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블루 마운틴스 국립공원(Blue Mountains National Park)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쓰리 시스터즈(Three Sisters)를 비롯해 협곡 경관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이다. 어떤 까닭으로 산 이름을 블루라 부르게 되었는지 내심 궁금했는데,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발산하는 휘발성 오일이 햇빛에 반사되어 푸르게 보이기 때문이란다. 레일웨이로 제이미슨 밸리(Jamison Valley)로 내려서 보드워크를 따라 숲길을 걸었다. 이 보드워크를 따라 2.4km 우림을 걷는 것도 워크웨이라고 불렀다. 이 워크웨이조차 사람은 무척 많았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에 옷이 금세 젖었다. 솔직히 보이는 것도 없었지만 구경도 건성이었다. 그 길 끝에 케이블웨이가 있어 케이블카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왔다. 레일과 케이블카, 거기에 숲길을 엮어 관광용 상품을 만든 것으로 보였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몸을 말리곤 스카이웨이를 타러 갔다. 수평으로 연결해 계곡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였다. 계곡을 왕복하는 동안 카툼바 폭포(Katoomba Falls)가 시야에 들어왔다. 흐릿하긴 했지만 위에서 보는 폭포도 꽤 장관이었다. 그 유명한 쓰리 시스터즈는 아예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쓰리 시스터즈를 보는 것이 내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웬만하면 날씨를 탓하지 않으려 했지만 속이 쓰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시 스카이웨이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옴으로서 시닉 월드에서 자랑하는 네 가지, 즉 레일웨이와 케이블웨이, 스카이웨이에다 워크웨이까지 어쨌든 모두 섭렵한 셈이 되었다. 시간 제약에 날씨까지 좋지 않아 대충 보긴 했지만 말이다.
시닉 월드를 떠났다. 이글호크 전망대(Eaglehawk Lookout)에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카메라도 꺼내지 않았고, 케이힐스 전망대(Cahills Lookout)로 내려갔다가 다시 흠뻑 젖어 차로 돌아왔다. 어느 곳인가 전망대 하나를 더 갔는데 거긴 아예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블루 마운틴을 이렇게 작별해도 되는 것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시드니로 돌아오는 길은 버스가 아니라 강과 바다를 달리는 페리를 이용했다. 올림픽 파크가 있는 홈부시(Homebush)에서 서큘러 키까지 리버 크루즈를 이용한 것이다. 파라마타(Parramatta) 강을 따라 내려갔다. 강물이 무척 혼탁했다.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기 시작했다. 시드니로 돌아오는 40여 분 동안 요트 레이싱을 구경할 수 있었고, 시드니가 가까워지자 오페라 하우스와 달링 하버가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제이미슨 밸리로 내려서 워크웨이라 불리는 숲길을 걸었다. 길가엔 예전에 탄광에서 석탄을 나르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구름 가득한 바깥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스카이웨이를 타고 계곡을 왕복했다. 쓰리 시스터즈는 보이지 않았고 대신 카툼바 폭포만 눈에 들어왔다.
일몰 풍경으로 유명한 케이힐스 전망대에서도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거의 없었다.
페리에 올라 시드니로 돌아가는 리버 크루즈를 즐겼다.
리버 크루즈 선상에서 바라본 시드니의 풍경 덕분에 비에 지친 심신이 좀 풀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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