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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알래스카 하이웨이 ①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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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 크릭(Dawson Creek)까진 200km 거리였다. 장거리 여행에서 200km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도슨 크릭 가기 전에 있는 체트윈드(Chetwynd)의 팀 홀튼스에서 모닝 커피부터 마셨다. 바쁜 여행 일정 속에서 한 잔의 커피가 주는 행복감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도슨 크릭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일 제로 기념탑. 바로 알래스카 하이웨이(Alaska Highway)의 기점인 곳이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도슨 크릭을 출발해 유콘의 화이트호스를 지나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달리는 도로다. 이제부터 우린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 유콘으로 들어간다.

 

알래스카 하이웨이 건설에는 재미있는 역사가 숨어 있다. 194112월 진주만을 공습한 일본이 알래스카도 침공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보급품 수송을 위해 미국 본토와 알래스카를 육로로 연결하는 도로 건설 계획을 세운다. 캐나다 정부의 도움을 받아 일사천리로 도로를 놓았는데, 그 공사 기간이 환상 그 자체였다. 1942 3월에 공사를 시작해 그 해 11월 완공될 때까지 모두 8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캐나다의 느려 터진 도로공사 현장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네들도 정작 다급하면 이런 일도 하는구나 싶었다. 어디까지 포함시키냐에 따라 하이웨이의 거리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데, 도로를 직선화하는 등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는 2,232km로 본다.   

 

도슨 크릭 북쪽에 있는 커뮤니티들은 천연가스 개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포트 세인트 존(Fort St. John)이 그렇고, 포트 넬슨(Fort Nelsen)이 그랬다. 10년 전에는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건물이 들어서고 호텔이 지어졌다. 차에서도 여기저기 설치된 가스전을 볼 수가 있었다. 이 지역은 교통량도 많았다. 기름값이 엄청 비쌌던 포트 넬슨을 벗어나서야 차량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대부분 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로 상태는 좋지 않았다. 모래나 자갈이 깔려 있는 구간도 있어 반대편 차량과 교행할 땐 잔돌이 유리에 때린다. 이렇게 자주 맞다가 유리창이 깨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스톤 마운틴(Stone Mountain)을 지나며 순록(Caribou) 두 마리와 처음으로 조우했는데,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날 때는 떼로 만났다. 아예 도로로 내려와 지나가는 차량을 막고 있었다. 그래도 경음기 한 번 울리지 않고 기다려주는 착한 운전자를 만나 기분이 좋았다. 이 순록은 BC주 북부와 유콘, 알래스카 등 추운 지방에 많이 분포한다. 오늘 야영할 리어드 리버 온천(Liard River Hotsprings)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바이슨(Bison) 떼도 만났다. 아니, 바이슨이 여기에도 산단 말인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보았던 무리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았지만 그래도 바이슨을 보는 행운을 얻다니 이 무슨 횡재인가.

 

 

 

 

<사진 설명> 도슨 크릭 도심에 있는 알래스카 하이웨이의 기념 동판과 마일 제로 기념탑. 여기엔 페어뱅크스까지의 거리가 1,523마일(2,450km)이라 적혀 있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리며 도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전반적으로 차량 운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BC 주의 포트 넬슨(Fort Nelson)까진 교통량이 꽤 많았다.

 

 

<사진 설명>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을 들어서자, 우리를 마중나온 순록과 처음으로 만났다. 이 지역은 달 양(Dall Sheep)과 같은 종자인 스톤 양(Stone Sheep)이 많다고 해서 한 번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그 대신 순록이 등장한 것이다

 

 

 

 

 

 

 

 

 

<사진 설명>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나는데 해가 진다. 산봉우리에 마지막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았다. 고요한 호수, 구름 가득한 하늘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순록 떼가 도로로 내려와 차량 통행을 막았다. 도로에 남아있는 소금끼를 햩기 위해 나온 것일 게다. 우리가 기다리는 것도 개의치 않고 여유만만 제 할 일 모두 마치고 길을 건너 사라졌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사진 설명> 리어드 리버 온천에 도착할 무렵, 길가에서 풀을 뜯는 야생 바이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기서 바이슨을 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버팔로라 부르는 바이슨까지 우리를 영접 나왔으니 우린 운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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