.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싶어요!!!!!!!! 근데 그 전에 .. 저는 LA가고 싶은데..

    • 보리올 2012.10.31 2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라스 베이거스도 가보고 싶고 LA도 가보고 싶다? 우리 해인이도 나 닮아 방랑벽이 있나?

  4. 이종인 2012.11.21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같이 가족끼리 오래간만에 미국 서부쪽 여행가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게 내년이 됐으면 좋겠어요! 일단 여행 경비는 각자 알아서 부담할까요?
    갑자기 가족이 간만에 여행갈거 생각하니까 설레기 시작하네요!

  5. 보리올 2012.11.21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년 초에 진짜 가족 여행 한 번 같이 할까? 라스 베이거스에서는 하룻밤 자면서 공연이나 보고. 너희들이 커 가면서 각자 스케쥴이 바빠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그것 참 좋은 아이디어다. 네가 잘 추진해 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