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호스 직전에서 좌회전하여 클론다이크 하이웨이(Klondike Highway)로 올라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타키니(Takhini) 온천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만났다. 여기서 하루 묵기 위해 캠핑장을 찾았다. 우선 텐트부터 치고 이른 저녁을 준비했다. 그리곤 캠핑장과 붙어있는 온천으로 갔다. 캠핑장에 묵는 손님에겐 할인 혜택도 있었다. 이 온천은 유황 냄새가 없었다. 칼슘이나 마그네슘, 철분과 같은 미네랄이 많은 온천이라고 하는데, 그 때문에 물이 붉은 색을 띠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물은 그리 깨끗하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솔직히 본전 생각이 좀 났다. 한겨울에 온천에 몸을 담그고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그나마 괜찮을 것이란 생각은 들었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불을 피우고 거기에 감자를 구워 먹었다. 야영을 하면서 구워 먹는 감자는 한 마디로 별미 중의 별미다.   

 

다시 클론다이크 하이웨이로 나와 도슨 시티로 향했다. 이 하이웨이는 원래 알래스카의 스캐그웨이(Skagway)에서부터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당시 금이 발견되었던 도슨 시티(Dawson City)까지 연결하는 도로로 총 712km를 달린다. 우리는 그 중에서 화이트호스에서 도슨 시티에 이르는 526km의 구간을 지날 뿐이다. 대략 여섯 시간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예전에 마차로 5일이나 걸렸던 거리를 이렇게 빨리 갈 수 있다니 그것만 해도 어딘가. 중간에 왓슨 레이크로 가는 캠벨 하이웨이(Campbell Highway)가 갈라져 가고, 스튜어트 크로싱(Stewart Crossing)에선 은 광산으로 유명한 마요(Mayo)와 케노(Keno)로 가는 11번 하이웨이가 갈렸다. 유콘은 땅덩이에 비해 워낙 도로망이 드물어 이런 비포장도로도 모두 간선도로 역할을 한다.        

 

우리가 타고 가는 2차선 도로는 포장은 되어 있지만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달려온 어느 도로보다도 노면 상태가 열악했다. 그만큼 교통량도 적었다. 하지만 차창을 스치는 풍경은 훨씬 선명한 가을색을 띠었고 자연 자체가 날것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야생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인가? 점점 짙어지는 노랑색에 진짜 가을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그라벨(Gravel) 호수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짙푸른 하늘이 우리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연잎이 무성하게 자란 수면 위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내려 앉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숨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 이럴 것이다. 유콘에는 이런 곳이 도처에 깔려 있을 테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멋진 풍경을 두고 그냥 가려니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사진 설명> 타키니 온천 풍경. 온천 그 자체는 별로였지만 이 주변에 온천이 없으니 그저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수심이 깊은 곳은 내 머리가 잠길 정도였다.

 

 

 

<사진 설명> 야영의 매력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잠들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캠프파이어도 야영의 매력 중에 하나다. 불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불이 사그라지면 거기에 감자를 구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 설명> 클론다이크 하이웨이에 가을이 내려 앉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가거나 마차를 이용했던 구간을 우리는 차를 타고 편하게 지날 수 있었다. 도로 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사진 설명> 그라벨 호수에서 만난 풍경에 시종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대자연이 살아있는 유콘의 가공하지 않은 매력에 가슴이 떨렸다.

 

 

 

<사진 설명> 사람들이 길가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따기에 다가가 보았다. 빵에 넣기 위해 야생 크랜베리를 따고 있다고 했다. 진짜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있었다. 야생 장미(Wildrose)의 열매도 많이 보였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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