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본토에서 남쪽으로 뚝 떨어져 있는 섬, 태즈매니아(Tasmania)에 있는 오버랜드 트랙(Overland Track)을 다녀왔다. 단순히 풍문으로 듣던 것과는 달리 우리 눈 앞에 펼쳐진 태즈매니아의 풍광은 무척 아름다웠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누런 색깔을 띤 버튼그라스(Buttongrass)가 평원을 뒤덮고 있었고, 그 뒤로는 뾰족한 바위 봉우리가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외딴 곳에서 태고의 정적을 간직한 태즈매니아의 자연을 만난 것이다. 절로 가슴이 뛰었고 여기 오길 참으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에 쫓기는 현대인에겐 이런 곳이 바로 힐링의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그만큼 내게는 감동으로 다가온 곳이었다.

 

오버랜드 트랙이 있는 크레이들 마운틴 세인트 클레어 호수 국립공원(Cradle Mountain – Lake St. Clair National Park)은 태즈매니아, 아니 호주 전역에서도 꽤 유명한 국립공원이다. 하늘 높이 솟은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 청정한 호수와 온대우림, 거친 황야가 절묘하게 어울린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어 국립공원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속한다. 비치(Beech)와 유칼립투스 나무가 무성한 숲과 황무지를 덮고 있는 금빛 버튼그라스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론니 플래닛(Lonely Planet)에서는 세계 10대 하이킹 트레일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론세스톤(Launceston)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버스 편으로 크레이들 마운틴에 도착하니 밤이 꽤 깊었다.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샬레에서 하룻밤을 묵고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에 들러 퍼밋을 수령했다. 퍼밋을 배낭에 매달고 로니 크릭의 출발점에 섰다. 묵직한 배낭이 어깨를 누른다. 모처럼 백패킹에 나서는 만큼 긴장감을 숨기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다들 활기가 넘쳐 보였다. 출발이 좋다. 오버랜드에서 하루에 걷는 거리는 대개 8km에서 17km로 그리 길지는 않다. 어느 날은 세 시간을 걷곤 하루를 끝내기도 해서 너무 짧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자주 휴식을 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호주에 왔으니 이들 방식의 여유를 배우는 시간으로 삼았다.

 

트레킹을 시작한 첫날은 로니 크릭에서 워터폴 밸리(Waterfall Valley)까지 10.7km를 운행했다. 약 네 시간 걸리는 거리였다. 출발점에 세워진 조형물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날씨가 화창해 발걸음도 가볍게 출발을 서둘렀지만 오르막 구간이 많아 생각보다 꽤 힘든 구간이었다. 버튼그라스로 덮인 평원을 가로질러 크레이터 호수(Crater Lake)까지 꾸준히 오르막이 계속되더니 해발 1,250m의 마리온스 전망대(Marions Lookout)까진 제법 가파르게 오른다. 전망대에선 반대편에 있는 도브 호수(Dove Lake)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 날의 압권은 단연 크레이들 산(해발 1,545m)이었다. 하루 종일 크레이들 산의 위용을 앞과 뒤, 그리고 옆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었다. 비상시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키친 산장(Kitchen Hut) 앞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으며 그 앞에 버티고 선 크레이들 산을 수시로 올려다 보곤 했다. 톱날같이 생긴 뾰족한 봉우리가 장관이었지만, 트랙에서 벗어나 왕복 2~3시간 걸린다 해서 정상을 가진 않았다. 워터폴 밸리로 내려서니 우리가 묵을 워터폴 밸리 산장이 나왔다. 2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산장에 우리가 먼저 자리를 잡으니 뒤이어 아홉 명으로 구성된 일본인 그룹이 들어와 거의 모든 침상을 차지한다. 산장 주변을 산책하다가 캥거루와 비슷하지만 덩치가 훨씬 작은 왈라비(Wallaby)를 만났다.


판다니(Pandani)가 자리잡은 평원에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스며 들었다.


로니 크릭에 세워진 조형물은 오버랜드 트랙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오버랜드 트랙에선 버튼그라스로 뒤덮인 평원을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다.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다양한 식생들이 나타났다.


크레이터 호수



마리온스 전망대에 오르면 건너편에 있는 도브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마리온스 전망대를 지나면서 크레이들 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덕보드가 깔려 있는 구간 뒤로 반 블러프(Barn Bluff)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상시에만 사용할 수 있는 키친 산장


키친 산장에서 바라본 크레이들 산



해발 1,200m의 고원 지대를 오르내리며 탁 트인 조망을 만끽할 수 있었다.


워터폴 밸리가 가까워질수록 반 블러프의 위용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24명을 수용하는 워터폴 밸리 산장


산장 주변에서 서식하는 왈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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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ngle 2017.09.02 1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내년 초 태즈메니아의 크레이들 국립공원 오버랜드 트래킹을 준비하던 중 선생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세한 상황 설명과 멋진 사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부부동반 2인(50대)으로 진행을 하려고 하는데 캠핑장비까지 갖춰 가려니 배낭무게로 적쟎은 부담을 느끼기는 합니다.
    3-4일씩 트래킹을 하면서 캠핑을 해본 적은 있으나 근 7일간, 식량을 모두 지참하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습니다.
    하여 몇 가지 추가 질의를 드리고자 하오니 도움 주시기를 청해 봅니다.
    1. 론세스톤 공항에서 크레이들 국립공원 입구까지 가는 대중교통편을 알 수 있는지요?
    선생님께서는 일행이 계셔서 표기하신 운수회사에 사전 예약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저희는 2인이라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2. 각 코스별 HUT에서 간단한 음식료를 파는지 모르겠습니다.
    3. 마지막으로 Narsissus Hut에서 Cynthia bay 로 가는 보트 예약처 사이트와 Cynthia bay에서 호바트로 나가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해서도 도
    움을 받을 수 있을런지요?
    4. 저는 내년 2월초에 예정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히 봄가을 침낭과 파커, 그리고 우의정도를 준비하려 합니다. 그외 주의사항이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선생님의 글과 사진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과 사진 계속 감상하겠습니다.

    • 보리올 2017.09.03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월이면 좋은 시기에 오버랜드를 가시는군요. 질문에 아는대로 답을 하겠습니다.
      1) 론세스톤에서 크레이들 마운틴, 신시아 베이에서 호바트까지 Tassielink라는 대중교통버스가 운행을 한다고 들었지만 이용에 불편이 따릅니다. 운행 편수도 그렇고 그걸 타려면 론세스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죠. 저희가 이용한 버스(Cradle Mountain Coaches)는 전세버스가 아니라 한두 명씩 예약한 사람을 모아 함께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공항에서 출발하고요. 세인트 클레어 호수에서 호바트 구간도 함께 엮어서 예약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보다는 조금 비싼편입니다.
      2) 산장에는 침상과 취사공간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레인저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페리 운행은 신시아 베이에 있는 로지에서 관장합니다. 하루 3편 운행 하더군요. sceniccruises@lakestclairlodge.com.au에 메일을 보내 예약할 수 있습니다. 버스는 위에 언급했습니다.
      4) 2월이라도 해발 1,000m가 넘는 곳은 겨울 날씨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비가 많다고 하고요. 뱀에 대비해 스패츠 착용 권합니다.
      이상입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2. single 2017.09.03 1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히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멋진 작품 기쁘게 감상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3. justin 2017.10.26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그레이트 오션 워크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기대됩니다!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식생이 다양한 듯 합니다! 반 블러프를 보는데 블랙터스크가 생각났습니다~

 

우리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인 캐넌 비치(Cannon Beach)에 도착했다. 우리 눈앞에 엄청 넓은 모래사장이 나타났다. 그 끝에 바위 몇 덩이가 우뚝 솟아있다. 단단하게 다져진 모래를 걸어 헤이스택 락(Haystack Rock)으로 다가가니 그 독특한 모습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이 헤이스택 락은 캐넌 비치의 심볼과 같은 존재다. 수면에서 하늘로 72m나 솟아있다.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바닷새들의 보금자리로 더 없이 좋다. 썰물 때면 모래사장을 걸어 바위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그 뒤에 니들(Needles)이라 불리는 작고 뾰족한 바위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 헤이스택 락이 미국 10대 절경에 꼽힌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로선 솔직히 금시초문이다.

 

오레곤 코스트의 가장 북쪽에 있는 아스토리아(Astoria)를 둘러볼 시간은 없어 그냥 지나쳤다. 여기서 아스토리아 대교를 건너면 바로 워싱턴 주로 들어선다. 이 다리는 컬럼비아 강이 태평양을 만나는 지점에 설치된 엄청 긴 다리다. 총 길이는 6.5km. 그 유명한 컬럼비아 강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장장 2,000km를 달려와 태평양을 만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시원해서 좋았다. 아스토리아는 미국 건국 초기인 1804년부터 1806년까지 루이스(Lewis)와 클락(Clark)이란 두 탐험가가 대륙을 횡단해 처음으로 태평양에 닿은 곳이다. 그들은 여기서 태평양을 처음으로 만났지만, 우리는 여기서 워싱턴 주로 들어서면서 바다를 떠났다.

 

 

 

 

 

 

 

 

 

 

 

 

 

 

 

< 여행 개요 >

® 일정 : 2009. 8. 30일부터 9. 2일까지 3 4일 동안

® 차량 : 전체 7명이 차량 두 대에 분승해 이동

® 숙박 : 전일정 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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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05.16 0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대 절경이라는 사전 조사를 통해 잔뜩 기대감을 품고 갔었는데 기대치만큼은 아니였던 것 같아요. 아름답기는 했지만요.

  2. 보리올 2013.05.19 0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이곳을 누가 10대 절경으로 꼽았는지 궁금했었지. 부분적으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만 그렇게 장엄하다는 느낌은 없더군.

 

101번 도로에 바다 사자 동굴(Sea Lion Cave)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플로렌스(Florence) 북쪽 18km 지점에 있었다. 동굴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1인당 12불씩이나 주고 들어갔는데 정작 바다 사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표를 살 때 매표소에서 다른 볼거리들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바다 사자들이 앉아 있었다는 동굴만 철망을 통해 쳐다보았다. 그래도 절벽 위에서 바라다보는 조망은 훌륭했다. 특히 멀리 보이던 헤세타 헤드 등대는 파도와 더불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헤세타 헤드 등대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17m 높이의 등대는 1894년부터 바닷길을 지켜오고 있단다. 등대지기의 집은 우리 민박집에 해당하는 B&B로 쓰이고 있다. 민박집이라 해서 깔보면 안된다. 시설이 좋은 곳도 많고 특히 목이 좋은 B&B는 상당히 비싸다. B&B는 최대 14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묵어봤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언젠가 집사람과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케이프 퍼펙튜아(Cape Perpetua)는 바닷가를 산책하기에 좋다. 방문객 안내소를 출발해 바다를 보면서 이곳저곳 걸어 보았다. 그 다음엔 치즈로 유명한 도시, 틸라묵(Tillamook)을 들렀다. 치즈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가장 유명한 공장인 틸라묵 치즈 공장(Tillamook Cheese Factory)을 찾지 못해 그냥 빠져 나가려다, 길가 팻말에 쓰인 블루 헤론 치즈(Blue Heron French Cheese) 공장을 발견해 잠시 들렀다. 여러가지 치즈를 시식해 보고 치즈 몇 덩이를 산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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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성호랑이 2013.05.14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우와!~ 신기해요!~ 뭔가 멋지고!! :)

  2. 보리올 2013.05.15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이 그리 신기했는지 제가 오히려 궁금하네요. 늘 격려를 보내줘 고맙습니다.

  3. Justin 2013.05.16 0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랑 제 사람들도 여기 들렀다가 돈을 내라고해서 안 들어가고 주변 경치만 보고 떠난 것이 기억이 납니다.

  4. 보리올 2013.05.19 0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도 바다 사자를 보지는 못했다만 돈이 그렇게 아깝지는 않더구나. 근데 오레곤 코스트를 언제 다녀왔지?

 

오레곤 코스트(Oregon Coast) 하면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나 있는 해안도로를 말한다. 흔히 101번 도로라 불리는데, 이 도로는 워싱턴 주에서부터 오레곤 주를 거쳐 캘리포니아 주까지 연결된다. 그 중에서 오레곤 주에 있는 이 오레곤 코스트가 가장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컬럼비아 강 하구에서 시작해 남으로 오레곤 주와 캘리포니아 주 경계선까지 뻗쳐 있는 이 오레곤 코스트는 장장 584km에 이른다. 해안선을 따라 80여 개의 주립공원과 유원지가 있어 볼거리도 무척 많다.

 

오레곤 코스트를 따라 이 마을 저 마을 들르면서 볼거리를 찾아 나서면 사흘 일정도 모자란다고 한다. 일정이 바쁘면 대부분 마을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래서 나름대로 절충이 필요했다. 우리가 꼭 보고 싶었던 세 가지, 즉 사구라 불리는 모래 언덕(Sand Dunes)과 헤세타 헤드 등대(Heceta Head Lighthouse), 캐넌 비치(Cannon Beach)의 헤이스택 락(Haystack Rock)을 위주로 하되, 나머지 볼거리는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들르기로 했다.

 

38번 도로를 타고 서진한 끝에 리드스포츠(Reedsport)에 도착해 처음으로 오레곤 코스트와 조우했다. 이 지역은 오레곤 듄(Oregon Dunes) 유원지에 속한다. 바닷가라 쓰나미 대피 요령이 적힌 표지판이 가끔 눈에 띈다. 해질 무렵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모래밭과 무성한 숲을 지나서야 해변에 닿았다. 이 모래 언덕은 수백만년 동안 바람과 태양, 비에 침식된 고운 모래가 바닷가에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높은 곳은 150m에 이른다고 한다.

 

카터(Carter) 호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도 사람이 없어 조용했다. 이제 휴가철도 비시즌으로 들어선 것 같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을 청했지만 만월에 가까운 달빛이 잠을 방해한다. 결국 매트리스와 침낭만 들고 나와 호숫가 모래밭에서 홀로 비박을 했다. 밝은 달과 잔잔한 호수, 서걱거리는 나무들이 어울려 황홀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경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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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05.16 0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이 변한것 같아요.

  2. 보리올 2013.05.19 0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변화로구나. 나도 그런 변화를 조금은 감지하고 있었지. 앞으로 좀 더 공부하면 네 영역을 구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열심히 해 봐라.

 

유람선에서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우릴 기다린다. 선착장에서 경사길을 올라와 바로 스캇 산(Mt. Scott)으로 이동했다. 이 스캇 산은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그 높이는 우리나라 백두산보다 약간 낮은 2,721m. 하지만 차로 오른 높이가 상당하기에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왕복 거리는 8km 3시간 정도 걸렸다. 정상에 산불 감시 초소로 쓰이던 망루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경치가 일품이다. 특히 크레이터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땀 흘리며 오르기를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크레이터 호수에서 퍼시픽 크레스트(Pacific Crest) 트레일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는 북미 지역의 3대 장거리 트레일 중 하나다. 멕시코에서 시작해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케스케이드(Cascades) 산맥을 따라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이 바로 퍼시픽 크레스트다. 전체 길이는 4,245km. 그 가운데 53km가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을 지나간다. 그 긴 트레일을 맛보기로 조금 걸었다는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하긴 캐나다에서 그 일부를 걷기는 했다. 하룻밤 야영을 위해 림 드라이브를 빠져 나와 마자마 빌리지(Mazama Village)로 들어섰다.

 

 

 

 

 

 

 

 

 

다음 날은 오전까지 여기 머무르고 오후엔 오레곤 코스트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시 호수 일주도로로 들어서 전날 돌지 못한 호수 서쪽으로 향했다. 첫 일정은 가필드 봉(Garfield Peak) 산행. 크레이터 레이크 로지가 산행 기점이다. 편도 거리는 2.7km로 왕복에 두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가필드 봉은 사실 산이라기보다는 분화구의 일부분이다. 해발 2,455m의 정상에 서면 또 한 번의 파노라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팬텀 쉽(Phantom Ship)이라 불리는 묘하게 생긴 바위 섬을 지척에서 볼 수가 있다.

 

 

 

 

 

 

 

이제 그만 공원을 빠져나갈까 하다가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 또 하나 선택한 산행 코스가 해발 2,442m의 와치맨 봉(Watchman Peak)이었다. 왕복 2km 1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여기도 정상에 산불 감시 초소가 있다. 자고로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곳은 어디나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는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다. 우리 눈앞에 위자드(Wizard) 섬이 떠있다. 그 섬에도 해발 2,116m의 낮은(?) 산이 하나 있다. 호수면이 해발 1,882m에 있으니 실제론 그리 높다는 느낌은 없다. 북쪽 출입구를 통해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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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x 2014.06.15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름의 크레이터 호수는 정말 볼 거리가 많네요 ㅋ 저는 봄에 갔었는데 완전 눈으로 덮혀 있었거든요

    • 보리올 2014.06.15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레이터 호수의 쪽빛 물색을 보시려면 여름이 가장 좋을 겁니다. 지대가 높아 봄이면 눈이 많았을텐데요. 근데 Max님은 밴쿠버에 계시는 모양이지요? 블로그를 잘 꾸며 놓으셨더군요.

  2. sunnyvale 2016.06.25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수에 PCT트레일 지나간다니 정말 신나는데요. walking in the woods의 아팔래치안 트레일 이야기를 최근에 읽었는데 (브라이슨씨 책) 조금만 젊었으면 PCT 해보고 싶구나 하는 생각과 최근에 한국분들이 한국서 오셔서 도전하는 블로그들 보면서 부러웠었거든요. 저기 사진에 자주 등장하시는 키큰 분이 문성근 배우신가요? 신기..

    • 보리올 2016.06.26 0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계신 분 같네요. 언제 가족과 함께 밴쿠버 쪽으로도 놀러오세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저도 읽었습니다. 물론 한글 번역본으로요. 제 주변의 젊은 친구들이 작년에 PCT 종주를 끝내고 그 중 한 친구는 지금 CDT(콘티넨탈 디바이드 트레일)을 걷고 있습니다. 대단한 친구죠. 문성근 선배는 산행 사진 중에서 반바지 입은 분입니다. 전에는 가끔 밴쿠버에 오셨더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