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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 ①] 구례 화엄사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12. 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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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들과 12일로 남도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변산과 선운산을 연달아 산행하려 했는데 폭우가 온다는 일기 예보에 갑작스레 행선지를 바꾼 것이다. 행선지를 바꾼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디를 가는 지도 모른 채 따라 나섰다. KTX로 대전으로 내려가 친구들과 합류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옵저버 2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구례로 향했다. 지리산 피아골 산행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거론되었지만 그곳 또한 엄청난 행락 인파에 차량 정체를 빚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바로 화엄사(華嚴寺)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예보와는 달리 날이 좀 궂기는 했지만 빗방울이 잠시 떨어진 것이 전부였다.

 

화엄사는 내 기억 속에 있는 옛 모습 그대로였다. 웅장한 규모도 여전했고,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각황전이나 석등, 불탑도 그대로였다. 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행락객들로 붐비는 것만 제외하면 크게 변한 것은 없어 보였다. 새로운 불사 일으킨다는 광고만 빼고 말이다. 각황전 앞을 서성이며 화엄사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겼던 스무 살 남짓의 내 자신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때는 화엄사가 왜 그리 크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4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혼자 노고단을 오르다가 운무에 길을 잃고 얼마나 산 속을 헤맸던가.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산사를 둘러 보았다.

 

노란 낙엽이 쌓인 오솔길을 걸어 구층암(九層庵)으로 향했다. 가을 정취가 물씬 배어 있었다. 천불보전을 구경하고 다시 발길을 연기암(緣起庵)으로 돌렸다. 대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나타나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 많던 행락객도 여기에선 볼 수가 없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계곡으로 내려서 김밥과 사발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막걸리 한 잔도 빠지지 않았다. 연기암 부근은 가을색이 더 짙었다. 높은 산을 오르지 않아도 가을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더구나 옛 친구들과 정겹게 이야길 나누며 걷는 길이라 부담이 없어 좋았다. 이 오솔길 산책이 얼마나 좋았던지 한 친구는 힐링의 길을 걸었노라 실토를 했다.

 

 

대전에서 고속도로를 달려 구례에 닿았다. 누렇게 익은 나락이 고개를 숙인 채 우리를 반겼다.

 

 

 

 

 

 

 

 

 

오랜만에 다시 화엄사를 찾았다. 화엄사는 백제시대에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각황전 등 4점의 국보와 보물 4점을 간직하고 있다.

 

구층암의 천불보전.

 

 

 

 

구층암에서 연기암에 이르는 오솔길이 운치가 있어 좋았다.

단풍도 곳곳에서 접할 수 있어 가을 한 복판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연기암을 오르니 멀리 섬진강이 내려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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