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매사추세츠 – 케임브리지(Cambridge) & 보스톤(Boston)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3. 1. 21. 08:35

본문

 

밤새 비가 내렸다. 새벽에 보스톤으로 출발하기로 했는데 날이 궂어 망설이게 된다. 6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라는데 가까운 필라델피아나 보러 갈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갑자기 목적지를 바꿀 수는 없는 일. 굵은 빗방울을 헤치며 보스톤으로 차를 몰았다. 허드슨 강 위에 놓인 조지 워싱턴 브리지는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들어가는 길목인데 상습 정체 구간인 모양이다. 이 다리를 건너는데 12불을 냈고 1시간 이상을 길 위에서 허비를 했다. 도로 상태도 엉망이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대로 따랐는데 보스톤에 이르기까지 다섯 군데에서 35불이 넘는 금액을 통행료로 내야 했다.

 

케임브리지부터 들렀다. 가장 먼저 우리 눈에 띈 것이 ‘코리아나’란 한국식당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는가. 대구 지리로 속을 풀고 스시로 배를 채웠다. 하버드와 MIT란 두 명문대학이 있어 집사람이 오고 싶어했던 곳인데 비가 원망스러웠다. MIT에선 차를 잠시 세워 사진 한 장 찍고 하버드로 이동했다. 빗방울도 굵고 뒤따르는 차들이 많아 하버드는 차를 타고 둘러보기만 했다. 나야 전에 두 곳 모두 다녀간 적이 있으니 실망이 적었지만 집사람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찰스 강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강 건너 보스톤 풍경을 담아 보았다.

 

 

 

 

 

퇴근 시간에 걸려 보스톤으로 넘어가는 길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역시 대도시라고 차량 정체가 장난이 아니다. 보스톤 커먼스(Boston Commons)에 주차를 하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을 따라 걷기로 했다. 하지만 빗방울이 너무 굵어 파크 스트리트 교회 처마 아래서 30분간 비를 피해야 했다. 날은 어두워지고 프리덤 트레일에 있는 시설들은 거의 문을 닫았다. 밖에서 건물 사진만 기념으로 한두 장 남기고 있었다.

 

 

 

 

미국이 독립을 쟁취하기 전, 사람들이 모여 영국의 폭정을 규탄하고 독립을 주장한 몇 군데 기념비적인 건물을 지났다. 올드 사우스 미팅 하우스(Old South Meeting House),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Old State House), 패늘 홀(Faneuil Hall)을 지나 퀸시 마켓(Quincy Market)에 닿았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어 그나마 도심 분위기가 밝았다. 노스 엔드(North End)에 있는 이태리 식당들은 초저녁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아니면 날씨 탓일까? 문 밖에 직원이 나와 호객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다른 식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노스 엔드에서 발길을 돌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유니언 오이스터 하우스(Union Oyster House). 1826년에 설립된 미국에선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고, 실내 장식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왜 이런 분위기의 옛스러움이 좋을까. 홍합 요리와 로컬 맥주, 사무엘 아담스(Samuel Adams) 한 병을 시켜놓고 실내 장식을 찍느라 바빴다. 벽에 걸린 각종 문장과 신문 스크랩, 이 식당을 찾았던 유명인들을  한 장의 종이에 그린 그림도 재미있게 보았다.

 

 

 

 

 

 

보스톤 올 때와는 다른 도로를 이용해 뉴욕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을 끄고 작은 지도 한 장에 의지해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의 프로비덴스(Providence)로 향했다. 조그만 주의 주도였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에 밝은 조명이 들어와 정갈한 느낌을 주는 도시였다. 특히, 돔 형태의 주정부 청사는 꽤나 고풍스러워 보였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작은 강을 공원으로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프로비덴스를 떠나 95번 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코네티컷(Conneticut)을 경유해 밤길을 달려 뉴욕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통행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