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 빌리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2.19 [브리티시 컬럼비아] 골드 컨트리 ① (2)
  2. 2013.08.28 블랙 터스크(Black Tusk) (2)



캐나다 동부에서 공부하고 있는 막내딸이 겨울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김에 집사람과 딸아이 둘을 데리고 12일의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출발 전날에 저녁을 먹으며 갑작스레 결정된, 조금은 즉흥적인 여행이었다. 시애틀을 가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내 제안에 따라 밴쿠버에서 멀지 않은 골드 컨트리(Gold Country)를 다녀오기로 했다. 700km의 거리를 이틀에 걸쳐 차로 한 바퀴 도는 것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BC주 내륙에 있는 골드 컨트리는 산악 지형과 준사막 지형이 적절히 섞여 있어 묘한 감흥을 주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1858년엔 이 지역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카리부 골드러시(Cariboo Gold Rush)의 주무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밴쿠버란 도시도 이 골드러시 덕분에 탄생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타고 홀슈베이를 향해 서진하다가 사이프러스 주립공원(Cypress Provincial Park)으로 가기 위해 하이웨이를 빠져 나왔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첫 번째 급커브에 자리잡은 전망대에 차를 세웠다. 밴쿠버 도심을 내려다 보려고 찾았건만 높은 건물 꼭대기만 조금 보일뿐 도시 전체는 짙은 안개 속에 숨어 버렸다. 그래도 눈 앞에 펼쳐진 하얀 풍경은 참으로 멋졌다. 휘슬러를 향해 99번 하이웨이, 일명 시투스카이 하이웨이(Sea to Sky Highway)를 달렸다. 이 하이웨이는 2006년 영국 가디언지에서 세계 최고의 로드트립 대상지로 다섯 곳을 꼽았는데, 그 중의 하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포르토 코브(Porteau Cove)에 들러 바닷가를 잠시 걸은 후에 스쿼미시 하버(Squamish Harbour)로 갔다. 여기 가면 정박 중인 요트도 볼 수 있지만 내가 여길 자주 찾는 이유는 스타와무스 칩(Stawamus Chief)이라는 거대한 화감암 바위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이머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거벽이 우리 시야를 꽉 메웠다. 아이들은 거벽엔 그리 관심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휘슬러 빌리지(Whistler Village)는 워낙 자주 찾은 곳이라 호기심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여기가 북미를 대표하는 스키 리조트 아닌가.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 표정과 분주한 길거리 풍경을 보고 싶었다. 역시 아이들은 자연 풍경보단 이런 북적스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휘슬러 빌리지를 가로질러 오륜 마크가 세워진 광장까지 다녀왔다.




사이프러스 주립공원 초입에 있는 전망대에서 안개 가득한 밴쿠버를 내려다 보았다.




스쿠버 다이빙과 캠핑으로 유명한 포르토 코브를 잠시 걸었다.




스쿼미시 하버에선 요트 계류장 건너편으로 거대한 암벽을 자랑하는 스타와무스 칩을 조망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방문객들로 붐비는 휘슬러 빌리지



휘슬러 빌리지 북쪽에 있는 그린 호수(Green Lake)는 휘슬러 인근에선 가장 큰 호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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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05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즉흥여행도 척척! 너무 보기 좋아용! 정말 저 밴쿠버의 운해는 다시 봐도 감탄을 금치 못 하겠습니다~ 멋지네요!

    • 보리올 2018.01.06 2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짧은 가족여행을 가도 아들의 빈자리는 늘 느껴지더구나. 빨리 네 식구들도 함께 해야 할텐데. 올해 진짜로 리스본에서 전 식구가 모여 단합대회 꼭 하자꾸나. 손주까지 함께 한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블랙 터스크는 그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꽤나 유명한 산이다. 정상은 색깔이 까만데다 뾰족한 탑 모양이다. 마치 코끼리 이빨처럼 날카롭게 위로 뻗어 있어 검은 엄니(Black Tusk)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늘로 불쑥 솟아오른 형상은 신기하게도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삼각형인가 하면 사각형으로, 그러다가 어느새 원통형으로 모습이 바뀐다. 블랙 터스크는 원래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산이다. 마지막 화산 분출이 있었던 1만 년 전, 분출구에 남았던 용암이 서서히 땅 속에서 굳은 것이 지금의 정상부다. 오랜 세월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겉을 싸고 있던 바위와 흙이 떨어져 나가고 가운데 용암 부분만 뾰족하게 남은 것이다.


블랙 터스크를 오르는 일은 건각이 아니면 여간 해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산행 거리만 29km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해발 고도는 2,316m. 우리가 발품을 팔아야 할 등반 고도 1,740m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 힘든 산행에는 한국에서 온 후배, 정용권과 김은광이 함께 했고, 밴쿠버에서 활동하는 두 여성 산악인이 선뜻 동참을 했다. 다들 경험, 체력 모두 구비한 건각들이라 그리 걱정은 되지 않았다. 러블 크릭(Rubble Creek) 주차장에 차를세우고 산길로 접어 들었다. 오랫 동안 고대했던 산행인지라 가슴이 기대감으로 꽉 찬 느낌이었다.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은 부담이 없어 좋았다. 6km 지점에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테일러 메도우즈(Taylor Meadows)로 들어서자, 시야가 트이면서 블랙 터스크가 한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산색도 벌써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다. 블루베리 나무가 빨간색으로 화려하게 치장을 했고, 들판도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오묘한 산색 변화에 입이 벌어졌다. 절로 흥에 겨워 콧노래가 나올 즈음, 우리 앞에 조그만 흑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산길로 나와 불루베리를 탐하던 녀석이 우리를 발견하곤 냅다 도망을 친다. 사진 한 장 찍을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 덩치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보아선 어미에게서 독립한지 오래되진 않은 둣 했다.


블랙 터스크에 점점 가까이 다가서자, 검은 기둥이 주는 위압감이 상당히 커졌다. 황량한 풍경 속에 엄청 큰 돌덩이 하나가 우뚝 솟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하지만 그 황량함 속에는 다양한 색채가 숨어 있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난 눈길을 확 붙드는 현란함보다 이런 황량함이 오히려 더 좋다. 가슴 설레는 풍경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끄러운 자갈길에도 별 어려움 없이 검은 기둥 아래에 섰다. 여기가 공식적인 트레일 끝자락이기 때문에 보통은 여기서 산행을 끝낸다. 랭리 어느 고등학교에서 왔다는 학생들도 여기서 모두 발길을 돌렸다.


정상까지는 고도 100m를 더 올라야 하는데 서쪽 침니를 따라 오르는 30m 짜리 수직벽이 만만치 않았다. 손으로 잡는 돌들이 흔들리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어 어느 정도 담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정상에 오르는 시도는 각자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결국 은광이와 나만 정상으로 향했다. 돌탑이 세워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무척 뛰어났다. 동으론 치카무스(Cheakamus) 호수와 신더 콘(Cinder Cone), 서쪽으론 스쿼미시 계곡 건너 탄타루스(Tantalus) 연봉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남으론 가리발디 호수가 우리 발 아래 펼쳐졌고, 북으론 스키장으로 개발한 휘슬러 빌리지도 보였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고 하산하려니 좀처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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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29 0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벼운 차림으로 저기까지 올라간 사람들이 많네요...경사진 돌산을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제가 다 아슬아슬합니다...산 속 호수는 그다지 깊지 않을테지요...물 색이 정말 아름다워요...^*^

  2. 보리올 2013.08.29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험 활동온 고등학생들이 테일러 메도우즈 캠핑장에서 하룻밤 야영하고 그 다음 날 운동화, 반바지 차림으로 블랙 터스크 아래까지 올라왔더군요. 교사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이런 곳에 온다는 것이 신기했고 한편으론 놀랍기도 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