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티 하면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퀴즈 하나가 떠오른다. 미국 어느 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는데 관제탑으로 전화가 걸려 왔단다. 비행기에 폭약을 설치했으니 해발 2,000m 아래로 내려오면 비행기는 자동 폭발한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전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비행기는 영영 착륙할 수 없다는 말 아닌가. 관제탑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조종사는 처음엔 무척 당황하다가 어느 순간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기수를 남으로 돌렸단다. “이 비행기는 어디로 갔을까요?”가 퀴즈의 내용이었다. 답은 당연 멕시코 시티였다. 왜냐 하면 멕시코 시티 국제공항은 해발 2,230m의 높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 시티는 인구가 885만 명이라 하지만 광역으로 치면 2천만 명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도 엄청 큰 도시인 셈이다. 예전부터 은 생산으로 부유했던 멕시코는 지금은 옛 영화를 많이 잃었다. 하지만 어느 도시를 가던 그 나름대로 특색이 있고 분위기가 남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은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데킬라, 코로나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거기에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멕시코 음식까지 더해진다면 이만한 여행지가 어디 흔할까 싶다. , 멕시코 치안 문제는 늘 골치거리다.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멕시코 시티의 소칼로 광장이나 과나후아토, 칸쿤에서는 그리 위험을 느낄 수 없었지만 그 밖을 벗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지 못한다.

   

멕시코 시티의 중심은 단연 소칼로(Zocalo) 광장이다. 소칼로의 정식 명칭은 헌법 광장(Plaza de la Constitucion). 이 광장을 중심으로 유럽 스타일의 도심이 형성된 것은 스페인 정복자들 때문이었다. 아즈텍 문명을 멸망시킨 그들은 당시 아즈텍 최고 도시였던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을 허물고 그 위에 그들의 도시를 건설한 것이 바로 멕시코 시티다. 대통령궁과 메트로 폴리타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과 같은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소칼로 광장은 멕시코 시티 시민들의 휴식처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광장엔 사람들로 넘쳐 흘렀고 여기저기서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다. 끊임없이 열리는 시위를 막기 위해 일부러 가건물을 설치하거나 갖가지 행사를 개최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정말 그 때문일까?

 

 

 

     

묘한 기대감에 들떠 소칼로 광장 구경에 나섰다. 볼거리가 많아 지루하진 않았다. 내가 갔을 때가 성탄절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라 그런지 공기 속에서 뭔가 들뜬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건물에 붙인 크리스마스 장식도 그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광장 가운데에선 군악대가 연주를 하고 있어 몇 곡을 들었다. 광장 외곽 길거리에는 좌판을 벌이고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많았다. 카드점을 치는 점쟁이는 한가롭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고, 손으로 악기를 돌리며 노래를 들려준 댓가로 동전 한 푼을 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인디오 복장을 한 거리 악사들의 신나는 공연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인다. 어디 그 뿐인가. 알바카(Albaca)란 허브를 태운 연기로 사람에게서 사악한 영혼을 쫓아낸다는 인디오 주술사, 오토바이를 개조한 듯한 세 바퀴 달린 앙증맞은 택시, 그리고 옛 사람들을 그린 벽화까지 모두 달력을 장식할만한 멕시코 고유의 풍경이라 할만 했다.

 

 

 

 

 

 

 

 

 

 

       

대성당 옆으로 가니 아즈텍 신전에서 유적 발굴이 한창이었다. 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라 부르는 이곳은 입장료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밖에서도 대강의 모습은 볼 수가 있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신전을 부숴 그 돌로 다른 건물을 지었다는데, 지하에 몇 겹으로 세워진 건물 토대는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대통령궁 안에 있다는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벽화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대통령궁 공식 행사 때문에 이틀간 일체 사람들 출입을 차단한다고 한다. 디에고 리베라의 탄생지였던 과나후아토의 박물관도 문을 닫아 허탕을 쳤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소칼로 광장을 벗어나 지하철 역사로 걸음을 옮겼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다. 지하철이나 역사는 좀 낡긴 했지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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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dy 2013.09.14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칼로 광장에 가봤다니 부러워요ㅠㅜ 저는 8월 19일부터 30일까지 다녀왔는데 멕시코 교육개혁 반대운동 시위때문에 광장이 폐쇠되서 못가봤습니다. 그래도 사진으로나 봐서 조금 위안이 됩니다. 그럼 좋은하루되세요!!

  2. 보리올 2013.09.15 0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의 2주를 멕시코에 계셨는데 시위 때문에 소칼로 광장에 가시지 못했단 말씀입니까? 속 많이 상하셨겠네요. 다음에 멕시코 또 오란 의미로 편하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칸쿤을 떠나는 날이 밝았다. 3 4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미련이 남지는 않았다. 원래 해변에서 빈둥거리는 체질이 아닌데다가 날씨가 무더워 오래 버티기가 힘이 들었다. 오늘도 시작은 바닷가에서 일출을 맞는 것이었다. 3일 계속해 바닷가 일출을 보고 있는데 질리지도 않는다. 칸쿤 일출이 유별나지는 않았지만 해변을 거닐며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는 것이 그래도 낭만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모래사장에 앉아 북을 치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무슨 종교 행사가 분명한데 도대체 무엇을 믿는 사람들일까?

 

 

 

호텔 존에서 센트로로 나와 아데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카운터는 아직 열지 않았다. 한데 어디 앉아서 기다릴만한 좌석이 없었다. 명색이 유명 관광지라면서 이런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않았다니 좀 어이가 없었다. 멕시코행 항공권을 구입할 때 칸쿤에서 멕시코 시티 가는 국내선 구간도 함께 끊으려 했는데, 이 국내선 구간을 넣으니 500불이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국내선 구간을 빼고 국제선 노선만 구입을 하고 국내선은 비바 항공에서 인터넷으로 직접 끊었더니 편도 60불을 받는다. 하마터면 꽤 큰 돈을 날릴 뻔했다.

 

또 한 가지 여행팁. 칸쿤 공항에 있는 환전소 환율이 여행객들에게 너무 불리했다. 칸쿤에 도착했을 때 버스비 하려고 50불만 바꾸려 했더니 환전소 아줌마가 자기네는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으니 더 바꾸라 꼬시는데도 응하지 않았다. 캐나다 달러 1불에 10.14페소를 받았는데, 칸쿤 호텔 존의 길거리 환전소에선 12.40페소를 준다. 멕시코 시티 공항의 환전소에서도 12.35페소를 주었다. 100불을 바꾸는데 1,014페소 주는 곳과 1,240페소 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를 택하겠는가? 그 차액 226페소면 길거리 음식 대여섯 번은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니 말이다. 한 마디로 칸쿤 공항은 어리버리한 관광객들을 상대로 엄청난 폭리를 취한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비행기가 칸쿤을 날아 오르자, 옥빛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참으로 바다색이 묘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옥빛 바다를 보기 위해 다시 오고 싶다. 2시간을 날아 멕시코 시티에 닿았다. 멕시코 시티는 예상대로 사람이 많고 시끌법적했다. 칸쿤에 비해 공기는 탁했지만 날씨가 무덥지 않아 좋았다. 공항 안내소에서도 영어로 소통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의외로 영어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미국과 접해 있고 많은 인적, 경제적 교류가 있음에도 영어하는 사람이 이리 드물다니 꽤나 의외였다.

 

 

 

 

공항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지하철은 상당히 잘 되어 있어 서민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일단 노선만 습득하면 이용에 별 어려움이 없다. 환승인 경우는 걷는 거리가 너무 멀어 다리가 아플 정도였다. 지하철 한 번 타는 승차권은 단돈 3페소. 우리나라 돈으로 300원이니 부담이 전혀 없다. 지하철을 타고 북부 터미널로 바로 직행했다. 과나후아토 가는 장거리 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프리메라(Primera)에서 표를 샀다. 5시간 걸린다 하는데 편도 요금으로 430페소를 냈다. 저녁으로 빵과 물을 샀다. 여기는 버스를 타는데도 공항처럼 보안 검색을 한다. 그런데 보안 검색을 마치고 10 m 걸어 과나후아토 행 버스 앞으로 갔더니 여기서 또 한 번의 몸 수색와 짐 검사를 하지 않는가. 아무리 치안이 불안하다 해도 이럴 수가 있는가 싶었다. 검사를 마치고 버스 타는 사람에게 샌드위치와 음료수가 든 봉지를 건넨다. 병주고 약주는 격이었지만 기분은 조금 풀렸다. 그런데 정작 버스가 출발할 즈음엔 보안 요원이 버스에 올라오더니 승객들 얼굴을 하나하나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가는 것이 아닌가. , 내가 졌다. 멕시코에서 장거리 버스 여행 하기 진짜 힘드네.

 

 

 

 

 

자정이 가까워 과나후아토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센트로로 향했다. 지하 터널로 이어진 좁은 길을 한참 달린다. 자정을 넘긴 시각임에도 술집과 공원에는 맥주병을 든 젊은이들로 붐볐다. 치안이 그리 불안해 보이진 않았다. 도심을 둘러보다가 길가에 있는 호스텔을 잡았다. 창문도 없이 방 안에 침대 하나만 달랑 있는 1인실을 150페소 주었다. 아침 일찍 나갈 것이니 잠시 눈만 붙이면 된다. 12시간이 넘는 이동에 피곤해진 몸을 누이고 편히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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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7.31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릴러 영화 추격신에 나올것 같은 으스스한 터널이네요...한밤이라 걸어가는 사람도없고 혼자 택시를 타고가면 무섭겠는데요...^^ 영어도 안되는데 우리 말까지 엉망이라 부끄럽습니다...ㅠㅠ 무념무상을 거꾸로 쓰다니~ ㅠㅠ

  2. 보리올 2013.08.01 0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나후아토는 제가 좋아하는 풍경을 가지고 있어 무척 인상이 깊었습니다. 지하 차도도 인상적이었지만 파스텔 톤의 가옥과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있어 저를 매료시켰던 곳이었지요. 새상은 넓고 갈 곳은 너무 많아 걱정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멕시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 타코(Taco)일 것이고, 술은 테킬라(Tequila)를 들 것이다. 멕시코에 대한 내 상식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 두 가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 케사디야(Quesadilla)라 불리는 멕시코 음식도 캐나다 레스토랑에서 몇 번 먹은 적이 있어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멕시코 음식은 우리 입맛에 대체로 잘 맞는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까다로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멕시코 음식 덕분에 여행의 풍미가 훨씬 다채로웠다. 멕시코에서 난 레스토랑보다는 길거리 음식을 더 선호했다. 타코, 토르타(Torta), 케사디야와 같은 음식은 값도 싸고 맛도 좋았으며 어디에서든 쉽게 먹을 수가 있어 좋았다.

  

멕시코 대표 음식으로 사랑받는 타코는 손바닥 크기만큼 동그랗게 부쳐낸 옥수수 또는 밀가루 전병, 토르티야(Tortilla)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 각종 육류와 고추, 피망, 양파 등 야채를 볶아 만든 소를 쌈처럼 싸서 거기에 소스를 쳐서 먹는 간편한 요리다. 어떤 종류의 소를 넣고 먹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주로 고기와 채소, 콩을 많이 싸먹지만 무엇으로도 소를 만들 수 있다. 볼리요라 불리는 빵을 잘라 그 속에 여러가지 소를 넣고 먹는 토르타, 멕시코 피자로 불리는 케사디야도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행 중에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기에는 최고의 음식이 아닌가 싶다.  

 

칸쿤에 처음 도착해 센트로에서 찾은 케사디야 식당.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규모가 있는 케사디야 체인점이었다. 케사디야 하나에 13페소. 물론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긴 했다. 하나는 닭고기를, 다른 하나는 돼지고기를 시켰다. 돼지고기 케사디야가 탁월한 선택이었다. 캐나다에서 먹던 케사디야완 맛이 완전히 달랐다. 눈 앞에서 구워져 나오는 케사디야 두 개로 한 끼가 충분히 해결되었다.

 

 

 

칸쿤 호텔 존을 구경하면서 다른 케사디야 체인점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케사디야는 이미 먹어 보았기에 다른 메뉴를 시켰다. 이번에 시킨 메뉴는 소페(Sope). 크기는 작지만 좀더 두꺼운 토르티야 위에 검정콩 갈은 것과 치즈, 돼지고기를 얹고 일차 구운 후에 그 위에 다시 야채와  소스를 얹어 나왔다. 가격은 한 개에 15페소. 케사디야에 비해 조금 비싸게 받는다. 맛은 그런대로 훌륭했지만 아무리 잘 잡고 먹어도 내용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뜨거운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 이슬라 무레헤스를 자전거로 누비던 와중에 허름한 코코넛 가게가 눈에 들어와 자전거를 세웠다. 난 가공된 주스를 팔 것이라 예상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주인이 냉장 보관하고 있는 코코넛을 꺼내오더니 직접 칼로 잘라 그 안에 든 물을 마시게 한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그 청량감이란그리곤 코코넛을 두 조각으로 잘라 속을 파먹으라 숟가락을 건넨다. 코코넛 하나에 30페소를 받았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목마른 나에겐 하늘이 보내준 감로수 같았다.

 

 

 

     

푼타 수르를 구경하고 이슬라 무헤레스 섬의 다운타운으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대로변에는 레스토랑만 있어 뒷골목으로 돌어가 현지인들을 상대하는 허름한 타코집을 하나 찾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 시선이 내게로 집중된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 묻는다. 필시 나같은 동양인이 자주 오는 곳은 아닌 모양이다. 돼지고기에 치즈를 넣은 타코 3개와 콜라 한 병에 시켰더니 모두 해서 40페소를 받는다.

 

 

 

 

 

 

칸쿤 센트로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허름한 현지식당을 찾았다. 라 루피타(La Lupita)란 식당 이름이 예뻐서 불쑥 들어간 것이다. 메뉴를 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고, 웨이터와도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홈 쿡킹이란 단어를 보고 고른 메뉴가 40페소짜리 코미다 코리다(Comida Corrida). 고기는 무엇을 고를 것이냐 해서 치킨을 시켰다. 어떤 음식이 나올지 잔뜩 기대를 하고 기다렸다. 누들 수프가 먼저 나왔는데 엄청 짰다. 메인으론 닭다리와 닭가슴살 하나씩에 매콤한 콩수프, 카레볶음밥이 나왔고, 토르티야가 따로 나왔다. 난 밋밋한 맛의 토르티야를 빼고 그냥 메인 음식만 먹었다. 그런대로 맛은 좋았다. 요리사에게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 했더니 웨이터와 둘이서 멋지게 포즈를 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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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7.28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거, 타고난 복입니다...코코넛 자르는 칼이 밀림에서 원주민이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그 칼?!

  2. 보리올 2013.07.28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곳에 가든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하나의 기쁨이랍니다. 그렇다고 뭐든 잘 먹는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음식에 대한 집착은 오래 전에 버렸지요.

  3. 테레비소녀 2013.07.29 0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끈적이는 새벽..글 잘읽고..사진잘보고…갑니다..ㅠ_ㅠ….배고픔….ㅠ_ㅠ…..

  4. 보리올 2013.07.29 0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미안해서 어쩌죠? 배가 고플 때 이런 음식 사진을 보면 더 허기를 느끼는데 말입니다.

  5. PartyLUV 2013.07.29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맥시코 요리는 최고인거 같아요!ㅠㅠ

  6. 보리올 2013.07.29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멕시코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고 대체적으로 저렴하단 측면에선 매우 칭찬할만 합니다. 그래도 최고의 요리라 하기엔 좀 그렀네요.

 

아침 6시에 일어나 해변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녘 하늘엔 커다란 뭉게구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오늘 일출도 범상치 않을 듯 했다. 해변으로 떠내려온 해초를 걷어내는 인부들 손길이 바쁘다. 오늘 일정은 이슬라 무헤레스를 다녀오는 것이 전부. 이슬라 무헤레스는 칸쿤 앞바다에 떠있는 조그만 섬이다. 후아레스 항(Puerto Juarez)과 호텔 존에 있는 몇 군데 선착장에서 이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호텔 존에 있는 선착장 플라야 토르투가스(Playa Tortugas)로 갔다. 새로운 하루를 열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해변에 탁자, 의자를 나르고 배에도 생수와 음료를 싣는다. 배를 닦고 물을 뿌리는 사람들도 만났다. 호객꾼이 길거리로 나와 칸쿤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투어를 소개한다. 바삐 사는 것은 좋지만 아침부터 너무 소란스런 분위기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가 왜 이렇게 시끄러운 곳으로 여행을 왔단 말인가. 산속 텐트 안에서 따끈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아침을 맞을 걸 하는 후회도 좀 들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지만 아침부터 강렬한 직사광이 장난이 아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고 몸이 끈적끈적하니 기분도 좀 눅눅한 것 같았다. 울트라마르(Ultramar) 페리 보트에 올랐다. 9시에 출항한 페리는 20분을 달려 이슬라 무헤레스에 닿았다.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페리 선상에서 내려다 본 바다 빛깔은 실로 환상적이었다. 머리 속에 각인된 카리브 해의 바다색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를 비취색이라 해야 하나, 아니면 에메랄드? 평생에 한 번은 꼭 보자고 마음 먹었던 이 옥빛 바다가 눈에 들어오자, 텐트에서의 커피 한 잔도 점차 잊혀졌다.

 

 

 

 

  

먼저 다운타운과 노스 비치를 걸으며 구경을 했다. 형형색색의 조그만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마을은 걸어 다녀도 충분했다. 하지만 섬 남쪽에 있다는 푼타 수르(Punta Sur)까지 가려면 뭔가 교통수단이 필요했다. 페리에서는 울트라마르 로고를 단 사람들이 골프 카트 예약을 받았었다. 섬의 길이가 자그마치 10마일이나 된다고 겁을 주며 하루 45불에 골프 카트 렌탈을 권했다. 하지만 섬에 내려 수많은 골프 카트 렌탈 하우스르 지나쳤고 그들 대부분은 하루 30불을 달라 했다.

 

 

 

 

 

 

난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스쿠터를 빌릴까 잠시 고민하다가 내 튼튼한 두 다리를 믿기로 했다. 하루 100페소를 주고 자전거를 건네 받았다. 좀 투박한 자전거긴 했지만 옛날 어릴 적 생각을 하면서 오랜만에 페달을 밟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힘들게 고개를 오르는 나를 보고 골프 카트나 스쿠터를 몰고 가던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는 것 같았다. 나도 살짝 웃으며 소리쳤다. 당신들보다 두 다리가 튼튼하니까 이렇게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고. 물론 속으로 말이다. 그들이 부럽진 않았지만 땀은 무척 흘렸다.

 

섬의 남쪽 끝단인 푼타 수르에 도착했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매점에서 시원한 음료부터 꺼내 들었다. 이첼(Ixchel) 여신상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는다 난리다. 이 이첼이란 달의 여신 때문에 여인의 섬이란 이름이 얻은 모양이었다. 바닷가 바위에서 바람을 쐬며 한가롭게 쉬고 있는 이구아나도 보았고, 그 옆에 세워진 이구아나 동상도 구경했다. 마야 유적과 조각품을 전시한 공원도 있었지만 따로 입장료를 받아 들어가진 않았다. 식당 정원에 있는 벤치에 앉아 바다 건너 칸쿤 호텔 존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여기서 바라보는 바다 색깔도 일품이었다

 

 

 

 

     

서쪽 해안을 따라 삭 바호(Sac Bajo)에도 들어가 보았다. 먼지 폴폴 날리며 도로 끝까지 가보았지만 호텔과 리조트만 있었고 도로 공사중이라 여기저기 파헤쳐 놓은 곳이 많았다. 자전거를 돌려 바로 나왔다. 거북이 박물관도 잠시 들렀다. 바다 사진을 먼저 찍고 뒤로 돌아왔더니 입장료 받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입장을 했다. 멕시코에 서식하는 거북 여섯 종을 수족관에서 키우고 있었다. 스쿠터나 골프 카트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중엔 수영복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운타운으로 돌아와 이번엔 자전거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화려한 색깔을 칠한 집들, 호객꾼이 사람을 끄는 상가도 지났다. 조그만 마을이었지만 그래도 활력이 넘쳐 흐른다. 아담한 크기의 공동묘지도 들어가 보았다. 마치 사람이 사는 것처럼 사자를 위해 조그만 집도 지어 놓았다. 공동묘지란 스산한 느낌은 별로 없었다. 이제 섬을 떠날 시간이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페리 터미널로 갔다. 칸쿤으로 돌아오는 페리 위에서 일몰을 맞았다. 뱃전에 기대 저녁 노을을 감상하느라 자리에 앉지도 않았다. 저녁을 먹으러 칸쿤 센트로로 향했다. 마침 성탄절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있어 엄청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 가스에 코를 막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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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올 2013.07.28 1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나 사진의 어떤 내용이 Antiques Roadshow와 관련이 있었을까 꽤나 궁금하네요. 혹시 거북이 박물관의 거북이 등껍질이었나요?

  2. 설록차 2013.07.28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ntiques Road-show' 에 18~9세기에 쓰던 Tea Caddy가 자주 나오는데요... 윗 장식은 거북이 등껍질로, 테두리는 은으로 마무리된 근사한 상자인데 거북이 무늬가 그렇게 다양한지 처음 알았어요...영국 식민지인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금,은이 얼마나 영국으로 많이 갔으면 생활용품 곳곳에 은을 사용했는지~ 이 프로그램 매주 보는데 역사공부도 됩니다...미국 프로그램도 방송해 주는데 역사가 짧다보니 100년 넘은게 별로 없더군요...우리는 전쟁과 소중함을 몰라서 보존하지 않았기에 남은게 더 없을것 같습니다... 귀신이야기를 안믿으면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습니다ㅠㅠㅠ

  3. 설록차 2013.07.28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족관 사진에 있는 두 마리 거북이요...각각 무늬와 색깔이 다르잖아요...시커먼 거북이만 있는줄 알았거든요... 노란 등껍질 거북이보고 생각이 났는데 쓰고보니 보리올님 글과 좀 동떨어진 댓글이네요...앞으로는 본문에 집중하겠습니다...****

 

어쩌다 멕시코(Mexico)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리 젊지 않은 나이에 배낭 여행을 떠나는 용감한 젊은이들을 흉내내면서 말이다. 휴가를 내년으로 이월하지 말고 가능하면 올해 모두 쓰라는 회사 방침에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일. 집사람과 아이들이 있는 밴쿠버를 다녀올까도 생각했지만 연말 성수기 항공료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처럼 찾아온 나홀로 여행 기회를 버리기도 좀 아까웠고. 이번엔 따뜻한 중미 지역을 가고 싶었다. 과테말라 화산 트레킹을 갈까 고민하다가 멕시코로 급선회를 했다. 항공료가 싼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근데 일단 멕시코를 염두에 두니 칸쿤의 그 환상적인 바다 색깔과 치첸이샤 마야 유적,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자화상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거기에 과나후아토(Guanajuato)의 풍경 사진 한 장도 나를 끈질기게 유혹했다.

 

멕시코를 간다고 맘 먹기 전에는 멕시코가 이렇게 큰 줄을 몰랐다. 북미 대륙 남쪽에 붙어있는 조그만 땅덩이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남한의 20배가 넘고 인구도 1억 명이 훨씬 넘는다니 멕시코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에선 멕시코를 메히꼬로 발음한다는 것도 이 때 알았다. 일단 캐나다에서 칸쿤으로 들어가서 멕시코 시티까진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고 멕시코 시티에서 캐나다로 돌아올 작정이었다. 한데 칸쿤에서 멕시코 시티까지 가는 버스가 26시간이나 걸리고, 버스비도 항공료보다 비싸다는 이야기에 바로 꼬리를 내렸다. 26시간 버스 여행이란 초유의 도전에 잠시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1주일짜리 여행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결론을 내렸다.

           

여행 방식은 일단 젊은 사람들 배낭 여행을 흉내내 보기로 했다. 항공료와 장거리 버스비를 제외하곤 하루 50불 정도로 예산을 잡아 숙박비와 식비를 해결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허름한 호텔 지분 일부를 가지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칸쿤 쉼터에 예약을 했더니 조식 포함해서 하루 50불을 받는다. 명색이 호텔 존에 있는 숙소인데 그렇게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내가 잡은 예산에는 초과 지출이다. 거기에 치첸이샤 투어 신청비로 55, 무헤레스 섬 페리비로 17불을 내는 등 돈 달라는 곳이 많았다. 

 

2012 12 8, 필라델피아에서 칸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꽤 큰 비행기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연말 휴가철을 실감할 수 있었다. 칸쿤이 가까워지자 짙푸른 하늘과 청록색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색깔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칸쿤 공항은 엄청 혼잡했다. 여행사, 호텔 직원들이 손님맞이에 바쁘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강렬한 햇빛이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 공항에서 칸쿤 센트로까진 아데오(ADO) 버스를 탔다. 편도에 52페소. 센트로와 호텔 존은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한 번 승차에 8.50페소를 낸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해가 내려앉을 때까지 좀 쉬었다. 테라스로 나가는 문을 여니 파란 바다가 코앞에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휴양지 칸쿤이구나!

 

 

 

 

 

 

 

 

칸쿤은 카리브 해에 접해 있는 유카탄 반도 끝단에 자리잡고 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 정부에서 앞장 서 휴양지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오늘날에는 환상적인 바다색과 하얀 모래사장, 강렬한 햇볕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변모했다. 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나도 익히 이름을 알고 있던 곳이다. 내가 살아 생전에 이런 휴양지를 찾을 것이라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루 종일 해변에 뒹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체질상 그리 맞지 않고 올 인크루시브(All Inclusive)’라 해서 하루 종일 호텔에서 음식으로 배 불리고 술만 홀짝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3일을 칸쿤에서 묵기로 했다. 하루는 치첸이샤 투어로, 또 하루는 무헤레스 섬에 들어가 눈요기를 할 생각이다. 남는 시간에는 해변을 걷기도 하고, 호텔 존이나 센트로에 나가 시간을 소일해야지. 호텔에서 제공하는 부페식 아침 식사를 마치면 점심과 저녁은 길거리 음식으로 해결을 했다. 타코(Taco)나 케사디야(Quesadilla)로 간단히 배를 채우는 것이 진짜 여행다워 내심 즐거웠다. 더구나 멕시코 음식은 맛도 좋아 꺼릴 것이 없었다. 한 가지 복병은 땀과 햇볕이었는데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영하의 추위에서 벗어나 졸지에 영상 30도 가까운 칸쿤에 왔더니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에 녹아나긴 했다.

  

칸쿤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23km에 이르는 L자형 모래톱을 따라 일열로 고급호텔을 지어놓은 곳이 우리가 아는 호텔 존(Hotel Zone). 하루 종일 호텔과 해변을 드나들며 먹고 마시고 해도 좋은 곳이다. 저녁에 심심하면 전설적인 나이트 클럽, 코코봉고(Coco Bongo)를 가는 것도 좋다. 바닷가에서 좀 벗어난 곳에 칸쿤 센트로가 있다. 여기에도 숙소가 있지만 호텔 존에 비하면 시설도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사람사는 마을 같았다. 내 개인적으론 호텔 존을 거니는 것보다 센트로 지역에서 사람사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이 더 좋았다.

 

 

 

  

해가 저물자, 해변을 따라 코코봉고까지 걸었다. 전 구간이 해변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대략 6km는 걸은 것 같았다. 캡틴 훅(Captain Hook)이란 해적선에서 해적들이 내려와 칼싸움을 하고 난쟁이 해적이 우스운 몸짓으로 배에 오르길 기다리는 손님들의 지루함을 풀어준다. 코코봉고 주변은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레스토랑과 술집이 많았다. 특히 코코봉고와 하드락이 단연 돋보였다. 코코봉고의 입장료는 87. 10시에 시작한다는 쇼는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데, 혼자 들어가기 뭐해서 들어가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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