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대로보다는 뒷골목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떠나던 일부러 골목길을 찾아 시간을 보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친구와 둘이서 떠난 이번 대만 여행에서도 거리가 너무 먼 곳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두 발로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 이야긴 대로나 뒷골목의 거리 풍경을 늘 우리 앞에 달고 다녔다는 의미다. 타이베이 인구는 250만 명. 하지만 근교 도시를 합하면 700만 명이 수도권에 산다. 도심에는 현대적인 건물도 많았지만 대로 뒤편으로 들어서면 좁은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지고, 세월의 흔적을 보듬고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이나 주택도 많이 눈에 들어왔다. 타이베이 역시 사람사는 냄새가 풍기는 동네였고, 때때론 현지인들 생활상을 훔쳐볼 수도 있었다. 그네들이 선호하는 맛집을 발견하는 행운도 있었다. 타이베이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몇 가지 있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가장 앞쪽에 스쿠터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 공사판을 가리는 가림막을 녹색 풀로 치장해 시원한 풍경을 만든 점, 좁은 골목길이 많았던 다퉁구(大同區)의 디화 거리가 옛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전하고 있어 정겨웠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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