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존은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주도인 프레데릭톤(Fredericton)보다도 크다. 세인트 존 자체 인구는 7만 명이라 하지만 광역으로 치면 12만 명에 이른다. 이 정도 인구로 한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다니 우리 개념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세인트 존은 1785년 미국 독립전쟁에 반대한 국왕파(Loyalist)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번영을 이뤘다. 그 해에만 모두 11,000명이 들어왔다고 하니 당시 인구로 따지면 엄청난 유입이다. 이 도시를 로얄리스트 시티라고 부르는 이유도, 당시 로얄리스트들의 이동 경로를 연결해 로얄리스트 트레일이라 부르는 것도 모두 이에 기인한다.

 

이 도시를 캐나다 가장 동쪽에 있는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aint John’s)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도시는 이름이 비슷할 뿐, 엄연히 다른 도시다. 그래서 세인트 존 시의회에서는 1925년 세인트 존스와 혼동을 막기 위해 ‘St. John’이라 축약해 쓰지 않고 ‘Saint John’이라 표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 혼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 인근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이 지역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았고 길거리에 세워놓은 목조상도 많았다. 마켓 스퀘어에는 또한 현대적인 쇼핑몰과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무스헤드(Moosehead)란 맥주가 생산되는 곳도 여기다. 가끔씩 마셨던 맥주가 여기서 생산된다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처음엔 핼리팩스에서 맥주를 만들다가 1917년 핼리팩스 대폭발 이후 세인트 존으로 장소를 옮겨 무스헤드란 브랜드를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트리니티 교회를 들렀다가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멕시코 식당을 찾았다. 타코 피카(Taco Pica)란 식당이었는데, 세인트 존에선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다. 멕시코 스타일의 내부 장식이 먼저 눈에 띄었다. ‘Where to eat in Canada’에 소개된, 그리고 2008년 프로그레스(Progress) 지에 동부 지역 최고 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식당치고는 너무 한산해 보였다.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검정 콩이 들어간 타코를 시켰는데 맛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세인트 존 도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빅 핑크(Big Pink)라 이름 붙인 핑크빛 2층 버스였다.

핑크빛 색상이 도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가 도심에 등장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는 워터프론트에선 마침 비치 발리볼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켓 스퀘어 주변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했다.

특히 바버스 제너럴 스토어(Barbour’s General Store)란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 가게는 원래 여기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던 건물을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과 회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다 한다.

 

 

마켓 스퀘어에 있는 알 하우스와 세인트 존에서 생산되는 무스헤드 맥주

 

 

 

 

 

세인트 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조각공원이었다.

약간은 해학적 분위기를 풍기는 조각상들이 도심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대화재로 소실된 트리니티 교회를 1880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세인트 존에서 모처럼 멕시코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간 타코 피카.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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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두 도시를 착각했었어요...뉴 브런스윅과 뉴펀들랜드가 다른 주인지 몰랐었거든요...ㅜㅜ
    테잌어웨이도 아닌 식당이 종이컵을 쓰다니~품위없어 보이잖아요..
    한국 대도시 웬만한 동 인구도 10만이 넘을텐데요....^^

    • 보리올 2014.04.16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도시의 이름이 워낙 비슷해서 여기 사람들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지요. 전부 50개 정도가 될 겁니다.

 

트리니티 교회를 잠시 둘러 보고 옆에 있는 9/11 테러 현장을 찾았다. 세계무역센터(WTC) 그라운드 제로엔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어 테러의 참상은 사진으로만 수가 있었다. 9/11 사태 당시 인명 구조에 나섰다 산화한 소방관 343명을 기리는 동판을 지났다. 기념관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포기를. 보안검색을 위해 너무 길게 줄을 탓이었다. 명이 죽은 현장에 서는 것도 마음이 내키진 않았다.

 

 

블루클린 다리로 가는 . 이스트 리버(East River) 따라 올라가면 되겠지 했는데 다리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다. 브리지 워크웨이(Bridge Walkway) 출발점을 찾아 뉴욕 시청사까지 왔건만 이번엔 집사람이 반쯤 녹초가 되었다. 배도 고프고 해서 32번가 한인 타운으로 향했다. 다시큰집으로 갔다. 어제 식사를 하면서 테이블에서 먹던 라볶기가 생각나 시켰는데, 매콤한 맛보다는 단맛이 너무 강해 약간 실망을 했다. 고추장 대신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나 보다.

 

 

 

 

 

날씨가 포근해 센트럴 파크엔 사람들로 넘쳤다. 산책 나온 사람들 외에도 인력거나 마차를 타고 공원을 둘러보는 사람, 조깅이나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도는 사람도 많았다. 여유들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런 거대한 도시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거리인가. 테라스가 있는 곳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바이올린과 가곡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는 거리 악사는 엄청난 실력을 선보였고, 비누 거품으로 커다란 물풍선을 만드는 젊은이는 아이들에게 인기였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열광적으로 춤을 추는 그룹도 눈길을 끌었다. 남들 시선 개의치 않고 시끌법적하게 놀 줄 아는 이네들 방식이 좀 부럽기도 했다.

 

 

 

 

 

                                                                                                                                                                                                                                                                                                                                                                                                                                                                              

센트럴 파크를 빠져 나와 5 애브뉴를 걸었다. 유명 브랜드의 부티크가 밀집되어 있는 화려한 거리다. 선물 보따리를 들고 종종 걸음으로 걷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 나라 명동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티크에 관심이 많은 집사람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난 이곳을 빨리 통과하고 싶었다. 1850 완공되었다는 패트릭(St. Patrick) 성당은 외부 수리중이라 외관은 볼 없고 내부만 공개하고 있었다. 높이 101m 이른다는 첨탑도 수가 없었다. 카톨릭 성당의 화려함과는 달리 성당은 고딕 양식의 단순하고 절제된 기품을 가지고 있어 호감이 갔다.

 

 

 

 

 

록펠러 센터는 또 하나의 전망대로 유명하다. 원래 록펠러 센터는 19개 건물로 이루어진 복합단지를 말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70층 짜리 GE 건물이다. 이 건물 꼭대기에 바로 ‘Top of the Rock’이란 전망대가 있다. 이것도 입장료 25불을 받아 과감하게 생략을 했다. 대신 로비 벽화를 감상하고 1층에 있는 NBC 매장을 둘러 보았다. 록펠러 센터의 실외 아이스링크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동상이 있고, 얼음 위에는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로 붐볐다. 어떤 젊은이는 제법 능숙한 자세로 피겨 스케이팅을 흉내내기도 했다. 김연아가 보면 우습겠지만 

 

 

 

                                                                                                              

뮤지컬 티켓을 구하기 위해 다시 타임즈 스퀘어로 향했다. 할인 판매 중인 당일 티켓이 전광판에 표시된다. 선택할 수 있는 공연이 많았다. 맘마미아(Mamma Mia) 크리스마스 스토리(A Christmas Story) 중에 하나를 보자는 제안에 한때 아바(ABBA) 왕팬이었던 집사람은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맘마미아를 골랐다. 50% 할인받아 티켓 장에 75불씩 주었다. 아바의 히트곡들을 다시 들을 있어 너무 좋았고, 화려한 무대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도 수준급이었다. 코믹한 줄거리, 경쾌한 춤과 노래에 나같은 목석도 어깨 춤이 절로 나왔다. 집사람이 뮤지컬을 보고 너무 좋아해 뉴욕보람을느꼈다.

 

 

 

 

 

한인 타운에서 수타 짜장면으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히스패닉계의 주방장이 직접 면을 뽑는 장면을 지켜 보았는데 어릴 적 시골에서 보았던 짜장면 집의 역동적 모습과는 좀 차이가 났다.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 33번가 패스 역으로 갔더니 막차가 떠났다고 문을 닫아 버렸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서둘러 39번가 서쪽 끝단에 있는 페리 터미널로 갔더니 이미 밤 11시가 넘었다. 호보켄 가는 페리는 끊어졌고 그 위에 위치한 포트 임페리얼(Port Imperial) 가는 마지막 페리만 남았다 하는 것이 아닌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 페리를 타고 포트 임페리얼로 가서 호텔까지는 택시를 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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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해인 2013.01.22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유명한 공원을 찾아, 야심차게 2~3시간 여유를 가지며 걸으려고 했었는데 너무 더워서 중도 포기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던 그 여름날이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조금만 더워도 사진 많이 찍으면서 걸어다닐걸 너무 후회되요 :(

  2. 보리올 2013.01.22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센트럴 파크를 가지 못했구나. 난 센트럴 파크가 뉴욕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곳이라 여겨지던데... 좀 아쉽게 되었다. 너희야 아직 젊으니 나중에 또 기회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