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 담페초의 중심지만 구경한다면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해 보였다. 그만큼 규모가 작았다. 카페나 바에서 커피나 맥주를 시켜놓고 사람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산악마을의 여유를 만끽하는 좋은 방법일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한적한 산악마을에서 꽤나 호사스러운 이벤트를 접했다. 그 비싸다는 클래식카 200여 대가 모여 자동차 경주대회를 여는 것이 아닌가. 매년 7월이면 코파 도르 델라 돌로미티(Coppa d’Oro della Dolomiti)라는 자동차 경주가 여기서 열리는데, 이 또한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1971년 이전에 생산된 클래식카만 참여해 이틀에 걸쳐 좁은 산악도로 388.7km를 달리는 자동차 경주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절경 코스를 클래식카를 타고 달리는 경주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람들 환호를 받으며 출발선을 나서는 자동차에서 두 명의 참가자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든다. 웃음과 박수가 넘쳐나는 광경이 너무 좋았다.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묵었던 호텔도 품위가 넘쳤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앙코라 호텔(Hotel Ancora)1826년에 코르티나 담페초에 처음으로 지어진 유서깊은 호텔이었다. 복도나 방마다 나무를 조각해 우아하게 색칠한 내부 구조가 고급스러웠다. 호텔 식당에서의 식사도 꽤 격조가 있었다. 짐은 무조건 벨보이들이 옮겨다 주었다.

 

 

 

마을 외곽으로 걸어나가 코르티나 담페초를 멀리서 조망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 민가에서 나무 밑둥을 벽면 장식에 사용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코르티나 담페초에 있는 고생물학 박물관. 1층에 있는 산악전쟁 자료만 보고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돌로미티에서 클라이밍을 즐겼던 벨기에 왕 알베르트 1(재위 1909~1934)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었다.

 

 

 

 

 

 

 

코파 도르 델라 돌로미티에 참가한 클래식카들이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출발을 서두르고 있다.

 

 

 

 

 

마을 정중앙에 자리잡은 앙코르 호텔은 나름 품격이 느껴지는 괜찮은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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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a0 2019.04.01 2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로미티를 달리는 클래식카라니,
    정말 멋지네요.^^

    • 보리올 2019.04.02 0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돌로미티 산중을 달리는 빨간 클래식카를, 그것도 수 백대가 열을 지어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저도 가슴이 떨립니다.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돌로미티 지역을 트레킹 갔다가 며칠 묵었던 산중 마을이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였다. 베네토 주에 있는 해발 1,244m의 휴양도시로 동부 돌로미티의 중심도시다. 인구 6,000명의 소읍이지만 연중 돌로미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먹고 사는 데는 전혀 걱정이 없어 보였다. 1956년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이래 유명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름엔 하이킹이나 산악자전거, 겨울엔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마을 한 가운데 자리잡은 성당을 중심으로 오랜 전통을 가진 가게와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창문을 온통 꽃으로 장식한 집들도 한몫 거들었다. 돌로미티 트레킹은 차치하고라도 호젓하고 정감 넘치는 마을만 둘러보아도 심신의 평화와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 느껴졌다. 최근 들어 자주 거론되는 힐링 여행은 바로 이런 곳이 제격 아닐까 싶었다.

 

트레니노 델레 돌로미티(Trenino delle Dolomiti)라 불리는 시티 레드 버스

 

시청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이곳이 코르티나 담페초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코르티나 담페초 중심에 1769년 높은 첨탑을 지닌 바실리카 성당이 지어졌다.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태어나 1905년부터 산악가이드 일을 한 산악인 안젤로 디보나(Angelo Dibona)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코르티나 담페초를 거닐며 만난 거리 풍경들

 

이정표

 

 

 

 

 

 

마을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보았더니 산악 풍경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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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퍼지자, 어둠 속에서 친퀘토리가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풍경이 아름다운 이곳을 떠나기가 좀 아쉬웠다. 언제 다시 여길 올 수 있을까 싶었다.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했다. 오르내림이 제법 심한 산길로 들어서 해발 2,235m의 지아우 패스(Passo Giau)까지 줄곧 걸었다.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반대편으로 들어섰다. 지아우 안부(Forc. Giau)로 오르는 길이 마지막 고비 같았다. 그런데 우릴 쉽게 보내주기 싫은 것인지 돌로미티는 또 한 차례 내리막과 암브리졸 안부(Forc. Ambrizzol)로 오르는 시련을 주었다. 그 다음부터는 줄곧 내리막이었다. 그 이야긴 끝이 가까워 온다는 의미 아닌가. 우리 시야 속으로 코르티나 담페초와 크리스탈로 산(Monte Cristallo, 3221m)이 들어왔다. 페데라 호수 옆에 있는 크로다 다 라고 산장(Rif. Croda da Lago)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돌로미티와의 작별을 준비했다.

 

 

 

코르티나 담페초까진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눈으로 보기엔 한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 무려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암브리졸 안부에서 우리를 앞질러 갔던 산악자전거 팀이 우리 앞에서 추락 사고를 냈다. 급커브 코스에서 한 바이커가 계곡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자전거를 빨리 포기하고 길 가까이에 떨어진 바이커는 다행히 큰 부상은 면했다. 바이커를 치료하고 자전거를 찾느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산길을 모두 내려와 외곽에 있는 민가를 만나면서 코르티나 담페초로 들어섰다. 돌로미티 트레킹 일정을 모두 마친 것이다. 우리가 4일 동안 알타비아 1을 걸은 거리는 총 60km로 추정되었다. 숙식을 제공한 산장 덕분에 짐을 줄일 수는 있었지만 그리 쉬운 트레킹은 아니었다. 트레킹을 끝내고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한두 명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돌로미티에서의 며칠이 정말 꿈만 같았다. 이렇게 해서 버킷리스트에 있던 트레일 하나를 지울 수 있었다.


친퀘토리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스코이아토이 산장을 출발해 제법 오르내림이 심한 산길로 들어섰다.




산길에서 마주친 산악 풍경 덕분에 눈이 심심치 않았다.

 

지아우 패스로 내려서는 도중에 오른쪽으로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2차선 차도가 지나는 지아우 패스



지아우 패스에서 지아우 안부로 오르고 있다.



지아우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우리의 알타비아 1 트레킹에서 마지막 오르막인 암브리졸 안부로 향하고 있다.

 

암브리졸 안부에서 신나게 아래로 내려꽂는 바이커들


암브리졸 안부에서 내려오면서 시야에 들어온 크리스탈로 산


맥주 한 잔으로 트레킹 마무리를 미리 자축한 크로다 다 라고 산장

 

우리를 앞질러간 바이커들이 추락 사고를 일으킨 현장



산자락에 세워진 민가에서부터 코르티나 담페초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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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헉스 2019.01.25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스위스,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에 있는 모든 알프스는 참으로 아름답네요.
    워낙에 여행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인도 출장 가는데 언젠간 저기 갈 수 있겠죠.

    • 보리올 2019.01.25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물론이죠. 꿈이 있으면 반드시 실현될 겁니다. 알프스는 접근이 쉽고 편의 시설이 많아 예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찾던 곳이죠. 위에 적은 나라 외에도 프랑스 쪽, 슬로베니아 쪽도 함께 다녀오세요.

  2. 가벼운 배낭여행 2019.01.25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사진 웅장하고 멋있어요!

  3. 산남 2019.02.14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다녀오신 것인지요?
    사진상에는 겨울이 아닌 거 같은데요.

  4. 바다 2019.10.18 0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장해요! 저런 곳을 걷는 기분은 어떤지요...

    • 보리올 2019.10.18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돌로미티를 걸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글로 그 느낌을 적기가 쉽지 않네요. 기회가 되면 직접 가셔서 체험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산장에서 숙식을 하며 34일 일정의 알타비아 1(Alta Via 1) 트레킹에 나선다. 알타비아 1은 돌로미티 트레킹 코스 가운데 아주 인기가 높은 트레일이다. 돌로미티에는 알타비아라 불리는 트레일이 모두 8개가 있는데, 모두 톱-다운 방식으로 북에서 남으로 이어진다. 알타비아 1은 그 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트레일이라 비아 클라시코(Via Classico)라 부르기도 한다.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를 출발해 코르티나 담페초를 경유, 벨루노(Belluno)까지 가는 150km 거리의 트레일이다. 전체 구간을 걸으려면 10일은 잡아야 한다. 이 일정이 너무 길다면 벨루노까지 가지 않고 파소 두란(Passo Duran)까지만 걸어도 좋다. 우리는 브라이에스 호수를 출발해 페데라 호수(Lago do Federa)에서 코르티나 담페초로 빠지는 나흘 일정을 택했다. 이 정도로도 알타비아 1을 맛보기에는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우리가 걷는 코스는 대부분 파네스-세네스-브라이에스 자연공원(Parco natuale Fanes-Senes-Braies)에 속했다. 차량을 이용해 알타비아 1이 시작되는 브라이에스 호수로 이동했다. 해발 1,493m에 위치한 에머랄드 빛 호수가 우릴 반긴다. 아름답고 평온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호수를 오른쪽에 두고 30여 분 걸어 호수 끝자락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라 금방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쉬어 가자고 아우성을 치는 사람이 있어 뜨거운 햇살을 피할 곳도 없는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이것이 마지막 오르막인가 싶으면 또 다른 오르막이 나타나 우릴 괴롭혔다. 해발 2,388m의 소라 포모 고개(Forcella Sora Fomo)에서 긴 오르막이 끝이 났다. 그 아래 있는 비엘랴 산장(Rif. Biella)부터는 넓고 평탄한 길이 나타난 것이다. 비엘랴 산장은 염치없는 손님들에게 약간 고압적이었다. 커피나 맥주 같은 음료를 시키지 않으면 화장실 이용도 눈치가 보였다.

 

지나는 비를 피해 세네스 산장(Rif. Sennes)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평탄한 산악 지형을 걸었다. 산책에 나선 사람들처럼 다들 발걸음이 가벼웠다. 초원 지대에 에델바이스가 얼마나 많던지 일행들 시선도 이제는 좀 무심해졌다. 바닐라 향이 나는 바닐라 난초(Vanilla Orchid)도 눈에 띄었다. 첫날 묵을 포다라 산장(Rif. Fodara)에 도착했다. 깨끗한 시설에 잠자리도 아주 편했다. 식사 또한 훌륭했다. 이탈리아 산장은 모두 이럴까 싶었다. 해질녘에 홀로 산책에 나섰다. 산장에서 목축을 겸하는지라 소들이 자유롭게 산장 주변을 돌며 풀을 뜯고 있었다. 가족만 이용하는 앙증맞은 교회가 눈에 띄었다. 너와 지붕을 한 목조 주택은 오랜 세월을 머금은 듯했고, 벽에 켜켜이 쌓아 놓은 장작더미도 낭만적으로 보였다.

 

본격적으로 알타비아 1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하이커들이 안내 지도에서 루트를 확인하고 있다.

 

 

암봉에 둘러싸인 브라이에스 호수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바위 틈새에 뿌리를 박은 데블스 클로(Devil’s Claw), 즉 악마의 발톱이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브라이에스 호수부터 오르막이 시작되어 꽤 오랜 시간을 걸어 올라야 했다.

 

 

돌탑 가운데 창이 세워져 있었고 성모상이 모셔진 조그만 돌집이 있는 소라 포모 고개에 올랐다.

 

소라 포모 고개에서 비엘랴 산장으로 내려서고 있다.

 

 

세네스 산장으로 가는 길에는 황량한 암봉과 바위, 그 사이에 자리잡은 초원 등이 눈에 띄었다.

 

산길엔 에델바이스가 꽤 많았다.

 

바닐라 난초

 

물망초(Forget-me-not)

 

 

구름이 몰려오더니 포다라 산장으로 가는 길에 몇 차례 소나기를 뿌렸다.

 

 

포다라 산장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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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 엔지니어 2019.01.14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수옆을 걷다보면 너무 행복할거같어요 ㅎㅎㅎ 진짜 아름답네요 ㅠㅠ ㅎㅎㅎ

  2. 김종삼 2019.01.24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사진과 정성이 녹아있는 설명 고맙게
    읽었습니다. 7월 초순 이 곳으로 떠날 계획입니다.
    그래서 실물에 가까운 생생한 사진을 접하니 현지에서 직접 눈으로 보는 듯 감격스럽습니다.
    한 가지 여쭙니다. 7월 초순에도 꽃, 눈을 볼 수 있습니까?

    • 보리올 2019.01.24 2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곳을 가시는군요. 우리 자연 환경과는 많이 다른 곳이라 즐거운 시간이 될 겁니다. 일반적으로 7월 초면 야생화는 볼 수 있겠지만, 눈은 정상부 아니면 보기가 힘들 겁니다. 참고하십시요.

  3. 소명 2019.03.12 0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렀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합니다~ 저도 돌로미티를 꼭 여행해보고 싶은데 몇월에 가신건가요? 그리고 몇월쯤에 가는것이 가장좋을까요?

    • 보리올 2019.03.12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돌로미티를 트레킹 하시려면 아무래도 여름철이 좋습니다. 대개 산장이 문을 여는 6월부터 9월까지로 이야기합니다만 7, 8월이 적기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7월에 다녀왔습니다.

  4. 토요일 2019.07.23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8월은 너무 덥지 않나요? 저도 내년에 돌로미티로 갈 예정 이거든요. 산장에선 샤워나 빨래도 가능한가요?

    • 보리올 2019.07.23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레킹을 하면 아무래도 땀이 나겠죠. 그래도 해발 고도가 있는 산악 지역이라 그리 덥지는 않았습니다. 산장 시설은 꽤 좋습니다. 샤워 가능하고 빨래는 직접 손으로 했습니다. 즐거운 트레킹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