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에서 밴프(Banff) 가다 보면 만나는 도시가 캔모어다.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거기서 차로 20 정도 가면 밴프가 나온다. 그리 멀지 않기에 이웃 마을 같지만 밴프는 밴프 국립공원 안에, 캔모어는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차이가 난다. 밴프로 들어가려면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야 하고 숙박료가 상당히 비싸다. 하지만 캔모어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국립공원 경내가 아니기 때문에 도시 개발이 용이하다. 그래서인지 변화가 무척 적은 캐나다라지만 캔모어는 방문 시마다 새로운 주거시설이나 숙박시설이 세워지는 같았다. 캐나다 로키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나도 밴프보다는 캔모어에 숙소를 구했던 적도 많았다.

 

캔모어 주위에도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유명한 자매봉(The Three Sisters) 캔모어 지척에 있어 어느 때나 모습을 올려다 있다. 캔모어 남서쪽으론 카나나스키스 컨트리(Kananaskis Country)란 광활한 산악 지형이 펼쳐진다. 밴프 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루며 캐나다 로키의 동쪽 사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지역 또한 해발3,000m에 이르는 험봉들이 여기저기 솟아있어 굉장한 풍경을 연출한다. , 캐나다 로키에선 암벽등반지로 아주 유명한 얌너스카(Yamnuska)도 캔모어에 있다.

 

캔모어에 체류하는 경우엔 어김없이 아침식사를 해결했던 베이글 식당을 다시 찾았다. 로키 마운틴 베이글 컴패니(Rocky Mountains Bagel Co.)라는 이 식당에선 다양한 베이글 요리를 선보이는데 난 주로 훈제연어가 들어간 베이글을 주문한다. 여기 베이글 요리는 다른 곳에서 성의없이 내놓는 베이글과는 차이가 많다. 직접 구운 베이글에 정성을 담아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세상이 온통 눈으로 덮인 겨울철에도 문을 여는 이 식당 덕분에 베이글 하나 시켜놓고 마치 고향 맛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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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안 2015.04.22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캔모어에서 워킹홀리데이 와있는데 ㅎㅎ 신기하네요.

    저 베이글코에서 일해요!!!

    신기해서 답글 남깁니다 ㅎㅎ

    • 보리올 2015.04.22 1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가끔 워킹 홀리데이로 와 있는 학생들을 만나지만 베이글 컴패니에도 근무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올 여름에 캔모어 가면 들를테니 모른 척 말고 맛있는 베이글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캔모어 로지에서 편하게 하루 묵었다. 밴프로 출발할 때까진 설퍼 산 뒤에 있는 선댄스 캐니언(Sundance Canyon)에서 마지막 스노슈잉을 즐기려 했다. 그런데 그 동안 우중충했던 지난 이틀과는 달리 구름 사이로 군데군데 파란 하늘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날은 곤돌라를 타고 설퍼 산에 올라 밴프 주변 산세를 음미하고 고봉들이 펼치는 순백의 향연을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일행들의 동의를 얻어 급히 방향을 설퍼 산으로 바꿨다.   

 

날씨는 내 기대만큼 그렇게 화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밴프를 둘러싼 봉우리들을 둘러보기엔 충분했다. 산자락을 온전히 보여준 것만 해도 어딘가. 산 봉우리 정상은 대부분 하얀 눈으로 덥혀 있었지만, 중턱 아래로는 눈이 많이 녹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머지 눈도 조만간 녹아 없어질 것이란 의미 아니겠는가. 4월에 눈 구경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걸어 1902년부터 1933년까지 기상관측소로 사용했다는 조그만 건물까지 다녀왔다. 우리가 스노슈잉을 하려 했던 선댄스 밸리가 바로 아래 내려다 보였다.

 

 

 

 

 

선댄스 지역은 이미 설퍼 산에서 충분히 감상하였기에 마지막 산행지를 바꾸기로 했다. 퍼뜩 머리에 떠오른 곳은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에서 오르는 아그네스 호수(Lake Agnes). 다행히 나를 뺀 일행들 중에는 겨울철 아그네스 호수를 본 사람은 없었다. 레이크 루이스도 꽁꽁 얼어 있었다. 날씨가 맑아 호수 뒤로 빅토리아 산(Mt. Vicoria)이 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스노슈즈를 들고 레이크 루이스 얼음 위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미러 호수(Mirror Lake)까지 경사는 그리 급하지 않았지만 3km 거리가 내내 꾸준한 오르막 구간이었다. 머리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날 때가 되어서야 미러 호수에 닿았다. 급격히 솟은 빅 비하이브(Big Beehive)가 성긴 머리를 가진 정상부를 드러내며 우리를 맞는다. 얼마를 더 오르자 시야가 확 트이며 페어뷰 산, 애버딘 산, 르프로이 산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리틀 비하이브 가는 것은 생략했다. 갈림길에서 직진해 아그네스 호수 곁에 지은 티하우스에 도착했다.

 

 

 

아그네스 호수를 처음 본 일행들 입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우리 뒤로는 보 밸리(Bow Valley) 건너편으로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과 설산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우리 시선을 강하게 잡아끈 것은 꽁꽁 얼어붙은 호수면에 펼쳐진 설원과 그 뒤에 위압적으로 솟은 악마의 엄지 손가락(Devil’s Thumb), 그 오른편에 자리잡은 화이트 산(Mt. Whyte)이었다. 이 장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우린 그저 좋다, 좋다 소리만 연발하고 말았다. 스노슈즈를 신고 설원을 달려 마지막 남은 열기도 발산하고, 티하우스 아래서 쭈구리고 앉아 자칭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사흘간 스노슈잉 일정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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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2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영상에서 본 호수가 보리올님 사진에서 얼음으로 변했습니다...에베레스트편을 마지막까지 읽고 여기로 왔더니 눈이 시원해지네요...흙먼지 나는 길이 삭막해 보였거든요...^*^

  2. 보리올 2013.08.13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 캐나다 로키 영상에서 나왔던 아그네스 호수가 맞습니다. 여름 풍경과 겨울 풍경이 엄청 다르죠? 겨울에는 여길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밴프를 출발해 캔모어(Canmore)를 경유, 카나나스키스 지역으로 향했다. 밴프나 재스퍼에 비해 유명세가 좀 떨어지는 탓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늦추위가 남아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4월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캘거리(Calgary) 산꾼들은 밴프나 재스퍼보다 이 지역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밴프나 재스퍼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인파들로 붐비는데, 카나나스키스 지역은 훨씬 한적하기 때문이다. 밴프 국립공원 경계 밖에 위치해 있음에도 카나나스키스 지역엔 3,000m가 넘는 고봉과 계곡이 어우러져 로키 어느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캔모어에서 742번 도로를 타고 스프레이(Spray) 호수를 지나 남하했다. 우리의 두 번째 스노슈잉 대상지는 피터 로이드(Peter Lougheed) 주립공원 안에 있는 버스톨(Burstall) 호수. 아무도 없는 텅빈 주차장에 우리 차만 들어섰다. 이건 한적하다는 표현보다는 썰렁하단 말이 맞겠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듯 날이 흐렸다. 호수를 싸고 있는 봉우리들도 모두 구름에 가려 제대로 그 위용을 볼 수가 없었다. 날씨야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마음을 다잡고 눈 위를 열심히 걸어 버스톨 호수에 닿았다. 이런 겨울 아니면 언제 호수 위를 걸어 보겠는가. 이것도 분에 겨운 호사가 아닌가 싶었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왔다. 발걸음에 여유를 부렸는데도 두 시간밖에 지나질 않았다

 

 

 

 

 

 

 

 

 

 

의외로 싱겁게 끝난 버스톨 호수를 뒤로 하고 차를 몰아 카나나스키스 호수로 향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짧은 트레일 하나가 생각난 것이다. 우리가 찾아간 트레일은 캐나다 에베레스트 원정대 트레일(Canadian Mount Everest Expedition Trail). 우리나라는 1977년 고상돈 대원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올라 세계 8번째로 에베레스트 등정국이 되었지만, 캐나다는 1982 10 5일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트레일 이름은 꽤나 거창했지만 난이도는 거의 없는 거리 2.4km에 등반고도 122m를 가진 아주 쉬운 코스였다. 어퍼 카나나스키스(Upper Kananaskis)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해발 1,798m)까지 갔다가 다른 루트로 돌아나왔다. 한 시간 정도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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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2 0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tube *지구절경기행:36회 캐나다-대자연의 품속 로키 // 42회 캐나다 벤쿠버섬,풍요의 바다 // 48회 캐나다-홍연어의 대이동 * 참고로 44회 뉴질랜드 빛나는 마을 테카포...어젯밤에 36회를 보았는데 장거리 기차여행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ng 채널에서 몇편 보기는 했는데 캐나다편은 하나도 못보았어요...^*^

  2. 보리올 2013.08.12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투브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요? 지구절경기행이라... 캐나다가 의외로 많이 들어갔네요, 다음에 한번 보겠습니다.

 

Ü 투잭 호수(Two Jack Lake) : 캔모어 야영장에서 하루를 묵고 다시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가 호수부터 구경을 시작했다. 런들 (Mt. Rundle)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한가롭게 배를 타고 낚시하는 사람들도 더러 만났다.

 

  

Ü 미네완카 호수(Minnewanka Lake) : 인공의 댐에 의해 만들어진 호수로 유람선을 타고 악마의 계곡(Devil’s Gap)까지 다녀올 있다. 아직 시즌이 일러 유람선은 오픈하지 않았다.

 

 

 

 

Ü 설퍼 마운틴(Sulphur Mountain) : 겨울 산과는 다른 풍경을 기대하며 다시 곤돌라를 타고 올랐으나 풍경에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겨울 산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다. 조우 때보다는 감동이 떨어진 느낌이다.

 

 

 

 

 

 

 

Ü 밸리 파크웨이(Bow Valley Parkway) : 건너편으로 1 하이웨이가 새로 나면서 지금은 우회도로나 관광도로로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60km 속도 제한이 있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 가히 자전거 천국이라 할만 하다. 엘크나 사슴이 자주 나타나는 야생 동물의 천국이기도 하다. 산란기에는 차량 출입을 통제하기도 한다. 파크웨이의 중간쯤에 있는 캐슬 (Castle Mountain) 웅자가 단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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Ü 모레인 호수(Moraine Lake) : 레이크 루이스와 아름다움 측면에서 쌍벽을 이루는 호수로 레이크 루이스에서 그리 멀지 않다. 겨울이면 접근로를 폐쇄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다. 진입로에 눈이 많으면 문을 여는 시기가 늦어지기도 한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일찍 문을 열었다. 하지만 호수엔 얼음과 눈이 많아 아름다운 진면목을 보긴 이르다. 더구나 구름이 잔뜩 끼어 텐픽스(Ten Peaks) 모두 가려 버렸다. 아쉬웠다

 

 

 

Ü 밴프(Banff) : 캐나다 로키에 오게 되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야영에 필요한 물품도 사고 서울관에서 한국 음식으로 입맛을 돋구기도 한다.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 묵지는 못해도 안으로 들어가 한번 둘러볼 시간을 가졌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호텔답게 격조가 높아 보였다 

 

 

 

 

 

 

Ü 폭포(Bow Falls) : 여기도 얼음이 녹아 강물의 흐름을 수가 있었다. 낙차가 크지 않은 폭포도 모습을 드러냈다. 눈이 녹는 시즌이라 수량도 많았다 

 

 

 

Ü 캔모어(Canmore) : 밴프에서 차로 15 거리에 있는 도시. 국립공원 경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개발이 자유로운 편이다. 비싼 밴프의 숙박료를 피해 캔모어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차만 있다면 전혀 불편할 것이 없다. 캔모어 주변에도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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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2.12.23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색감이 절묘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다양한 빛이 연출하는 색의 조화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2. 보리올 2012.12.25 0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 로키 사진은 아직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산에 올라 찍은 수 많은 아름다운 미미지들이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3. 설록차 2013.09.06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뒷 배경이 되는 산의 모습이 어떤지에 따라 호수 분위기가 달라지네요...역시 병풍이 좋으면 주인공 인물이 더 빛나는 법입니다...^*^

  4. 보리올 2013.09.10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 로키엔 아름다운 호수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 유명한 루이스 호수나 모레인 호수도 그 중 하나일뿐이죠. 아마 접근성이 좋아 그렇게 유명해졌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