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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① ; 포카라~나야풀~티케둥가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25. 6. 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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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만나 아직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둘이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에 나섰다. 친구가 은퇴할 때까지 무던히 기다린 끝에 마침내 기회가 온 것이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Phokara)까지는 비행기를 이용하고, 포카라에서 나야풀(Nayapul)은 택시를 이용했다. 폐차 직전의 소형 택시는 우리와 짐을 싣고도 제법 잘 달린다. 한 번 차를 세워 펑크난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고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포카라부터 우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마차푸차레(Machapuchare)의 위용 덕분에 기다림이 그리 지루하진 않았다. 해발 6,993m의 마차푸차레는 종종 피시 테일(Fish Tail)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는데, 네팔에선 신성한 산으로 여겨 등반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나야풀에 도착해 우리를 도와줄 포터 두 명과 만나 짐을 건네주었다.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것이다. 나야 히말라야에 여러 번 왔으니 고소에 대한 염려는 크지 않으나, 처음으로 여길 찾은 친구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심 걱정은 되었다.

 

가게가 줄지어 들어선 거리를 지나 모디(Modi) 강 위에 놓인 철교를 건너니 안나푸르나 보전지구(Annapurna Conservation Area)로 들어선다는 안내판이 나왔다. 여기를 들어가려면 사전에 입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비레탄티(Birethanti)에 있는 체크포스트에서 입산 신고를 마치곤 길가에 있는 어느 로지에서 맥주를 곁들여 볶음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앞으로 로지에서 매식으로 식사를 하게 되면 볶음밥을 가장 많이 먹게 될 게다. 강렬하게 내려쬐는 햇볕을 벗삼아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엄홍길 휴먼스쿨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한글 표지판도 있었다. 소를 부려 밭을 가는 농부 모습에 홀로 나락을 터는 할머니도 보였다. 꾸준한 오르막길이 이어졌지만 산골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을 보면서 걷는 길이라 그리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해발 1,430m의 힐레(Hile)까지는 길이 넓어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차량이 다니는 길을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우리는 멋모르고 그 일을 해낸 것이다.

 

하루 묵을 티케둥가(Tikhedunga)에 닿았다. 가이드 겸 포터로 활약하는 머던이 미리 찬드라 로지에 방을 잡아 놓았다. 짐을 풀고는 온수를 구입해서 샤워부터 했다. 고도를 높이면 샤워가 어렵기 때문에 기회가 생길 때마다 샤워를 해야 한다. 저녁으론 볶음밥에 카레와 찐만두를 추가해 배불리 먹었다. 시원한 고르카(Gorkha) 맥주에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도 한 순배 돌았다. 식사를 끝내고 마을 구경에 나섰다. 안나푸르나 쪽으로 여러 번 온 적이 있지만 이 루트에 이 마을은 처음이었다. 계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하나 있는데, 그 위에 서니 조그만 폭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주변은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고산 분위기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굵은 빗방울이 함석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밤새 비가 내리곤 내일 길을 떠날 때는 하늘이 맑아지길 빌며 잠을 청했다. 

 

택시에서 내린 나야풀의 번화가(?)를 지나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했다.

 

모디 강 위에 놓인 철교를 건너 안나푸르나 보전지구와 비레탄티 마을로 들어섰다.

 

비레탄티 마을에 있는 체크포스트에서 입산 신고를 하고는 안나푸르나 보전지구로 들어섰다.

 

비레탄티 마을의 시골 풍경이 정겹게 다가왔다.

 

차량이 다닐 정도로 넓은 산길을 걸어 힐레 마을에 도착했다.

 

티케둥가 마을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물이 맑고 푸르름이 넘쳤다.

 

티케둥가의 찬드라 로지에서 맥주와 몇 가지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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