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으로 몇 차례 중국을 다녀왔을 뿐인데 어쩌다 보니 일로 중국을 다녀오게 되었다.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쯔보란 곳으로 2박 3일 출장을 가게된 것이다. 업무로 갔기 때문에 쯔보를 제대로 구경할 기회는 없었다. 음식을 먹으러 나가서 도심을 한 바퀴 돌아보며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사진으로 대충 찍은 것이 전부였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는 식의 여행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그래도 쯔보란 도시에 내 족적은 남겼으니 여기에 간단히 소개하도록 한다. 사실 이 출장 전에도 당일로 쯔보를 다녀가긴 했었다. 그 때는 택시를 전세내 두 시간 정도 업체를 방문했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이 없었다.
칭다오(靑島)에서 비행기를 내려 쯔보까진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한 번 다녀갔다고 차창을 스치는 고속도로 풍경이 낯설지는 않았다. 스마일 호텔에 여장을 풀고 식사를 하러 나갔다. 도심 규모가 작지는 않았다. 쯔보는 중국 산동성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라 한다. 다섯 개의 구와 세 개의 현이 합쳐져 쯔보를 형성하고 있는데, 인구는 450만 명이 넘는다 했다. 석탄 산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쯔보는 중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산지로도 유명하다. 춘추전국시대의 제나라 수도 또한 여기였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제나라를 세운 강태공(姜太公)의 사당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뤘다. 날씨는 무더웠고 도시를 가득 메운 스모그 때문에 눈이 몹시 따가웠다. 목에선 가래가 끓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쩌랴. 중국의 대부분 도시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을. 지도를 대충 머릿속에 넣고 발 가는대로 걸었다.
쯔보를 가려면 칭다오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 중 하나다. 청사를 빠져 나오는데 오토바이를 끌고 실내를 가로지르는 한 여성을 보고 여기가 중국이구나 싶었다. 원래는 칭다오 시내로 나가 기차를 타려 했는데 쯔보까지 직통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표를 바꾸었다.
미니 버스 크기의 셔틀을 타고 쯔보로 향했다. 쉬지 않고 달려도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한 번 지나간 길이라고 고속도로변 풍경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미리 예약한 스마일 호텔에 도착했다. 금액이 저렴해서 시설이 형편없을 줄 알았는데 방은 의외로 깔끔했다. 이 정도면 비즈니스 호텔로는 훌륭한 편이었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먹자 골목으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조선 냉면이란 문구에 끌려 조그만 식당으로 들어섰다가 결국은 자장면을 시켰다. 주인장의 말 속에서 자장면이란 소리가 귀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 자장면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다. 가격은 7위안인가 받았다. 우리 나라 돈으로 1,200원 정도.후식으로 1위안을 주고 호떡처럼 생긴 빵을 하나 집었는데 맛이 밋밋해서 먹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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