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젤린 트레일(Evangeline Trail)을 따라 아카디아 마을을 찾아 나섰다. 이 트레일은 노바 스코샤 남해안 서쪽 끝단에 있는 야머스(Yarmouth)에서 마운트 우니애크(Mount Uniacke)까지 펀디 만을 따라 달리는 292km의 드라이브 루트다. 롱펠로우의 시 <에반젤린>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 지역엔 프랑스계 아카디아인들이 많이 산다. 먼저 남해안 서쪽에 자리잡은 웨스트 퍼브니코(West Pubnico)에 닿았다.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 아카디아 관련한 유적이 남아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모양이었다. 랍스터나 해덕(Haddock), 대구를 잡아 처리하는 생선 가공 공장도 눈에 띄었다. 해가 떨어질 무렵에 데니스 포인트(Dennis Point) 선착장을 둘러보았다. 고기잡이에서 돌아온 소형 어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배들이 일열로 정박되어 있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스러워 보였다. 데니스 포인트 카페에서 아카디아 전통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랍스터 푸틴(Lobster Poutine)에 이어 메인으론 솔트 피시 케이크(Salt Fish Cake)와 래피 파이(Rappie Pie)을 시켰다. 래피 파이는 아카디아 전통 음식으로 감자와 치킨을 넣어 만든 파이다. 흑설탕을 졸여서 만든 소스가 너무 달아 흠이었지만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다.

 

다시 에반젤린 트레일을 타고 포트 메이틀랜드(Port Maitland)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어디서나 아카디아를 상징하는 심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프랑스 삼색기에 큰 별 하나 붙은 아카디아 국기가 대표적이다. 곧 허물어질 듯한 낡은 집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Cape St. Mary’s) 역시 아카디아 후손들이 사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다. 1868년에 세운 옛 등대는 사라지고 1969년에 새로 새운 사각 등대만 외롭게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클레어(Clare)와 처치 포인트(Church Point)는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클레어엔 크지 않은 단아한 성당이 세워져 있었다. 처치 포인트 역시 1905년에 지어진 생 마리 성당(Eglise Sainte Marie)이 있는데, 북미에서 가장 높은 목조 성당이라 했다. 1755년의 강제 추방을 피해 120명의 아카디아인들이 이곳으로 숨어 들었고, 1774년엔 여기에 성당과 아카디아 공동묘지를 세웠다고 한다. 현재 이 마을엔 노바 스코샤에서 유일하게 불어로 강의하는 대학이 있다.

 

노바 스코샤 서쪽 해안 끝자락에서 펀디 만을 따라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에반젤린 트레일엔 아카디아인들이 정착한 소읍이 많다.

 

 

 

아카디아 마을로 유명한 웨스트 퍼브니코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부두에 정박한 선박들이 다채로운 색깔을 자랑하고 있었다.

 

 

 

 

웨스트 퍼브니코의 데니스 포인트에 있는 카페에서 아카디아 전통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개신교를 믿는 영국계와 구별을 위해선지 포트 메이틀랜드에는 아카디아 국기를 표시해 프랑스계 후손임을 알리는 아카디아인들이 많았다.

 

 

 

 

딕비 카운티(Digby County)의 클레어에 속하는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 마을은 하얀 몸통에 빨간 지붕을 한 등대로 유명하다.

 

1880년에 세워진 클레어 카톨릭 성당은 목조로 만든 단아한 외양을 지니고 있었다.

 

 

 

 

 

처치 포인트의 생 마리 성당은 목조로 만든 것으론 북미에선 가장 크고 높다고 한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성당 뒤쪽에는 아카디아인들이 묻힌 공동묘지가 자리잡고 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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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키트 2020.07.21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스스한 느낌이.. 영화같네요 ㅎㅎ

    • 보리올 2020.07.22 0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낙후되긴 했지만 으스스하거나 괴기스럽진 않았습니다. 스러져가는 우리네 시골 마을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어스름한 저녁 무렵에 도착해 미처 둘러보지 못한 온천 주변을 새벽에 일어나 둘러보았다. 단풍이 물든 산책로를 따라 홀로 걷는 것도 분위기 있었고, 온천 옆을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다. 고즈넉한 산속에 자리잡은 온천이라 더더욱 정감이 간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 온천은 집사람과 꼭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을 떠나야 하는 시각이 되자, 짐은 차에 실어 보내고 우리는 단풍을 즐기며 걸어가자는 의견이 나와 일행 모두 소풍가는 기분으로 30여분 경사길을 걸었다.

 

 

 

 

 

 

 

 

 

 

 

 

공항으로 향하기 전, 허 화백께서 아오모리 부지사를 만나러 간 사이 일행들은 아오모리에서 잠시 쇼핑할 시간을 가졌다. 쇼핑에 관심이 없던 나는 일본 라면을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호준이를 데리고 고죠켄(五丈軒)이란 전문점을 찾아 들었다. 미소 라멘이라 부르는 된장 라면을 시켰는데 묵직한 국물 맛이 대단했다. 그 위에 고명으로 고기와 파를 숭숭 썰어 올렸다. 라면 하나를 끓여도 마치 예술 작품을 만들 듯 정성을 들이는 일본인들이 감탄스러웠다. 라면 한 그릇에 700엔이라는 금액은 적지 않았지만 그 값어치는 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해서 5 6일의 아오모리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함께 여행을 했던 허영만 화백과 멤버들이 너무 좋았고, 아오모리현 홍보팀에서 나와 우리와 전일정을 함께 한 현지 직원들의 친절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특히, 일본인 부인과 결혼해 아오모리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통역 윤성범 씨의 자세한 설명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단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아오모리 덕분에 잘 먹고 잘 쉬었다. 두고두고 이 여행이 생각날 것 같았다. , 이제 아오모리에게 안녕을 고해야겠다.

 

 

<여행 개요>

 

이 아오모리 여행은 일본 지자체 홍보 조직인 클레어(CLAIR)에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을 초청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경비를 부담하고 그 여행에 동행으로 나선 것이다. 모두 11명이 함께 움직였다. 2009 10 23일부터 10 28일까지 5 6일 동안 진행된 내용을 기록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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