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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내린천 비박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7. 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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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에서 이번에 간 비박지는 인제 내린천이었다. 그곳에서 래프팅 사업을 하고 있는 이상용 대장이 우리 일행을 초청한 것이다. 이 친구는 모 방송국의 ‘12우리동네 예체능을 촬영하기 전부터도 이 동네에선 꽤나 유명한 인물이었다. 나는 원주에서 동생 부부를 데리고 좀 늦게 출발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참 주흥이 무르익었을 무렵에야 내린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마쳤다. 참석인원이 많지 않아 가족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인제군청에서 공무원 몇 명이 나와 우리를 맞아주어 무척 고마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다. 테이블에는 병풍취를 비롯해 온갖 산나물들이 쌓여 있었다. 병풍취 한 장이 얼마나 큰지 사람 얼굴을 가리고도 남았다. 이렇게 싱싱한 산나물을 어디서 맛보겠는가. 불에 구운 돼지고기가 연신 올라왔다. 인제 막걸리와 좋은 궁합을 이뤘다. 그런데 어쩌나.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 급히 닭고기를 공수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밤이 늦도록 술을 비웠다. 우리 대장인 허 화백과는 우정의 러브샷까지 나눴다. 밤이 깊어지자 젊은 친구들은 테이블에 남고 일부는 강가 데크에서 비박을 하고 나처럼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아무 방이나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저절로 눈이 떠져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데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제 끝내지 못한 대화가 다시 이어졌다. 명진이가 미국 출장 길에 시애틀에서 샀다는 커피 봉지에 다들 관심이 많았다. 봉투 속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원두 커피가 되어 나오니 신기할 수밖에.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용권이는 새로운 장난감으로 무인기 드론을 가져와 사람들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 자작나무 숲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손바닥 두 개를 겹쳐 뻐꾸기 소리를 내고는 따라 하란다. 다들 손바닥을 오므려 뻐꾸기 소리내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는 사이 마당에는 암수 두 쌍의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닌다. 육아를 공동으로 하는 것 같아 신기하기만 했다.

 

간단히 죽으로 아침을 때웠다. 이상용 대장의 안내로 차에 올라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이동했다. 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멀쩡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그 입구에선 굵은 빗방울로 변했다. 입구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좀처럼 그럴 기미는 없었다. 섭섭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음에 다시 오라는 하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대신 이 대장이 우리를 인제 모터바이크 경기장으로 데리고 갔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흉물이 되어 있었다. 행여 이런 시설투자에 국민 혈세를 쓰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하여간 이런 식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시설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 입맛이 절로 씁쓸했다. 기린면으로 모두 나가 이 대장이 추천한 두부찌개 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크게 한 일도 없이 참으로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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