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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12>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1. 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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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새벽 5시 기상, 6시 공항 집결. 날씨는 맑았고 바람도 없었다. 이런 날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된다. 우리 일행을 두 개 비행기로 나누더니 먼저 출발하는 1진은 보딩 패스를 받고 청사로 들어갔다. 우린 그 사이에 건너편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왔더니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 1진이 먼저 비행기에 탑승해 포카라로 떠났다.   

 

2진도 수속을 밟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조그만 소동이 일어났다. 우리가 카트만두로 가져가겠다고 했던 쓰레기가 중량 초과로 거부된 것이다. 몇 차례 설득을 해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래서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 어렵게 가지고 온 쓰레기를 좀솜에 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쓰레기를 직접 보고 싶어 했던 네팔 언론의 기자들이 많았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칼리간다키 강 주변의 평화로운 정경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깊은 히말라야 산 속까지 굽이굽이 좁은 길들이 이어져 있고,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산기슭을 깎아 계단식 논과 밭을 만들었다. 하늘과 맞닿은 이 높은 고지까지 한 뼘 땅을 일군 이네들의 고단함을 누가 알겠는가? 하늘에서 보는 그 굴곡의 현란함이 오히려 가슴 아프기만 하다.

 

포카라 공항에서 또 하나의 해프닝이 일어났다. 우리 일행을 다시 두 개 비행기로 나눈 항공사에서 보딩 패스를 발급 받았다. 6명인가는 1진으로 먼저 출발을 했다. 근데 우리가 탈 비행기는 출발 시각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대행사 장정모 사장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알아본 바로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오던 비행기가 다른 곳으로 항로를 바꿔 가버렸다는 것이다. 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람? 그럼 우리는 언제 가는데? 아무도 모른단다.

 

, 저는 여기서 여행사를 하는 사람이라 눈치가 보여 그러니 형이 대신 카운터에 가서 큰 소리를 쳐주면 안 되겠습니까?” 장 사장이 나에게 부탁을 한다. 왜 하필이면 나야? 속으로 툴툴 거리며 덩치 좋은 후배 둘을 좌우에 거느리고 카운터에 가서 다짜고짜 탁자를 치며 매니저를 불렀다. 의도적으로 영어 반, 한국어 반으로 큰 소리를 냈다. 얼굴이 파래져 매니저가 나왔다. 그는 우리를 2층 라운지로 데려가 과자 몇 개와 음료수를 주며 우리를 달랜다. 빨리 비행기를 부르겠단 약속을 받고 라운지에서 또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카트만두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트레킹 요약>

2005925일부터 10 6일까지 펼친 안나푸르나 클린 원정대의 기록이다. 이 일정은 카트만두를 출발해 카드만두에 도착한 날까지만이다. 난 개별적으로 카트만두에서 합류를 했기 때문에 본대와는 달리 이동을 하였다. 산악인 한왕용 대장이 펼치는 <클린 마운틴 캠페인>의 일환으로 참가한 이 활동에 대해선 <월간 山> 2005. 11월호에 기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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