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2.22 [브리티시 컬럼비아] 골드 컨트리 ② (2)
  2. 2016.11.25 [노르웨이] 베르겐 (4)



휘슬러를 지나면서부터 도로가 좁아지고 차량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속력을 늦춰 천천히 차를 몰았다. 눈 앞으로 다가오는 풍경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이 싫었다. 펨버튼(Pemberton)은 원주민 부족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매년 9월이면 원주민들이 산에서 채집한 송이버섯이 모이는 곳으로 변한다. 그 때문에 송이를 사러 몇 번 다녀간 적도 있다. 펨버튼에 있는 노스암 농장(North Arm Farm)도 전에 몇 번 들렀던 곳이다. 해발 2,591m의 마운트 커리(Mount Currie)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어 그 웅장한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농장에서 수확한 과일과 야채를 파는 건물로 들어갔지만 살 것이 눈에 띄진 않았다. 아이들은 고양이에게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내고, 난 스산한 분위기를 보이는 정원을 여유롭게 둘러보았다.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눈꽃이 나름 겨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조프리 호수(Joffre Lakes)로 가기 위해 차를 몰아 카유시 고개(Cayoosh Pass)로 올랐다. 세 개 호수 가운데 첫 번째인 로워 조프리 호수는 주차장에서 5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주차장이나 트레일에 많은 눈이 쌓여있어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 다른 곳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환상적인 풍경이 우릴 맞았다. 호수는 꽁꽁 얼어 있었고 한 가운데까지 누군가 걸어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호수를 둘러싼 숲은 이미 눈으로 치장을 했음에도 호수 위를 하얀 안개가 띠를 이뤄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를 달리며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선 자주 차를 세웠다. 카유시 고개 너머에 있는 더피 호수(Duffey Lake)는 단단하게 결빙이 되지 않아 얼음 위로는 올라가지 않았다. 호숫가를 걸으며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직접 재배한 과일과 야채를 판매하는 노스암 농장에선 커피나 케잌도 즐길 수 있다.


예전에 허패의 집단가출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찔했던 추억이 서려있는

런어웨이 레인(Runaway Lane)에서 잠시 쉬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로워 조프리 호수는 이번엔 눈과 안개로 특유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시투스카이 하이웨이의 하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자주 차를 세워야만 했다.




더피 호수는 하이웨이에 접해 있어 접근이 용이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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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09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워 조프리 호수는 눈에 덮여있어 호수인지도 모르겠어요~ 허패 집단가출때 어떤 아찔한 추억을 말씀하시는거죠?

    • 보리올 2018.01.11 0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수가 얼면 에머랄드빛 호수는 눈에서 사라지지만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호수 위를 걸어볼 수 있겠냐. 여름에도 좋지만 겨울에도 풍경이 일품이지.

 

무척 오랜만에 베르겐(Bergen)을 다시 찾았다. 베르겐 하면 추위에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내겐 전부였다. 1989 3월인가, 부활절 휴가를 맞아 홀로 독일에서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적이 있었으니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노르웨이는 3월 말임에도 한겨울이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산악지대의 좁은 도로를 엄금엉금 기다시피 운전하다가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누군가는 뒤로 비켜줘야 교행이 가능했다. 한쪽은 바다로 뚝 떨어지는 벼랑이었으니 눈길에 후진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솔직히 겁도 많이 났다. 그렇게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로 향하다가 중도 포기를 하고 베르겐으로 돌아왔더니 설상가상으로 호텔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이었다. 결국 어느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 안에서 덜덜 떨며 쪽잠을 잤던 기억이 있는 이 도시는 19세기까지는 노르웨이 최대도시였으나 현재는 오슬로 다음으로 밀려났다.

 

베르겐 공항에서 차를 빌려 시내로 향하는데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뺑뺑 돌아서 도심에 있는 호텔에 닿았다. 짐을 풀곤 저녁 식사를 겸해 시내 구경에 나섰다. 브뤼겐(Bryggen)의 옛건물만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브뤼겐 지역과 토르겟 어시장(Torget Fish Market)을 중심으로 시내 구경을 마쳤다. 어시장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고래고기 스테이크를 시켰다. 원래는 현지인이 추천한 식당을 가려 했지만 빈 자리가 없었다.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한 아가씨가 우리 말로 인사를 하기에 깜짝 놀라 쳐다보았더니 어버지가 한국인이라 했다. 포장마차에서 제공한 고래고기는 성의도 없었고 맛도 없었다. 어시장 물가는 바가지 요금이라 느껴질 정도로 비쌌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한다. 어둠이 내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칙칙한 날씨에 베르겐의 아름다움이 좀 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브뤼겐 지역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베르겐 항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기에 이 지역이 베르겐 도심에 속한다.

 

 

베르겐 관광지 가운데 첫손에 꼽하는 브뤼겐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베르겐의 명물로 불리는 토르겟 어시장.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어시장의 길거리 식당은 우리의 포장마차와 비슷했지만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바가지 상혼이 심했다.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스페인 음식인 파에야를 시켰는데 솔직히 본전 생각이 났다.

 

 

 

 

저녁을 먹고 다시 도심 구경에 나섰다. 바다에 비친 야경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브뤼겐의 옛건물은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한자동맹의 한 축으로 번영을 누렸던 흔적이라 보면 된다.

 

 

브뤼겐에 있는 기념품 가게. 산이나 동굴에서 산다는 전설 속의 괴물, 트롤(Troll)의 인형이 눈에 띄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에도 베르겐의 어시장엔 사람들로 붐볐고 포장마차는 밝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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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r and life 2 2016.11.26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너무 이쁘네요~ 굳! 공감눌리고 갑니다^^

  2. justin 2016.11.27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그럼 예전에 독일에서 차를 몰고 가실때도 덴마크, 노르웨이 오슬로를 거쳐서 베르겐까지 가신거에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지도로 보니까 상당히 오래 걸리셨을거같아요. 그나저나 아버지께서는 고래고기 스테이크와 인연이 없으신가봅니다. 저랑 같이 가면 맛있을거에요~

    • 보리올 2016.11.28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일에서 덴마크로 넘어가 유틀란트 반도 북쪽 끝에 있는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오슬로로 갔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얼마 걸렸는지는 기억에 나지 않는구나. 중간에 어디선가 하룻밤 묵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