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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펀들랜드 ①] 세인트 존스/페리랜드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9. 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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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과 둘이서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은 내가 큰 맘 먹고 끝까지 읽은 영문소설 <Latitude of Melt> 때문이었다. 이 책은 노바 스코샤 태생의 작가, 존 클락(Joan Clark)이 세인트 존스(St, John’s)에 정착해 2000년 출간한 것이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에서 살아남은 한 여자아이의 일생을 그렸다. 오로라란 이름의 아이는 어부 가족에 입양되어 드룩(Drook)이란 마을에서 성장했고, 등대지기와 결혼해선 케이프 레이스(Cape Race)에서 아이 둘을 낳아 키웠다. 이 케이프 레이스는 실제로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면서 보낸 조난신호를 처음으로 잡았던 육상기지였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이 책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것이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핼리팩스에서 포터(Porter) 항공편을 이용해 세인트 존스(St. John’s)로 날아갔다. 포터 항공은 사실 처음 타보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캐나다 동부에 많이 취항하는 포터 항공은 규모 면에선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70인승 프로펠러 항공기에 올랐다. 포터 항공은 국내선임에도 기내 서비스로 맥주나 와인을 제공한다. 다른 항공사에선 적어도 6불은 받을 것이다. 밤늦게 도착하는 비행기인데도 무슨 이유인지 40분이나 연착을 했다. 공항에서 렌트카를 받았다. 600km밖에 뛰지 않은 새차라 기분이 좋았다. 세인트 존스 시내에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아침에 호텔을 나와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어느 정도 경사를 오르자, 세인트 존스 시내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색깔을 가진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안개에 가려 겨우 형체만 식별할 수 있었다. 바다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 안개가 짙은 지역이라고 들었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그래도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새로 지은 등대와 옛 등대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선물 가게나 다른 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다. 꽃피는 5월인데도 여긴 관광 시즌이 되기엔 너무 이른 모양이다.  

 

아발론 반도 남서쪽으로 향하는 10번 도로(Route 10)를 타고 남으로 이동했다. 내비나 지도의 도움없이 감으로 10번 도로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먼저 페리랜드(Ferryland)부터 들렀다. 1621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니 캐나다 여타 지역과는 생성연대가 완전 다르다. 황량한 해안가에 집 몇 채 있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지 배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차를 세우고 빨간 등대가 서있는 곳까지 걸어 들어갔다. 여기도 온통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빨간 등대만 겨우 식별할 수 있었다. 여름철이면 이 등대에서 바구니에 넣어 파는 피크닉 런치(Picnic Lunch)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이 마저도 문을 열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공짜로 나온 맥주 한 캔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내선에선 이런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인트 존스는 도심 전체가 형형색색의 페인트를 칠한 건물과 주택들로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형상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도시다. 첫날은 그냥 맛보기로 그 일부를 보았을 뿐이다.

 

 

 

 

 

케이프 스피어는 세인트 존스에서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데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곤 우리 앞에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았다.

 

10번 도로는 아일랜드 이주민들의 고단한 숨결과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라 아이리쉬 루프 드라이브(Irish Loop Drive)라고 불린다.

 

 

 

 

 

 

 

 

  페리랜드는 인구 465명을 가진 조그만 어촌 마을이다. 하지만 해안 구릉위에 빨간 등대가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그 등대에서 파는 피크닉 런치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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