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 나라에 비해 볼거리가 무척 많았다. 꼭 이름있는 명승지나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심 속 공원에만 가도 볼거리가 지천이니 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가족들이 손을 잡고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야 우리랑 비슷했지만 한쪽 구석에서 수십 명씩 무리를 이뤄 춤을 추거나 마작, 장기를 두는 모습은 내 눈엔 좀 생소해 보였다. 중국 사람들이 이렇게 대범하고 낙관적인 이유가 도대체 뭘까 궁금했다. 혹 타인과 쉽게 친해지는 유별난 DNA를 타고 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도 이렇게 쉽게 어울려 왁자지껄 떠들고 놀면서 인생을 즐겁게 보내는 것 같아 좀 부럽기도 했다.
쯔보에서 만난 거리 풍경. 매연 한 가운데서 교통정리를 하는 여경, 엄청 큰 커피샵, 복권을 파는 가게도 눈길을 끌었지만 내 관심을 산 것은 차량 번호판이었다. 산동성은 과거 노(魯)나라 땅이었기에 번호판에 노자를 처음에 놓는다. 그 뒤에 나오는 A,B,C,…는 큰 도시순이라 한다. A는 산동성의 주도인 지난(濟南), B는 두 번째 도시인 칭다오, C는 세 번째 도시인 쯔보 하는 식이었다.
길을 걷다가 인민공원이란 간판이 보여 그리로 향했다. 인구대국답게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산당 선전 표어였다. 딱 보기에 ‘중국이 이렇게 강한 나라가 된 연유는 바로 공산당 덕분이다’라는 정치성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내 한자 실력으로 그렇게 해석했다는 이야기다. 안으로 들어가 가족들이 공원으로 나와 함께 즐기는 현장을 둘러 보았다. 어린이 놀이터와 호숫가 산책로를 지나고 석조로 만든 벽화도 구경을 했다.
한쪽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기에 그쪽으로 향했다. 수십 명이 모여 춤판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함께 춤을 추는 남녀가 부부 사이인지 아닌지가 궁금했지만 그것을 물어볼 자신은 없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좁은 공터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마작과 장기를 두고 있었다. 직접 게임을 하는 사람들보다 그 주변에서 관전하는 훈수꾼들의 진지한 표정이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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