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레곤] 마운트 후드 국유림 - 터널 폭포

산에 들다 - 미국

by 보리올 2015. 10. 1. 08:58

본문

 

미국의 3대 장거리 트레일 중의 하나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일명 피시티(PCT)를 걷고 있는 두 후배를 찾아 오레곤 주 케스케이드 록스(Cascade Locks)에 다녀왔다. 그 친구들과 23일을 캠핑하며 피시티 데이즈(PCT Days)라는 조그만 축제도 함께 했다. 중간에 낀 날 낮시간에 그 후배들과 함께 다녀온 곳이 바로 터널 폭포(Tunnel Falls)였다. 그 친구들은 전날 케스케이드 록스로 하산하면서 그곳을 지나왔다고 했다. 산길에서 폭포를 보고 너무나 놀라웠다고 자랑을 해서 속으로 궁금했는데 마침 거기를 다녀오자는 것이 아닌가. 웬 횡재인가 싶어 얼싸 좋다 하고 따라 나섰다.

 

컬럼비아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산행기점에서 터널 폭포까지는 편도 6마일이었다. 왕복으로 12마일이니 20km 가까운 거리를 걸어야 하는 셈이다. 이글 크릭 트레일(Eagle Creek Trail)을 따라 꾸준히 걸어 올랐다. 산길은 예상보다 훨씬 운치가 있어 좋았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정겨웠다. 피시티를 걷는 친구들과 길에서 마주치면 우리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후배들은 얼굴을 아는 하이커를 만나면 길에 서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발걸음이 엄청 빠른 두 친구를 따라잡는 것이 솔직히 좀 버거웠다. 그렇다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힘껏 그 뒤를 따랐다. 그 덕분에 20km 산행을 다섯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끝낼 수 있었다.

 

터널 폭포라고 해서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솔직히 꽤나 궁금했다. 터널을 자연이 뚫은 것인지 사람이 뚫은 것인지도 알고 싶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물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는데 물줄기는 보이지 않았다. 크게 커브를 도니 낙차가 큰 폭포가 우리 눈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길은 폭포 뒤로 난 터널로 이어졌다. 사람이 지날 수 있도록 인공으로 뚫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폭포의 기세가 꽤나 당당했다. 깍아지른 절벽이 있어 길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도 이런 방식으로 하이커들이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터널로 들어갈 때는 괜찮았는데 반대편으로 나올 때는 머리 위로 비오듯 물이 떨어졌다. 폭포 아래에선 수영복 차림으로 물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우리가 오히려 추위를 느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