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니언을 보러 가는 길에 잠시 후버 댐(Hoover Dam)에 들렀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후버 댐은 무척 유명한 건축물이다. 역사적 의미도 있지만 건축학적으로도 미국의 7대 현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후버 댐은 검은 목요일로 촉발된 1929년의 미국 대공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시행된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1931년에 착공해 1935년에 준공하였고 1936년부터 발전을 시작하였다. 높이는 221m, 길이는 379m에 이른다. 이 댐의 건설로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Lake Mead)가 생겨났다. 그 길이가 자그마치 185km. 이 호수 덕분에 라스 베이거스 같은 대도시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후버 댐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가 있다고 들었지만 우린 시간이 없어 댐 위를 걸어 왕복하는 것으로 댐 구경을 마쳤다.

 

루트 66(Route 66)은 현존하지 않는 과거의 길이다. 시카고를 출발해 LA를 지나 산타 모니카까지 장장 3,945km를 달리던 길이었다. 1926년에 생겨 1985년에 공식적으로 지도 상에서 사라졌다. 미국의 하이웨이 시스템에서 퇴역한 것이다. 하지만 그 명성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어떤 주에선 옛길을 복원해 히스토릭 루트 66으로 명명해 보전하기도 한다. 오래 전에 동경에서 만난 한 일본인 선배는 LA에서 할리를 빌려 시카고까지 루트 66을 완주했다고 자랑을 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셀리그먼(Seligman)에서 루트 66을 만났을 때 무척 감격스러웠다. 그랜드 캐니언으로 드는 관문인 윌리엄스(Williams)는 루트 66으로 먹고 사는 듯 했다. 온 도시를 루트 66 표지판으로 도배를 한 것이다. 여기를 지나던 루트 66 1984 I-40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는데도 말이다.

 

 

후버 댐 건설로 생긴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에 아침 햇살이 들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후버 댐은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통한다. 댐 중간으로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 경계선이 지난다.

 

 

 

셀리그먼에서 처음으로 히스토릭 루트 66을 만나는 감격을 누렸다.

 

 

 

 

그랜드 캐니언의 관문인 윌리엄스는 무슨 까닭인지 온통 루트 66 표지판으로 도배를 해놓았다.

 

 

 

윌리엄스에 있는 파인 컨트리(Pine Country)란 식당에서 피시앤칩스로 저녁을 먹었다.

내륙에 있는 도시에서 피시앤칩스를 시키는 것이 얼마나 바보짓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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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뱅미 2016.09.07 1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상에 앉아 여행을 꿈꾸는 있는 뱅미여요~ 언젠간 저도~ 선배님처럼 여행 길 위에 있을 꺼라 꿈꾸며ㅋㅋㅋ
    여행기와 사진 너무 너무 잘 보고 있어요 ^^

    • 보리올 2016.09.08 0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이 세상은 뱅미처럼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버티고 있는 거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

  2. justin 2016.09.18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먼가 루트 66에 관한 글들이 마치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를 찾은 듯한 느낌이 묻어났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후버댐을 보니 미국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하네요!

    • 보리올 2016.09.19 0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땅덩이가 큰 나라다 보니 저런 대역사가 가능하지 않았겠냐. 루트 66은 아직도 할리를 모는 바이커들에겐 끔의 길이란다.

  3. 박인우 2016.09.24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글 항상 즐겁게 보고있습니다! 덕분에 항상 즐겁네요 ㅋㅋ

    • 보리올 2016.09.25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고마운 말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겐 다녀온 여행을 정리하는 차원인데 글과 사진을 통해 누군가 즐거웠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솔트 크릭(Salt Creek)은 지난 번에는 보지 못 하고 그냥 지나친 곳이다.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황량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개울 주변의 땅바닥에는 하얀 소금이 결정을 이룬 채 쌓여 있었다. 배드워터에 형성된 소금과 그 원인은 비슷하리라. 그런데도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녀석이 있었다. 바로 데스밸리 송사리(pupfish)인데, 평균적으로 길이가 3.7cm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물고기가 바닷물보다도 네 배나 더 짜고 한여름엔 섭씨 47도까지 올라가는 날씨에도 살아남았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가게와 숙소 몇 채만 있는 황량한 마을 스토브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를 지나 모자이크 캐니언(Mosaic Canyon)에 잠시 들렀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입구 주변의 바위에 작은 돌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그런 이름을 얻은 것 같았다. 오랜 기간 동안 돌발 홍수(Flash Flood)에 의해 깊게 패인 협곡을 걸어 보았다.

 

데스밸리에 다시 오면 석양 무렵에 사구, 즉 모래 언덕(Sand Dunes)을 찍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간을 맞추기 못 하고 너무 늦게 도착을 했다. 사진보다는 여행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는 하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에 메스키트 프랫 샌드 듄스(Mesquite Flat Sand Dunes)라 불리는 사구 앞에 섰다. 이 또한 자연이 빚어놓은 하나의 걸작품이었다. 높이가 30m 가량 되는 모래 언덕은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모래 언덕을 걸었다. 두세 커플을 제외하곤 사람이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근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이렇게 많은 모래가 실려온 까닭은 도대체 무엇일까 내심 궁금증이 일었다.

 

 

 

 

 

 

 

솔트 크릭에는 소금 성분을 머금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그 안에서 물고기가 살 정도로 특이한 환경을 보여줬다.

 

 

 

강수량이 현저히 적은 사막 지형에도 갑자기 내린 비로 돌발 홍수를 겪는다.

그 돌발 홍수가 만든 걸작이 모자이크 캐니언이다.

 

 

 

 

 

 

 

 

 

LA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스타워즈 같은 헐리우드 영화의 로케이션이 되었던 모래 언덕에

하루를 마감하는 부드러운 햇빛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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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8.31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황량한 모래 언덕이 햇빛의 손을 거쳐서 마치 감성을 머금은 작품으로 태어난 것 같아요 ~

  2. 한미리 2016.10.19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스베가스 들렷다가 그랜드캐년 하루 보고 데스밸리랑 요세미티까지 보고싶어서요 라스베가스 6박 생각하고 그랜드캐년 1 박생각햇는데 다 보려면 어케일정을 잡아야할지 한번 물어봐요,, 데스밸리도 1박으로 잡으면 일정이 가능할까요 ?

    • 보리올 2016.10.19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라스 베이거스에 베이스를 치고 그랜드 캐니언과 데스밸리는 당일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랜드 캐니언은 차로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라 1박을 하면 좋지만 그것이 힘들면 새벽에 출발해 밤 늦게 도착하면 그랜드 캐니언에서 6시간은 구경할 수 있지요. 라스 베이거스에서 요세미티는 당일에 오고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편도에 7시간 더 걸립니다., 그냥 요세미티로 이동하셔서 거기서 숙소를 잡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우리가 LA에서부터 타고 올라온 101번 도로는 캘리포니아에서 오레곤 주와 워싱턴 주까지 연결되는 장거리 해안 도로다. 도로에 인접한 캘리포니아 해안 풍경도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오레곤 해안이 더 아름답다는 평판이 많다. 이 도로를 따라 수많은 주립공원과 유원지가 포진해 있는 것도 그 까닭이다. 장장 584km에 이르는 오레곤 코스트(Oregon Coast)를 차로 달리며 경치가 좋다는 몇 군데를 거쳐 밴쿠버로 올라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말이다. 바닷가 산책까지 나서진 못 했지만 이런 궂은 날도 나름 낭만적이란 생각을 했으니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더구나 초행길도 아니었으니 경치를 보지 못한 섭섭함도 그리 크진 않았다.

 

웨일헤드 전망대(Wahlehead Viewpoint)와 아치락 포인트(Arch Rock Point)를 지나 페이스 락(Face Rock)에서는 좀 오래 머물렀다. 우산을 폈지만 바람이 거세 쉽게 뒤집히곤 했다. 오레곤 듄스(Oregon Dunes)로 불리는 모래 언덕은 오랜 기간 바람과 태양, 그리고 물에 의해 침식된 고운 모래가 바닷가에 차곡차곡 쌓인 것인데 그 높이가 150m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헤세타 헤드 등대(Heceta Head Lighthouse)가 멀리 보이는 지점에서 바다사자 무리를 보는 행운을 얻었다. 이 근방에 바다사자를 보기 위해 돈을 내고 입장하는 동굴이 있는 곳인데 우린 공짜로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 십미터 절벽 아래에 있던 바다사자 무리에게서 그 특유의 비린내가 풍겨왔다. 야키나 베이에서 날이 어두워졌다. 비가 좀 누그러진 틈을 타서 등대를 구경하고 바닷가로 잠시 내려섰다.

 

 

 

오레곤 주의 브루킹스(Brookings)란 곳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현지인 추천으로 찾아간 식당, 헝그리 크램(The Hungry Clam)에서 브레드 볼(Bread Bowl)에 담아주는

차우더 수프를 시켰는데 맛도 좋았지만 빵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담아주는 방식이 무척 신기했다.

 

 

101번 도로를 달리는 동안 오레곤 코스트를 알리는 표지판을 자주 만났다.

유명 관광지임에도 표지판이 요란하지 않아 좋았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멋진 풍경을 선사했을 웨일헤드 전망대도 눈길 한 번 주고는 그냥 지나쳤다.

 

아치락 포인트엔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어 마치 코끼리 모양을 한 바위가 있었다.

 

 

 

 

페이스 락에도 파도는 엄청 드셌다. 그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바위들이 가상해 보였다.

 

 

 

쿠스 베이(Coos Bay)에서 프로렌스(Florence)까지 80km에 걸쳐 길게 형성된 오레곤 듄스에선

사람들이 ATV나 버기, 샌드레일 등을 즐긴다.

 

 

 

헤세타 헤드 등대에 도착하기 직전, 절벽 아래에 모여있던 바다사자 무리를 볼 수 있었다.

꽤 많은 바다사자가 비를 맞으며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1871년에 세워진 야키나 베이 등대는 3년간 활동을 하곤 바로 퇴역하는 비운을 겪었으나 아직까지 잘 견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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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7.28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오는 날씨도 운치가 있지만 날씨가 더 좋았으면 정말 멋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한두번 들렀는데 항상 비가 왔었습니다.

 

레드우드 코스트(Redwood Coast)는 캘리포니아의 북서부 해안지역을 일컬는다. 해안선이 거친 곳이 많고 파도가 드세 자연이 살아 숨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지역의 중심지로 불리는 유레카(Eureka)부터 들렀다. 캘리포니아 북서부 지역에선 가장 큰 항구도시인 유레카는 원래 연어잡이와 포경으로 이름을 떨쳤다. 유레카란 ‘찾았다’는 의미의 그리스 말 유리카에서 왔다고 하는데,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금을 발견한 사람들이 소리치던 말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하면 ‘심봤다’라고 소리치던 것과 비슷한 의미로 보인다. 유레카 올드타운은 빅토리아 시대의 저택들이 늘어서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날이 궂어 수시로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가 가늘어지면 잠시 밖으로 나가 사진 한 장 찍곤 차로 돌아오곤 했다. 워터프론트와 올드타운을 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았다.

 

유레카에서 북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트리니다드(Trinidad)4백명이 사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앙증맞게 생긴 하얀 등대 하나가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바다에 검은 바위들이 포진해 있는 해안선이 인상적이었다. 트리니다드를 빠져 나오다 그 남쪽에 있는 루펜홀츠 비치(Luffenholtz Beach)를 찾아갔다. 해안을 따라 달리는 소로엔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았다. 루펜홀츠 크릭이란 간판을 보고 포인트 트레일로 들어섰더니 바로 바다가 나온다. 넘실대는 파도의 기세가 너무 드세 바다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 하고 그냥 전망대에 머물렀다. 다시 101번 도로를 타고 북상을 했다. 빅 라군 카운티 공원(Big Lagoon County Park)에서 해변을 잠시 거닐었고, 훔볼트 라군스 주립공원(Humboldt Lagoons State Park)의 드라이 라군에선 엘크 떼를 만날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라 모든 곳을 주만간산으로 지나쳤다.

 

 

 

캘리포니아 북서부 지역의 중심지로 통하는 유레카는 빅토리아 시대의 고풍스런 저택들이 많아 옛 정취가 물씬 풍겼다.

 

 

 

바닷가에 세워진 하얀 등대와 파도에 넘실대는 검은 바위가 인상적이었던 트리니다드

 

 

트리니다드에 있는 시골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했다.

비치코머(Beachcomber)란 이름을 가진 카페였는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엄청난 파도를 위에서 볼 수 있었던 루펜홀츠 비치. 검은색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하얀 포말이 볼만 했다.

 

LA부터 이어진 101번 도로가 오레곤 방향으로 북상하고 있다.

 

 

 

빅 라군 카운티 공원엔 상당히 길고 넓은 해변이 있었다. 여기도 밀려오는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드라이 라군에선 엘크 떼가 비를 맞으며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엘크를 만날 것이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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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7.22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록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첫번째 사진은 느낌이 다릅니다. 흡사 Rememberance Day 광고의 한 장면같습니다.

    • 보리올 2016.07.23 1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긴 나도 이 사진을 찍을 때 누군가 벼랑에 꽂아놓은 장미 한 송이가 눈길을 끌긴 했지.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더구나.

 

LA에서 101번 하이웨이를 타고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로 올라왔다. 샌프란시스코는 사실 초행길이었다. 내가 이 유명한 도시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 싶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상들을 모아봤더니 대략 다섯 개가 나왔다. 가장 먼저 골든 게이트 브리지(Golden Gate Bridge), 즉 금문교가 떠올랐고, 그 다음으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는 구불구불한 길,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트램처럼 생긴 케이블카, 북미에서 가장 크다는 차이나타운, 그리고 애플이 떠올랐다. 다 샌프란시스코를 특징짓는 단어지만 그 밖에도 이 도시 특유의 문화나 분위기를 빼놓으면 안 된다. 미국 내에서 자유주의 운동의 중심에 있는 도시답게 히피 문화와 동성애자, 반전 운동가에 매우 우호적인 도시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아침부터 서둘러 시내 구경에 나섰다. 저녁에는 북으로 길을 떠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금문교부터 찾았다. 안개가 자욱해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 안개 또한 샌프란시스코를 유명하게 만든 존재라니 할말을 잃었다. 타워로 연결된 케이블만 안개 지욱한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이 금문교는 4년 간의 험난한 공사 끝에 1937년 개통되었다. 다리의 길이는 2.7km로 두 개의 타워와 두 개의 굵은 케이블이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구조다. 케이블 하나의 길이가 2,332m에 이르고 그 지름은 92.4cm라고 적힌 안내판을 케이블 한 토막과 함께 다리 입구에 전시해 놓고 있었다. 미국토목학회가 현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정하면서 이 금문교도 그 중에 하나로 넣었는데 과연 그런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젠 샌프란시스코의 관광지로 변한 피어(Pier) 39로 갔다. 유람선을 타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바다사자(Sea Lion)를 보러 왔다. 1989년 지진이 일어난 이후에 갑자기 바다사자들이 여기로 몰려왔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많은 대도시를 서식지로 택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근방에서 헤링을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름에는 남으로 이주하는 무리들이 있어 개체수가 줄지만 겨울에는 900마리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피어 39에서 가까운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로 갔다. 이 또한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가운데 하나다. 제퍼슨 스트리트를 따라 걸었다. 붉은 벽돌을 사용한 유서깊은 건물, 게를 쪄서 내놓는 길거리 식당, 빨간 칠을 한 트램, 재미있게 생긴 수륙양용차 등 시간을 되돌리는 듯한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

 

 

 

 

 

 

안개 자욱한 금문교 앞에 서자, 이 도시가 왜 안개의 도시란 닉네임을 가졌는지 이해가 갔다.

안개 속을 헤치고 금문교 위를 걸었다.

 

바다에 떠있는 알카트라즈 섬이 마치 배처럼 보였다. 처음엔 도시 방어를 위해 요새로 구축했지만

1934년부터 1963년까지 연방 교도소로 사용하면서 악명을 높였다. 지금은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바다사자를 만나러 갔던 피어 39도 안개 때문에 좀 칙칙하게 보였다. 바다사자의 숫자도 그리 많지 않았다.

 

 

 

 

 

 

어느 도시를 가던 피셔멘스 워프는 꼭 들러보려 한다.

바닷가에 면한 도시의 옛 정취를 맛볼 수 있으며 사람 사는 활기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를 몰아 도심으로 향했다. 오랜 세월을 묵묵히 이겨낸 건물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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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7.12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카트라즈 섬을 사진으로 확대해서 보니까 정말 군함같네요 ~ 저기서 영화를 많이 찍었다고 들었습니다.

    • 보리올 2016.07.12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카트라즈 섬엔 실제 가진 않았다. 저길 배경으로 찍은 영화론 더락(The Rock)이 떠오르는구나. 숀 코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했었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