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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6~10구간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5. 7. 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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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둘째 날에도 6구간에서 10구간까지 모두 다섯 구간을 걸었다. 하루에 걸은 거리는 17km.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아 하루 거리론 딱 맞았다. 지난 번에 내려선 형제봉 입구에 다시 섰다. 6구간은 평창마을길이라 불렀다. 주택 사이로 난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매력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담벼락을 높이 세운 호화주택들이 많아 더욱 그랬다. 산을 깎아내면서 이렇게 높이 올라올 것까진 없지 않은가. 이런 주택보다는 푸른 숲이나 나무를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최근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이 죽기 전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여길 배회했다는 생각이 들어 입맛이 씁쓸했다. 길을 걷는 내내 마음이 유쾌하진 않았다. 구기동으로 내려서 대로를 따라 걷다가 구기터널 위에 있는 탕춘대성 암문 위에서 7구간으로 들어섰다.

 

7구간 옛성길에서 다행스럽게도 다시 산길다운 산길을 만났다. 북한산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있어 숨통이 좀 트였다.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조망명소란 안내판도 보였다. 참으로 별난 명소도 많다 싶었다. 그 때문인지 여기를 지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구름정원길이라 이름 붙인 8구간은 내 기대완 크게 달랐다. 이름만 들어서는 천국에 있는 산책로 같이 보였는데 숲 사이로 나무 데크를 설치해 놓은 것이 전부였고, 거기서 보이는 거라곤 회색 아파트밖엔 없었다. 무엇 때문에 나무 데크로 길을 만드느라 돈을 쓰나 싶었다. 이것도 모두 국민의 혈세일텐데. 자연스럽게 돌과 나무 사이로 오솔길을 만들었으면 싶은데 말이다. 누군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버린 막대를 열심히 빨고 있는 다람쥐 한 마리를 목격했다. 그걸 맛있다 빨아먹는 녀석이 좀 측은했다.

 

마실길이라 불리는 9구간으로 들어섰다. 이웃집에 놀러 간다는 의미를 지닌 마실이란 단어에서 정감이 묻어났다. 은평 뉴타운을 왼쪽에 끼고 걸었다. 이 지역이 은평 뉴타운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 새로 조성하고 있는 한옥마을도 지났다. 길 자체는 정취가 있는 편이 아니라 따로 찍은 사진도 별로 없었다. 마지막 구간인 내시묘역길로 둘어섰다. 왕의 그림자로 살았던 내시들이 여기에 많이 묻혔다니 그 연유가 궁금했다. 하지만 경천군 송금물천비라는 것만 보았을 뿐 내시의 묘는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 이름을 땄으면 한 군데라도 내시 묘역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북한산성 입구로 들어서면서 서울시를 벗어나 고양시로 들어섰다. 10구간은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 둘레교를 건넌 뒤 조금 더 걷고 나서야 효자동에서 마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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