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Syabrubesi)까지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한다. 달리 방법이 없다. 매연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카트만두를 벗어나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매연보다는 오히려 견딜만 했다. 100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무려 8시간이나 덜덜거리며 달려간다. 시속 10km가 조금 넘는 속도로 가는 버스 여행!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좌우로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이 이리저리 쏠린다.

 

일행들은 잠시도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한다. 처음 찾은 히말라야인데 어찌 한 순간이라도 한 눈을 팔 수 있겠는가. 하기야 나도 처음에는 그랬을 것이다. 지금이야 네팔 풍경에 어느 정도 익숙한 편이라 두리번거리는 횟수는 꽤 줄었다. 이번에 함께 랑탕을 찾은 일행들은 히말라야 8,000급 고봉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과 밴쿠버 산꾼들인 최정숙 회장과 안영숙 회장, 김정의씨 등, 나를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이다.

 

전체 인원 규모는 작지만 이번 트레킹에 한식을 잘하는 현지 요리사, 리마를 동반했다. 포터에 가이드, 요리사, 키친보이들까지 추가하니 규모가 그리 작지 않았다. 리마의 형인 덴지는 네팔에서 알아주는 한식 요리사다. 우리 나라의 내노라 하는 산악인들 원정에 요리사로 따라 나선 적이 많다. 그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 덕분에 리마도 이제 어엿한 요리사가 되었다. 전에는 음식이나 나르던 키친보이였는데 일취월장을 한 셈이다.

 

차창 밖 차도를 따라 학생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로 향한다. 빨간 상의에 넥타이를 매고 하얀 바지를 입은 남자 아이들이 한 무리 지나가면 그 뒤를 치마 입은 여자 아이들이 따른다. 우리 일행을 보고는 치기 어린 표정으로 혀를 낼름이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이 세상 아이들은 모두 똑같다. 이런 천진한 아이들이 미래 네팔의 희망이리라.

 

트리슐리(Trishuli)와 둔체(Dunche)를 지났다. 왼쪽 아래로는 트리슐리 강이 굽이굽이 흘러간다. 차량 두 대가 교행하기 힘든 좁은 길을 용케도 빠져 나간다. 우리보다 운전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음율을 섞어 만든 크랙션 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울려 퍼진다. 커브길 건너편에서 오는 차에게 보내는 경고음에서부터 길 비켜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까지 모두 경음기가 맡는다. 가축들에게 길 비키란 경고음은 좀더 시끄럽다. 솔직히 너무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샤브루베시에 도착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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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 누리 2013.10.02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과 사진이 좋아서 구경 잘하고 갑니다.^^

  2. 보리올 2013.10.02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군과 더불어 암벽등반까지 하신다니 감탄이 배가 됩니다.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는 것이 요즘 제 살아가는 기쁨 중 하나지요.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십시요.

  3. 안영숙 2013.10.02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몇년전 사진을 보니 감개무량하네.
    세월은 유수와 같으니 남은 인생 보람있게 보내는데 협조? 합시다.

  4. 보리올 2013.10.03 0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남은 인생이라뇨? 회장님은 아직 팔팔한(?) 20대 후반이라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 모두 이룰 겁니다. 보람있게 살자는 말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