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속을 곧장 뚫어 만든 포장도로를 달려 골든 이어스 주립공원(Golden Ears Provincial Park)으로 들어섰다. 쭉쭉 뻗은 미끈한 나무들 사이로 하늘만 빠꼼히 보인다. 공원 초입에 설치된 표지판 위에 나무를 깎아 만든 산양 한 마리가 우릴 맞는다. 골든 이어스 산행이 처음인 노익장 두 분을 모시고 산행에 나섰다. 산행 기점은 웨스트 캐니언(West Canyon) 트레일 시작점이다. 그리 험하지 않은 트레일을 따라 두 시간 정도 걸으면 알더 프랫(Alder Flats)에 닿는다. 알더 플랫은 계류를 끼고 있는 숲속의 작은 캠핑장이다. 여기 사람들은 당일에 정상을 가기 보다는 여기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정상에 오르는 것을 선호한다. 당일 산행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골든 이어스는 해발 고도 1,706m이지만 등반 고도는 1,500m에 이른다. 왕복 24km 12시간이 걸리는 꽤나 힘든 산행코스다.

 

알더 플랫을 지나면 골든 이어스 트레일로 갈아탄다. 여기서부터 파노라마 리지(Panorama Ridge)까지는 땀깨나 흘려야 하는 오르막 구간이다. 대부분 등반고도를 여기서 올린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무렵에야 파노라마 리지에 올랐다. 고도를 올릴수록 희끗희끗 잔설이 보이더니 파노라마 리지부터는 본격적으로 눈길이 시작된다. 눈 이외도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났다. 블랙 프라이(Black Fly)라 불리는 날파리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이다. 이 놈들은 모기처럼 피부에 달라붙어 피를 빠는데, 일단 물리면 그 주위가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고 몹시 가렵다.

 

정상 아래에 작은 대피소 건물이 하나 있다. 가파른 설사면을 조심스레 올라선 뒤에야 닿을 수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이 대피소는 겨우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악천후 등 아주 위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 옆에 화장실도 하나 지어 놓았는데 눈에 가려 쓸 수가 없었다. 화장실을 둘러싼 눈의 깊이를 보면 족히 2m는 되어 보인다. 대피소에서 정상까지는 보통 1시간이면 도달할 수가 있지만, 아직 눈이 너무 많아 산행을 여기서 마치기로 했다. 여기서도 주변 경치는 한 마디로 끝내준다. 아무 바위에 걸터앉아 뜨거워진 몸을 식히며 사방으로 펼쳐진 시원한 풍경을 눈에, 가슴에 담았다. 하지만 날파리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바위에 서서 두 팔을 마구 휘두르며 대자연을 지휘하는 모습을 연상해 보라. 누가 날파리를 쫓는 모습이라 상상이나 하겠는가. 하산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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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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