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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톱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하이웨이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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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이웨이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캐나다 로키에 있는 동명의 주립공원이 떠올랐다. 톱 오브 더 월드 고원에 있는 톱 오브 더 월드 주립공원은 대부분 지역이 해발 2,200m를 상회하기에 그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유콘에서 도로에 붙여진 동일한 이름을 듣게 되니 순간적으로 호기심이 동했다. 어떤 이유로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설마 이름만 거창하고 실속은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도슨 시티 위로 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갈까 말까를 잠시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가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과연 어떤 지형과 풍경을 지녔기에 이렇게 건방진 이름을 쓰게 되었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본래 도슨 시티에서 알래스카 테일러 하이웨이와 연결되는 잭 웨이드(Jack Wade)까지 127km에 이르는 비포장도로를 말한다. 도슨 시티부터 캐나다-미국 국경까지 106km 구간은 유콘의 9번 하이웨이로 불린다. 유콘 사람들은 이 9번 하이웨이를 60마일 도로라 부른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이 도로를 타려면 도슨 시티에서 먼저 페리를 타고 유콘 강을 건너야 했다. 여름철에는 페리가 운행하지만 강이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차가 얼음 위를 달린다고 한다. 페리 탑승에 돈을 받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페리도 공용 도로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다. 강을 건너면 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 구비를 크게 돌면 도슨 시티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도 나온다. 그 다음부터는 내내 산 위를 달린다.

 

해발 고도가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산 위로 내내 길이 이어졌다. 산이라야 울퉁불퉁한 험봉이 아니라 완만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산세를 지녔다. 구릉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았다. 왜 세계의 지붕, 세계의 꼭대기라는 말을 썼는지 이내 실감이 갔다. 모든 것을 눈 아래에 두고 도로를 달리니 톱 오브 더 월드 하이웨이라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크게 S자를 그리며 달리는 차 안에서 멀리 뻗어나간 계곡을 볼 수 있었고, 산자락엔 노랗게, 붉게 물든 단풍이 지천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노란색과 빨간색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속에는 연두색, 초록색도 숨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여기 오기를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경치를 보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61km 지점에 있는 뷰포인트가 최고의 경치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난 전구간이 좋았다. 경치가 뛰어난 곳이 나타나면 아무 곳에서나 차를 세웠다. 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도 많지 않아 우리가 도로 전체를 전세낸 듯 했다. 산이 붙타고 있다는 표현을 여기에 붙여도 좋으리라. 산자락에 내포된 색깔도 너무나 다양해 절로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미국으로 넘어가는 국경까지 갈까 했지만 80km 지점에서 차를 돌렸다. 어차피 여권도 없으니 알래스카로 넘어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다시 유콘 강을 건너 도슨 시티로 들어섰다.

 

 

 

 

<사진 설명> 도슨 시티에서 유콘 강을 건너기 위해 페리를 타야 했다. 이곳의 유콘 강은 강폭이 꽤 넓었다. 페리로 강을 건너는데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사진 설명> 톱 오브 더 월드 하이웨이라 부르는 도로는 고원 지대를 달리는 도로다. 산자락과 계곡을 눈 아래 두고 달리는 기분이 상큼했다. 거기에 산자락을 붉게 물들인 단풍이 무척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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