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에서 두 번째로 택한 트레일은 쿠쿠이 트레일(Kukui Trail)이었다. 이 트레일은 와이메아 캐니언으로 들어가는 코스 가운데 가장 짧다고 했다. 거리는 짧은데 고도차가 크다는 이야기는 한 마디로 경사가 몹시 급하단 의미 아닌가.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마음의 각오부터 다져야 했다. 쿠쿠이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일리아우 네이처 루프 트레일(Iliau Nature Loop Trail)을 먼저 돌았다. 와이메아 캐니언을 다시 한번 눈에 넣으며 우리가 걸을 길을 사전에 훝어볼 기회를 준 것이다. 와이메아 강을 향해 본격적으로 급경사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가파른 산길이 나타났지만 지그재그로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대로 걸을만 했다. 어떤 구간은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 있어 발끝에 힘을 주고 걸어야만 했다.

 

쿠쿠이 트레일은 와이메아 캐니언의 울긋불긋한 속살을 보러가는 길이었다. 멀리서본 풍경을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한번 본다고나 할까. 붉게 물든 토양도 특이했지만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도 아름다웠다. 아무리 하와이라지만 2월 말에 이렇게 단풍이 들지는 정말 몰랐다. 트레일 기점에서 와이메아 강까지는 왕복 8km가 조금 넘는 거리였다. 부지런히 다리를 놀려 고도를 680m나 낮춘 후에야 와이메아 강에 도착했다. 강줄기는 그리 크지도, 수량이 많지도 않았다. 계곡 바닥엔 윌리윌리(Wiliwili)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야영을 하러 내려오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되돌아 올라갈 길을 가늠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이 트레일은 정말이지 거리가 짧다고 만만히 보았다간 큰코 다칠 것 같았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