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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②

여행을 떠나다 - 아시아

by 보리올 2018. 8. 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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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의 주간 일기예보가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리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다고 호텔에 죽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가게에서 우산을 하나 샀다.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호안끼엠 호수(Hoan Kiem Lake)를 돌아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하노이에서 이 호수를 구경하지 않으면 하노이를 다녀오지 않은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의 명물로 통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데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이면 충분했지만, 난 여유를 부리며 세 시간 넘게 여기서 시간을 보냈다. 호수가 그렇게 크지도 않았고 칙칙한 날씨 때문인지 호수 풍경 또한 그리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지 대도시 한 가운데 이런 호수가 있다는 것이 좀 놀랍기는 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호수 주변으로 몰려드는 것을 보면 시민 휴식처로서 역할은 톡톡히 하는 것 같았다. 호숫가에 자라는 거목이 호수 위에 누운 모습은 운치가 있었다.

 

이 호수에는 베트남이 환호할 만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레왕조 태조인 레러이(Le Loi)가 호수에서 용왕의 보검을 얻어 이 검으로 명나라와 싸워 이겼고, 그 뒤에 금빛 거북이 찾아와 용왕의 보검을 돌려 달라고 해서 호수에 있는 작은 섬에 검을 묻었다고 한다. 이 전설에서 검을 돌려줬다는 의미의 환검(還劍), 즉 호안끼엠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수상인형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되곤 했고, 호수 한 가운데 거북을 기리기 위한 터틀 타워(Turtle Tower)를 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호수 북쪽에도 작은 섬이 하나 있다. 붉은 칠을 한 나무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쉽게 접근이 가능했는데, 그 안에 18세기에 지어진 응옥썬이란 사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따로 입장료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날씨가 흐려 풍경이 살아나진 않았지만 호안끼엠 호수는 시민의 휴식처로 사랑을 받을 만했다.





호수를 따라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호수의 운치를 더했다.




응옥썬이라 불리는 사원이 있는 섬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있어 접근이 쉬웠다.




호숫가를 따라 화원을 조성해 놓아 조경에 신경을 쓴 흔적이 많았다.


호수에 살다는 전설의 금빛 거북을 기리는 터틀 타워




호숫가를 산책하며 눈에 들어온 풍경


호숫가에 자리를 잡고 나무를 깎아 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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