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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템플 기사단의 성지 토마르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19. 7. 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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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르(Tomar)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템플 기사단(Knights Templar)에 대한 이해가 좀 필요하다. 성전 기사단이라고도 불리는 템플 기사단은 1119년 프랑스에서 9명의 기사가 예루살렘 및 순례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세운 수도회에서 시작한다.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가를 그린 망토를 입었다고 한다. 1128년 교황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고 십자군으로 하느님을 위해 싸울 것을 서원했다. 그 이름과 활약이 알려지면서 기사단에 입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십자군 원정이 끝나고 프랑스로 돌아와 회원들의 기부금이나 유산을 활용해 금융업에 손을 대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템플 기사단의 세력 확장을 우려하고 그들의 부를 탐낸 프랑스 국왕 필리프 4(Philippe IV)1307년 수많은 회원들을 체포하고 재산을 몰수했으며, 당시 아비뇽에 유수된 교황 클레멘트 5(Clement V)에게 요구해 1312년 수도회를 폐쇠하기에 이르렀다. 템플 기사단의 마지막 그랜드 마스터였던 자크 드 몰레(Jacques de Molay)도 결국 파리에서 화형에 처해졌다.

 

그 당시 템플 기사단의 포르투갈 지부는 상황이 좀 달랐다. 이슬람 세력과 대치하면서 국토회복운동을 벌이고 있던 중이라 템플 기사단의 협력이 절실했던 것이다. 포르투갈 디니스(Dinis) 왕은 1344년 교황을 설득해 템플 기사단의 이름을 그리스도 기사단으로 바꾸곤 계속 활동을 하게 하였다. 대항해시대를 연 항해왕 엔리케 왕자가 그리스도 기사단의 그랜드 마스터였고,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와 같은 탐험가도 기사단에 속했다. 탐험에 나선 포르투갈 선박에도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을 사용하였다. 현재도 포르투갈에선 그리스도 기사단이 건재하며, 포르투갈 대통령이 기사단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토마르에 있는 성은 1160년 템플 기사단에 의해 건축된 것으로 그리스도 수도원(Convento de Cristo)이란 이름을 지녔다. 성과 수도원이 함께 있는 구조로 포르투갈의 템플 기사단과 그 뒤를 이은 그리스도 기사단의 본거지로 쓰였다. 1983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주차장에서 성문을 하나 지나 자갈이 깔린 오르막을 올랐다. 명색이 그리스도 수도원이라 했는데 성벽은 무어 성처럼 아랍 풍으로 지어져 있어 좀 의아했다. 이 성벽을 통과하면 정원이 나오고 그 뒤로 수도원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첫눈에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어 그 실내 모습은 어떨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12세기에 지어진 수도원이지만 오랜 세월 개축이 되면서 여러 가지 건축 양식이 가미되어 꽤 화려한 외양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도 곳곳에 마누엘 양식이 많이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장권을 사서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회랑과 정원이 나타났다. 아줄레주 타일을 사용해 우아함이 돋보였다. 몇 개 회랑을 거쳐 성당으로 들어섰다. 템플 기사단에 의해 초기에 지어진 원형 성전은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외형은 16각형으로 각을 잡았지만 내부는 원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동안 많은 성당을 방문했지만 이 성전은 어느 것보다 독특했고 아름다웠다. 장식도 무척 화려했고 그림도 많았다.

 

 

 

시청사와 광장이 있는 토마르 도심 뒤로 토마르 성이 눈에 들어왔다.

 

 

자갈이 깔린 길을 5분 정도 걸어 오르면 수도원 입구가 나타난다.

 

1515년에 만들어졌다는 마누엘 양식의 문은 꽤 화려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회랑과 정원이 나타나 방문객을 맞는다.

 

 

 

성물 안치소로 쓰였던 공간은 텅 비어있었지만 천장 장식은 꽤 섬세하고 화려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자, 예루살렘의 성전을 본따 지었다는 템플 기사단의 원형 성전이 눈에 들어왔다.

 

수도원 안에 있다는 8개 회랑 가운데 하나

 

성당의 서쪽 창문은 마누엘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16세기 초에 건축되었다.

대항해시대를 상징하는 혼천의와 밧줄, 매듭으로 장식되어 있다.

 

 

수도사들이 식사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던 공간

 

밖으로 나오다 만난 회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주던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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