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루프스(Kamloops) 북동쪽 56km 지점에 스키장 시설을 가지고 있는 선 피크스 리조트(Sun Peaks Resort)가 있다. 여름에도 리프트를 타고 해발 1,850m의 고원에 올라 하이킹이나 산악자전거(MTB)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리조트를 찾았다. 캠루프스에서 재스퍼(Jasper)로 가는 5번 하이웨이를 따라 가다가 우회전해서 한참을 들어갔다. 밴쿠버 인근에 있는 휘슬러(Whistler)에 비해서 시설은 작았지만 그래도 꽤 규모가 있었다. 연간 평균 강설량도 여긴 5.6m로 휘슬러 지역보단 훨씬 적었다. 먼저 리조트 시설부터 돌아봤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시설을 폐쇄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연 탓인지 사람들로 붐비진 않았다. 스키 시즌이 아닌 여름철에 왔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바이크 마니아마저 없었더라면 무척이나 쓸쓸해 보였을 것이다. 리프트를 타고 고원으로 올랐다. 여기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산 아래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에도 그리 시선이 가진 않았다. 리조트로 내려와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곤 밴쿠버를 향해 차를 몰았다.

 

BC 주 내륙에 위치한 선 피크스 리조트에 도착해 시설을 둘러보았다.

 

13 개 스키 리프트 가운데 하나인 선버스트 익스프레스(Sunburst Express)를 타고 미드 마운틴(Mid-Mountain)까지 올랐다.

 

고원에 위치한 미드 마운틴은 하이킹이나  MTB  출발지점으로 산 아래 리조트도 조망할 수 있었다.

 

스키 리프트를 타고 리조트로 내려와 모리시스 퍼블릭 하우스(Morrisey’s Public House)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즐겼다.

 

5 번 하이웨이를 타고 캠루프스에서 메리트(Merritt)로 가다가 눈에 들어온 고속도로 풍경

 

칠리왁(Chilliwack)을 지나며 차창을 통해 멋진 석양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공황에 빠진 팬데믹 기간에 홀로 워터튼 호수 국립공원을 찾았다. 카메론 호수(Cameron Lake)로 오르는 아카미나 파크웨이(Akamina Parkway)가 공사로 폐쇄되어 원래 계획했던 카튜-앨더슨 트레일(Carthew-Alderson Trail)은 포기를 해야만 했다. 그 대안으로 찾은 곳이 버사 호수(Bertha Lake)로 오르는 트레일이었다. 버사 호수까지는 왕복 10.4km이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도 3.4km 추가에 불과해 조금 짧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달리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산행기점은 워터튼 마을의 카메론 폭포에서 남쪽으로 500m 떨어져있다. 등반고도도 470m에 불과하지만 경사는 제법 가파른 편이다.

 

트레일로 접어들자 나무들이 불에 탄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2017년에 일어난 산불로 엄청난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더니 이곳도 그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소나무 재선충으로 로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 50% 이상이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 겨우 잊혀진 시점에 또 다시 일어난 재난에 마음이 좀 심난했다. 산불이 났던 지역을 유난히 좋아하는 파이어위드(Fireweed)가 땅 위를 덮고 있었다. 자연이 가진 치유력을 보여주는 사례 같았다. 산길 왼쪽으로 워터튼 호수와 워터튼 마을이 나무 사이로 보였다. 30여 분을 오르니 국경 넘어 미국에 속한 어퍼 워터튼 호수와 마운트 클리블랜드(Mount Cleveland) 등 산자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이제 트레일은 버사 크릭(Bertha Creek)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물줄기 여러 갈래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로워 버사 폭포(Lower Bertha Falls)에 닿았다.

 

거기서 지그재그로 2km를 더 오르면 나무 사이로 어퍼 버사 폭포(Upper Bertha Falls)가 보인다. 폭포 앞으로 접근할 수가 없어 그 진면목을 볼 수는 없었다. 마지막 오르막 끝에 버사 호수에 도착했다. 앨더슨 산(Mount Alderson)과 리처드스 산(Mount Richards), 버사 피크(Bertha Peak)가 둘러싼 분지에 청정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산기슭 아래론 제법 무성한 숲이 보였다. 푸르름이 가득한 나무를 보며 용케 화마를 피한 행운에 감사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나 혼자만의 호젓한 시간을 가졌다. 힘들 것도, 바쁠 것도 없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마침 맞은편 산길을 따라오던 호리 마모트(Hoary Marmot)와 마주치는 행운도 있었다. 사람을 보고도 피할 생각을 않다가 내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서자 나무 속으로 급히 자리를 피했다. 산기슭에서 붉은 돌이 떨어져 호수 한 켠을 붉게 물들였고, 야생화가 무리를 지어 다채로운 꽃망울을 터뜨린 곳도 있었다.

 

워터튼 마을의 에버그린 애비뉴(Evergreen Avenue)에 버사 호수로 오르는 산행기점이 있다.

 

나무 사이로 워터튼 마을과 워터튼 호수가 내려다 보였다. 2017년 산불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트레일에서 바라본 워터튼 마을과 워터튼 호수

 

어퍼 워터튼 호수와 미국에 있는 마운트 클리블랜드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불에 탄 흔적이 있는 나무 사이를 걸어 로워 버사 폭포에 올랐다. 

 

버사 호수 트레일 중간 지점에 있는 로워 버사 폭포

 

산불이 났던 지역은 햇빛이 잘 들어 풀이나 관목 같은 식물에겐 서식지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버사 호수에 도착해 맑고 청정한 호수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버사 호수를 한 바퀴 도는 3.4km의 루프 트레일을 걸었다. 

 

호수를 둘러싼 우람한 산세의 봉우리와 호수 언저리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AMBONBOO 2021.05.10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멋있는 광경이네요 너무 구경 잘했습니다 :)
    꼭 가보고 싶습니다

    • 보리올 2021.05.10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캐나다 로키의 멋진 풍광은 꽤 알려져 있지요. 꼭 시간내서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선언되기 직전에 한국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를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만났다. 둘이서 남아프리카 로드트립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먼저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으로 올라갔다가 거기서 케이프타운(Cape Town)까지 내려간 다음, 가든 루트(Garden Route)를 타고 포트 엘리자베스(Port Elizabeth)을 경유해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오는 장거리 여행으로, 차량 운행 거리는 5, 000km를 훌쩍 넘었다. 차는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렌트를 했다. 이 여행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남아공 치안이 좋지 않아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도둑을 만나 주차해 놓은 자동차 문이 깨지고 친구 배낭 하나를 잃어버린 일이 있었고, 요하네스버그로 올라오면서 하룻밤 묵은 크래독(Cradock)에서 카메라 대용으로 쓰던 아이폰을 깜쪽같이 분실하여 여행 중에 찍은 사진 대부분을 날린 것이었다. 수 천 장의 사진이 사라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크루거 국립공원의 푼다 마리아(Punda Maria) 게이트까지는 7시간이 넘게 걸렸다. 야생동물 사파리로 유명한 이 공원은 남아공 북동쪽 끝단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 북쪽엔 짐바브웨(Zimbabwe), 동쪽엔 모잠비크(Mozambique)가 있어 두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남아공에선 가장 큰 국립공원으로 그 면적이 2만 ㎢에 이른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의 숫자나 종류도 다른 공원에 비해 훨씬 많다고 한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형상인데 그 길이가 무려 350km나 된다. 공원 내 명소를 빠지지 않고 돌아보려면 최소 3일은 필요하다는데, 우리는 하루 일정이라 무척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공원에는 모두 8개의 게이트가 있다. 입장은 북쪽에 있는 푼다 마리아 게이트로 했고, 공원을 빠져나올 때는 남쪽에 있는 폴 크루거(Paul Kruger) 게이트를 이용했다. 푼다 마리아는 림포포(Limpopo) 주에, 폴 크루거는 음푸말랑가(Mpumalanga) 주에 속했다. 크루거 국립공원을 다녀오면서 남아공이 엄청 큰 나라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입장료를 내고 공원으로 들어서 셀프 게임 드라이브(Self Game Drive)에 나섰다. 가장 먼저 얼룩말이 우릴 반겼다. 가능하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멀리서 풀을 뜯는 동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거리가 있어 식별이 어려운 동물도 많았다. 그래도 규정상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다. 우리 관심은 아무래도 빅5에 있었는데 실제로 빅5를 모두 보려면 엄청난 행운이 따라야 한다. 우린 빅5 가운데 코끼리와 버팔로만 겨우 볼 수 있었다. 숙소와 휴게소로 쓰이는 레스트캠프(Restcamp)에 들르면 어느 곳에, 어떤 동물이 출몰했는지 적어 놓은 현황판이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믿고 달려가도 시간차가 있어 그 동물을 본다는 보장은 없다. 그저 우리가 평소 쌓은 복만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욕심은 내려놓았다. 행여 더 많은 동물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공원 레인저가 안내하는 게임 드라이브나 초원을 걷는 부시 드라이브(Bush Drive), 야간에 보호구역을 도는 나이트 드라이브(Night Drive), 동물의 흔적을 추적하는 윌더니스 트레일(Wilderness Trails) 등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푼다 마리아 게이트에서 입장료를 내고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공원 안에는 아스팔트로 된 2차선 도로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지만 비포장 탐방로도 제법 많았다.

 

 

 

다른 종에 비해 띠는 넓지만 그 숫자가 적은 것이 특징인 얼룩말(Burchell’s Zebra)이 우릴 맞았다.

 

거북이 한 마리가 겁도 없이 느릿느릿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고 있다.

 

아프리카 평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멧돼지(Warthog)

 

영양 가운데 덩치가 큰 쿠두(Kudu)는 인상적인 뿔과 옆구리에 하얀 띠를 가지고 있다.

 

멀리서 풀을 뜯고 있어 식별이 어려웠지만 내 눈엔 누(Gnu)라고 불리는 윌더비스트(Wildebeest)로 보였다.

 

 

5에 속하는 버팔로가 풀을 뜯고 있었다. 성체는 키 1.5m, 몸무게 750kg까지 나간다.

얼핏 보면 온순해 보이지만 실제는 상당히 위험한 동물이다.

 

 가장 큰 조류에 속하지만 날지는 못 하는 타조(Ostrich). 키가 2.6m까지 자란다.

 

어느 레스트캠프의 휴게소에서 얼룩말 가죽을 팔고 있었다.

 

공원 중간쯤에 차로 오를 수 있는 고지대가 있어 그곳에서 공원을 둘러보았다.

 

다시 남으로 차를 몰았다. 오후엔 구름이 잔뜩 몰려와 하늘이 어두워졌다.

 

 

수령이 오래된 바오밥 나무(Baobob Tree) 한 그루가 사바나 초원에 우뚝 서있다.

 

 

육상 포유동물로는 가장 크다는 아프리카 코끼리 떼가 도로를 건너고 있다.

5 가운데 하나로 성체는 키가 3.3m까지 자란다.

 

강아지 얼굴을 하고 있는 원숭이, 바분(Baboon)은 수컷의 경우 키가 1.5m까지 자란다고 한다.

 

 

폴 크루거 게이트를 빠져나오며 크루거 국립공원과 작별을 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는 시기에 한국에 있는 친구가 남아공으로 날아왔다. 체온 측정 등 방역에 신경을 쓰긴 했으나 입국 제한이나 자가 격리 같은 조치는 없던 시기였다.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친구와 셋이서 드라켄스버그 산맥 북쪽에 위치한 로열 나탈 국립공원(Royal Natal National Park)을 찾았다. 숙소는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텐델레 리조트(Thendele Resort)에서 2박을 했다. 예상보다 늦게 숙소에 도착한 까닭에 왕복 5시간 걸린다는 투켈라 협곡((Thukela Gorge)까진 가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갈 수 있는 만큼은 가보기로 했다. 투켈라 협곡으로 가는 길에 그 유명한 앰피씨어터(Amphitheatre)의 장엄한 풍경을 접할 수 있다고 들어 그 모습을 잠시라도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원형극장이란 의미의 앰피씨어터는 아쉽게도 구름에 숨어 그 웅장한 자태를 볼 수는 없었다. 드라켄스버그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산악 지형인 앰피씨어터는 해발 3,000m 높이의 바위 절벽이 병풍을 친 듯이 5km나 도열해 있다. 수직 절벽의 높이는 500m에 이른다고 했다.

 

텐델레 리조트에서 투켈라 협곡으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어 바로 트레일로 들어섰다. 국립공원 측에선 투켈라 협곡까지 편도 7km, 왕복에 대략 5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았다. 산사면이나 깊은 골짜기가 녹색 초지로 덮여 있어 풍경 자체가 시원했다. 나무도 드문드문 눈에 띄어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었다. 앰피씨어터는 구름에 모습을 감췄지만 그 앞에 있는 조그만 봉우리들은 울퉁불퉁한 산세를 뽐내고 있었다. 앰피씨어터가 없으니 오히려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흘렀다. 산길 아래엔 수량이 많지 않은 투켈라 강이 흐르고 있었다. 한 시간 이상을 걸었을까. 능선에 마치 버섯처럼 생긴 기묘한 모습의 바위가 나타났다. 바위 밑둥이 침식된 탓에 가는 목에 큰 머리가 놓인 형국이 되었다. 이곳을 다녀간 적이 있는 남아공 친구가 이쯤에서 돌아서자고 했다. 중간 지점까지는 간 것 같았다. 아무 미련없이 되돌아섰다. 숙소로 돌아가 바비큐를 준비하고 와인 한 잔 곁들일 생각에 발걸음도 가벼웠다.

 

텐델레 리조트에 세워진 국립공원 안내 게시판에 간단한 지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투켈라 협곡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좀 특이하게 생겼다.

 

 

푸른 초지를 지나고 계류를 건너 산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여 나갔다.

 

 

 

 

 

우리 오른쪽엔 앰피씨어터 대신 아기자기한 암릉이 나타나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곳곳에 사암으로 구성된 지층이 나타났고 어느 곳은 오랜 침식을 거쳐 벼랑이 된 곳도 있었다.

 

투켈라 협곡까지 다녀오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 지점에서 되돌아섰다.

 

 

 

하산하는 길. 트레일 아래로 투켈라 강이 흐르고 그 너머로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해질녘 낮은 햇살을 받으며 능선에 걸린 구름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텐델레 리조트에서 하루를 묵은 다음 날 아침에 앰피씨어터의 전모를 담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남자옷 쇼핑몰 2020.10.31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 요즘시기에 대리만족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보리올 2020.11.01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코로나 사태로 지루함을 느끼는 여행자들이 엄청 많죠. 그래서 전 예전에 겪은 여행 경험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