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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타] 워터튼 레이크스 국립공원 가는 길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21. 10. 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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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하이웨이를 달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알버타(Alberta) 주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크로우스네스트 패스(Crowsnest Pass, 1358m)에 올랐다. 이 지점은 캐나다 로키 산맥의 마루금, 즉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해당하기도 한다. 그 이야긴 마루금 서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태평양으로, 동쪽에 떨어진 것은 대서양으로 흐르는 수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해발 2,785m의 크로우스네스트 마운틴의 위용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조금 더 차를 달리니 프랭크 슬라이드(Frank Slide)가 나왔다. 슬라이드란 우리 말로 산사태를 의미한다. 도로 오른쪽으로 터틀 마운틴(Turtle Mountain, 2210m)이 있는데, 1903429일 새벽 4시에 이 산 절반이 무너져 내려 엄청난 산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하필이면 그 아래 프랭크란 광산촌이 자리잡고 있어서 600명 주민 가운데 9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돌더미에 묻힌 사망자를 찾아낼 수가 없어 정확한 숫자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산사태 현장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그 앞에 서니 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

 

워터튼 타운사이트(Waterton Townsite)에 있는 캠핑장은 모두 예약이 되었다고 나와 중간에 캠핑장을 찾아야 했다. 핀처 크릭(Pincher Creek) 직전에 있는 런드브렉 폭포(Lundbreck Falls) 주변에서 캠핑장을 구했다. 크로우스네스트 강을 따라 조성된 캠핑장은 시설은 형편없었지만 사람은 꽤 많았다. 텐트를 치고 짐을 푼 다음 폭포 구경을 하러 나섰다. 캠핑장에서 다리를 지나 폭포로 연결되는 오솔길이 있었다. 폭포도 그리 대단하진 않았다. 강물이 두 갈래로 갈라져 떨어지는데 그 낙차가 12m라 했다. 폭포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데크와 폭포 아래로 내려설 수 있는 계단도 설치되어 있었다. 잠시 산책하기엔 괜찮은 곳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텐트 밖으로 나왔더니 석양이 지는 하늘에 요상한 모습을 한 구름이 눈에 들어와 카메라를 들고 다리 위로 올랐다. 북쪽 하늘을 무대로 구름이 펼치는 멋진 공연을 30여 분에 걸쳐 감상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 접하는 광경에 가슴을 조이며 마구 셔터를 누르지 않았나 싶다.

 

로키 산맥 마루금에 해당하는 크로우스네스트 패스에 올라 크로우스네스트 산을 바라보았다.

 

1903년 터틀 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9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프랭크 슬라이드 현장을 지나쳤다.

 

런드브렉 폭포 주립 유원지에 있는 캠핑장은 크로우스네스트 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런드브렉 폭포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줄기가 두 갈래로 나뉘어 떨어지는 쌍폭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요상하게 생긴 구름이 시시각각 모습을 바꿔가며 파란 하늘에 나를 환영하는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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